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십 수 년이 흘렀나보다.
아련한 추억으로 아물거린다.
어느 해 더운 여름 날
교인들과 함께 자그마한 섬으로 피서를 떠났다.
한산도 섬이 지척에 있었다.
장로님 , 집사님 ( 남 / 여 ) 십 여명이 넘었다.
숙소를 정하고 , 저녁을 먹고 바닷가를 거닐었다.
휘영청 밝은 달은
달무리 사이로 숨바꼭질 하는 밤
우리는 엄청 큰 바위 위로 올라갔다.
평지 같은 넓은 바위에 다들 자리를 깔았다.
숙소를 마다하고 바위 위에서 잠을 자기로 한 것이다.
쏟아지는 별 무리
일렁이는 파도소리
그야말로 환상적인 경관이었다.
그 때 즉석에서 휘갈겨 쓴 즉흥시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추운 날 그 바다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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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래의 밤 하늘
한산 섬 달 밝은 밤에
어릴 적
한산도를 모를 때
외웠던 그 시를
한산 섬
호두마을 나래 바닷가에서
보았고
만졌고
느꼈다
휘영청 보름달
물결위로 거닐고
갯바위 친구삼아
파도소리 벗 삼아
하룻밤을 지새운 나래
이름도 아름다운
호두 마을
나래 바닷가
맑은 밤 하늘
총총 박힌 별무리
신비의 동화 속
빨려가는 블랙홀 같아라
점점 밝아지는 달무리
어린아이 동심으로
저마다 환희에 잠겨
꿈결에 스르르 잠들었다
바람은 폐부까지 스며오고
건너편 섬마을 물안개 사이로
흐릿한 불빛 몽롱한 여름밤
낮 동안 달군 바위
넓은 맥반석은 찜질방
어릴 적 고향집 구들장 같아라
바위를 요를 삼고
하늘을 지붕 삼아
별 하나
별 둘
늙어가는 나이지만
마음은 철부지
피곤에 졸려
달빛에 취한 나그네
꿈꾸는 그리움에
새벽은 가슴으로
잊지 못할
호두 나래
언젠가 다시 와서
널 부르면 반기리
호두까기 인형과
나래 펴는 원앙새
오래도록 널 품으리
아 ! 그리운
호두와 나래
다시 가고프구나
그리고..........
아멘 하면 됩니까?
왠지 마음이 편해 지내요...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