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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아버지의 회포는 길고도 진했다. 형제는 너무도 달랐지만 골수에 흐르는 피는 한 혈통이었다.  골육의 힘은 성격의 충돌을 넘어서고도 충분히 남음이 있었다. 애증은 삭혀지고 우애만이 남고 있었다. 형제의 새로운 결의가 무르익어 가며 진영의 사기는 충천하고 있었다.

 

 아침은 부산하게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의 귀환을 환영하는 대연이 준비되고 있었다. 취사요원들이 분주한 손놀림을 하며 집사와 종들은 잰걸음으로 가설 천막 설치를 하고 있었다. 전 식솔들을 위한 취사용 솥들이 무수하게 걸렸다. 음식 익어가는 냄새가 대기 속으로 고르게 퍼져 나가며 유랑하던 우리 가솔이 가문의 일원으로 편입되고 있었다.

 

전 가솔이 소집되는 대예배가 기다리고 있었다. 일천 명에 육박하는 대식구들이 할아버지 가택 앞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가솔들은 하나같이 노래를 부르며 모여들고 있었다. “상천하지의 창조주 앞으로 모이자.”는 익숙한 히브리풍의 가사였다. 모두의 입에서 나오는 노래 소리는 힘차게 계곡을 진동시켰다.

 

메아리치는 계곡의 노래는 영혼을 자극시켰다. 사람의 노래와 계곡의 노래는 연속적으로 돌림노래로 순환되고 있었다. 가슴으로 부르는 자들도 있었고 건성으로 부르는 자들도 있었다. 모두가 가설천막 앞으로 모여들자 할아버지가 중앙으로 등단하셨다. 우리를 환대하는 짧은 인사말을 하시고 할아버지는 좌정하였다.

 

중년의 인도자가 앞으로 나섰다. 작달막한 키에 볼품없는 이질적 외모의 사내였다. 그의 이름은 까뮈라고 불렸다. 그는 내력이 있는 집안의 후손이었다. 그의 집안은 부족전쟁에서 멸족이 되었었다. 그의 증조부는 소돔성의 유력한 샤먼이었다. 그의 증조부는 가증스런 샤먼이라 하여 그돌라오멜의 손에 의해 두 번 죽는 부관참시를 당하였다.

 

조부 역시 찬탈자들에 의해 무참한 죽음을 당하였다. 그의 조부는 불에 타서 죽을 운명에 이르자 통사정하여 수장으로 그의 목숨을 마쳤다. 조부는 불에 타 죽으면 다시 돌아 올 육신이 없어지고 영혼까지 죽는다고 믿었다. 그는 나름의 준비된 죽음을 위해 죽는 자의 수모를 더해가며 강제된 그의 삶을 수장으로 마쳤다.

 

폐족이 되어 천애고아로 버려진 동자 샤먼이 까뮈의 아버지였다. 그 어린 샤먼이 증조부 아브라함 때에 우리의 진영으로 이식이 된 것이었다. 그 멸족된 가문의 후손이 장성하여 우리 집안의 제사장으로 서 있는 것이다. 인도자가 바로 설교자가 되었고 큰 형식 없이 예전이 진행되었다.

 

까뮈는 말을 꺼내어 이어갔다. 어수룩한 차림과는 다르게 그의 말은 명료하고 볼륨감이 있는 육성이었다. 그의 목소리는 전 진영을 쩌렁쩌렁 압도하고 있었다. 그는 세상에 대해 할 말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의 논조는 사근사근하고 친절하지 않았다. 여행에 지친 우리를 위로해주는 덕담이 아니었다. 일장훈시이었다. 듣는 자들을 쥐락펴락하며 들었다 놓았다 하고 있었다.

 

그는 세계를 아는 사람이었다. 첫 번째 사람으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를 한 눈에 관통하고 있었다. 그는 우리 모두를 눈 뜬 소경취급하고 있었다. 모두가 눈이 멀어 비틀거리는 생애를 살고 있다는 통렬한 책망의 논조였다. 그의 말에는 꾸밈과 군더더기가 없었다. 앉아있는 아이들과 에서 큰 아버지 수하들도 수긍하는 단순 담백한 어법이었다. 메마른 심령의 형들도 눈물을 흘렸다.

 

그 꾸중조의 설교를 모두가 다 달게 받고 있었다. 그는 사람의 필요가 무엇인지를 아는 알고 있었다. 그의 훈시는 서론 본론 결론이 없었다. 쏟아내는 대로 모두의 마음에 박혀지고 있었다. 10분을 넘어서는 그의 설교는 다이나믹과 실감이 충만하였다. 그는 책망하였지만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고루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의 설교는 투박하였지만 깊고도 깊었다. 그가 소개하는 영원한 존재들의 나라는 우리의 코앞까지 펼쳐졌다 

 

영혼이 소생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었다. 그는 세상의 흑막을 거둬주는 마법사와 같았다. 그는 우리의 눈을 뜨게 해주려는 사명감으로 충만해 있었다. 그의 존재감은 대단하였다. 우리 진영의 독보적인 존재였고 견줄 자가 없는 인물이었다. 모인 회중 중에 까뮈만이 살아있는 자 같았다.

 

그의 설교는 예고편이었다. “천지의 주재시여!”로 시작하는 그의 축도는 금쪽같았다. 그는 신에게 기도로 설교하지 않았다. 그의 기도는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그는 탄원하였고 영원한 존재들과 동행하기를 염원하고 있었다. 우리를 지배하는 흑암의 권세에 함몰당하지 않기를 기도하였다. 그의 기도로 우리는 세상을 손에 쥐었고 승리자의 심정이 되었다.

 

그는 구색을 위해 채워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천부적인 제사장이었고 우리 진영의 힘의 원천이었다. 나의 마음은 깊이 감동하였다. 그의 기도시간은 입신한 사람의 경지를 보여주었다. 그는 목격한 사람 중에 최고의 사람이었다. 지상에서 스승으로 여길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다. 그는 천상 제사장이었다.

 

그는 지고지순하고 걸출하였다. 마음의 경계를 풀고 교감할 수 있는 지상의 유일한 영혼이었다. 식사 전 예식은 단촐 하였으나 영혼의 양식은 가히 위력적이었다. 까뮈의 기도 후에 바라보는 세상은 새로운 세상으로 변해있었다. 우리의 아침을 위해 수많은 가축들이 잡혀졌다. 상좌는 아버지와 우리 형제들을 위하여 준비되어 있었다. 아침 식사는 시작되고 우리는 질서 있게 배식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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