사랑의 아버지 (홍/광/의)

by 왈수 posted Jan 10, 2014 Likes 0 Replies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이 글은 80년대 "시조"에 실린 것임.)

--

제주도에서 살 때의 일입니다. 그 때 몇 분과 함께 시내버스를 타고 목
적지를 향하여 가고 있었는데, 시내를 벗어나 '삼양'이라는 곳을 지나
'신촌'을 향하는 길에서 구부러진 길을 막 지나왔을 때였습니다.
함께 가던 분이 "금방 지나면서 길 옆에 노인 한 분이 서 계신 것을
보셨습니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유심히 보지는 못했지만 누군가
있었던 것 같았다고 대답하였습니다.
--
그분의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그 할아버지는 월남전에 참가한 아들을 노심초사 기다렸는데, 마침내
아무 사고 없이 부모님께 기쁨으로 돌아오던 아들은, 바로 아까 그 커
브 길에서 교통사고로 죽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그 뒤부터 그 아버지는
바로 그 자리에 서서 이 날까지 서성거리시는 것입니다. 아마도 정신
이상이 되신 게 틀림없을 것입니다."
--
가슴이 서늘해지는 이야기였습니다. 옆에 있는 분들은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 글쎄,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꼭 그 자리에 서 계셔서 운전기사들은
다 아는 일이랍니다."
"지금이 월남전 끝난 지 언제입니까?"
"이젠, 허리가 굽은 노인이 되었으니까요."
"그 부인의 심정은 또 어떠했겠습니까?"
그러나, 저는 아무 얘기도 할 수 없었습니다.
--
그 뒤, 3년을 살면서, 그 곳을 지날 때면, 습관적으로 그 곳을 바라보며
허리 굽은 노인의 서성이는 모습을 찾게 되었습니다.
--
참으로 흔하고 흔한 사랑, 그러나 또 한편, 진정한 사랑을 찾기에는
어려운 세상이 되어 가는 요즈음의 세태에서 그런 가슴 저리는 사랑의
모습을 볼 때, 아직도 세상에는 사랑이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마음
한 구석 저편이 따스해 옵니다. 그 아버지가 그 아들에게 제대로 내가
를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안하고 매일을 보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만,

그의 애절한 사랑 때문에, 병이 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

사랑은 설명이 필요 없으며,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랑, 이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예루살렘 여자들아, 너희에게 내가 부탁한다 너희가 나의 사랑하는
자를 만나거든 내가 사랑하므로 병이 났다고 하려므나."(아가서 5:8).
--
성경 요한 1서 3장 1절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보라, 아버지께서
어떠한 사랑을 우리에게 주사 하나님의 자녀라 일컬음을 얻게 하셨는
고. 우리가 그러하도다. 그러므로 세상이 우리를 알지 못함은 그를
알지 못함이니라."
--
(중략)
--
죄 때문에, 죄로 병들어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를 그토록 사랑하셔서
우리 대신 당신의 생명보다 귀한 아들을 내어주어 십자가에 죽게 하신
이해할 수 없는 아버지의 사랑이건만, 우리는 아무 것도 모른 채, 술
마시고 춤추며 지나가는 사람입니다. 심장이 터져 죽어간 그 아들의
아픔을, 차마 볼 수 없어 얼굴 돌리신 아버지의 헤아릴 수 없는 사랑
을 모르고, 코골고 지나가는 사람들입니다.
--
성경 이사야 1장 2,3절에 있는 말씀을 보십시다.
"하늘이여 들으라 땅이여 귀를 기울이라 여호와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자식을 양육하였거늘 그들이 나를 거역하였도다 소는 그 임
자를 알고 나귀는 주인의 구유를 알건마는 이스라엘은 알지 못하고
나의 백성은 깨닫지 못하는도다."
--
언젠가, 내 아내가 내게 이런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여보, 어젯밤에 식사를 하는데, 아버님이 좋아하시는 반찬이 여럿
있어서 김을 굽지 않았더니 기어이 김을 구어오라는 거여요. 그래서
내 속으로는 어쩌면 저렇게 식성도 까다로운 분이 있을까 하고 좋지
않은 기분으로 구어다 드렸더니, 아버님이 드시는 것이 아니라 손자
와 며느리 먹게 하시려는 것이었지 뭐여요. 아버님은 고깃국에 말아
잡숫고 김은 손도 대지 않으시는 거여요."
--
나의 아버님은 평소에 식성 뿐 아니라, 여러 면에 까다로우시고 성질
이 급하셔서 집사람에게 민망할 때가 적지 않았는데 집사람이 아버님
의 까다로움 속에 감춰진 사랑을 깨달은 모양이어서 퍽 감사한 일이
었습니다. 우리가 아직 어리고 철이 없을 때에는 아버지는 까다로운
분으로만 보이고 무서운 분으로만 생각되나, 철이 나고 그분을 알게
되면 내면의 깊이 있고 진한 사랑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
우리가 잘못하고 실수하여 죄인 되었을 때에 더욱 가까이 오셔서
사랑하시는 우리 하나님 아버지.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

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로마서 5장 8절의 말씀입니다.
--
지금 그대로의 죄인을, 상처 난 자식을, 더욱 애절하게 기다리시다
친히 찾아오신 아버지께 돌아갑시다. 우리를 안으신 그분의 굵은 눈
물이 우리의 등을 적실 것입니다. 뜨거운 그분의 눈물이 당신과 나
의 죄를 씻어 주실 것입니다. 아버지께로 돌아가십시다. (*)
--
--
--
♬ 주를 처음 만난 날 ♬
--
(코리아 심포니 오케스트라--용량 문제로 뒤에서 잘림)

--
내가 처음 주를 만났을 때 외롭고도 쓸쓸한 모습
말없이 홀로 걸어가신 길은 영광을 다 버린 나그네

....

....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