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언론도 있었는지 꿈에도 몰랐습니다
기사입력 2014.02.19 09:14:35
한 언론사 대표가 삼성그룹 간부들과 만난 뒤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을 다룬 자사 일부 기사를 삭제하고 한 삼성 간부에게 사실상 사과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 “삭제 요청은 없었다”는 해명이지만, '보고'에 가까운 문자메시지 내용만으로도 그간 뒷소문만 무성했던 언론사와 대기업 간 유착관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이다.
모 인터넷 경제신문사 A 대표는 지난 18일 삼성그룹의 한 간부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어제 차장(삼성그룹)과 얘기해보니 지난달 <또 하나의 가족> 기사가 떠 서운했다고 하기에 돌아오는 즉시 경위를 알아봤고, 제 책임 하에 바로 삭제 조치시켰다”고 밝혔다. A 대표는 그러나 메시지 전송 과정에서 삼성 간부가 아닌 <프레시안> 등 일부 기자에게 잘못 보내는 실수를 저질러 이같은 사실이 알려졌다.
삭제된 기사는 ‘삼성 반도체 백혈병’을 다룬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을 위해 연예인들이 사비를 털어 상영회를 마련하고 있다는 미담 성격의 기사로, 지난 5일 게재됐다가 A 대표의 지시에 따라 18일 삭제됐다. 해당 언론사는 그간 <또 하나의 약속> 관련 보도로 연예인 상영회 외엔 ‘철저하게 선동 작업준비를 마친 영화’라는 등 부정적인 내용을 주로 다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