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1059 추천 수 1 댓글 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야! 한국사회] 객관의 신기루 / 이라영


이라영 집필노동자


몇년 전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77일 옥쇄파업을 다룬 다큐멘터리 <저 달이 차기 전에>를 보았을 때다. 학살 현장을 ‘구경’하는 일처럼 어색하고 괴로운 시간이었다. 극장을 나왔는데 마침 아는 사람을 만났다. 날 보고 왜 그렇게 얼이 빠져 있냐 묻길래 방금 본 다큐멘터리 얘기를 했다. 영화를 보고 이글이글 가슴이 끓어오르던 나는 잠시 후에 그가 부은 기름에 꺼질 줄 모르고 활활 타올랐다. “다큐멘터리는 진실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이렇게 분노하는 관객이 있다면 영화가 너무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뜻이군요.”


다큐멘터리는 객관적이어야 한다? 아니, 그보다 먼저, 내가 묻고 싶은 건 ‘객관’, 그 자체다. 도대체 객관이 무엇인지 묻고 싶을 때가 많다. 객관은 ‘진실’인가. 객관의 가능성에 대한 순진한 믿음과, 그 객관이 곧 중립이며, 나아가 중립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관념이 늘 의아하다. 주관과 사실 왜곡은 다르다. 우리가 무언가를 선택할 때 이미 주관이 개입된다. 주제의식에는 생각하는 주체자의 주관이 반영되기 마련이다. 인간은 다만 객관적이기 위해 노력할 수 있을 뿐인 주관적인 동물이다. 객관과 주관은 잘 구별되지 않으며, 각자의 주관이 가진 권력의 크기가 다르다.


법은 객관적인가. ‘법 앞에 평등하다’는 말이 얼마나 웃긴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명백한 불법해고를 귓등으로 흘려버리던 사람들이 왜곡된 ‘불법파업’에는 갑자기 법치주의자가 되는 ‘객관적인’ 태도를 보인다. ‘권력이 되어버린 주관’ 앞에서는 객관을 잘 요구하지 않는다. ‘성공신화’를 다루면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비판이 거세게 등장하지 않지만 약자나 소수자의 입장을 보여주면 꼭 “너무 편파적이다”라는 말이 돌아온다. 보통 이런 말은 자기가 듣기 싫은 소리를 고상하게 배제하고 싶을 때 사용한다.


최근 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 황유미씨 가족의 투쟁을 다룬 극영화 <또 하나의 약속>에 대한 두 개의 글을 읽었다. ‘객관적 진실’에 대한 나의 불쾌한 기억을 소환한 계기다. 하나는 전 반도체 공장 노동자가 영화 관람 후 인터넷에 올린 글이며 다른 하나는 삼성전자 ‘부장님’이 쓴 ‘삼성의 첫 반응’이다. 전자는 ‘있었던 일’을 말하고 있었으며 ‘진실’이란 단어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후자는 ‘그럴 리가 없다’는 자신의 믿음을 강조하는 글로 ‘진실’이라는 단어가 네 번이나 등장한다. 진실?


최근 ‘이석기 유죄’와 ‘김용판 무죄’, 두 판결을 떠올려보자. ‘일어나지 않은’ 내란 음모는 ‘이미 일어난’ 국정원 선거개입과 수사 조작보다 더 진실이 되었다. 가상의 ‘통일대박’은 현재의 피로사회를 뒤덮고 있다. 어떤 진실은 가공되며 어떤 진실은 소멸한다. 하루아침에 아무나 간첩단으로 둔갑되는 마당에 누군가의 진실이 유언비어가 되기는 얼마나 쉬운가.


우리는 표현할 권리를 동등하게 가지고 있지 않다. 말을 할 수 있는 집단은 소수다. 대부분은 말할 기회가 없거나, 말하고 싶어도 해본 적이 없어서 방법을 모르거나, 괜히 말했다가 손해만 본다. 이 구조 속에서 객관은 권력자의 주관이기 쉽고, 중립은 결국 목소리 큰 사람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든다. 그렇게 진실은 권력의 희망사항에 따라 조작된다.


<변호인>이 ‘천만 영화’가 되어도 자본은 위협을 느끼지 않았다. 정치적 민주화와 ‘과거의’ 인권 문제는 얼마든지 시장 속에서 유통시킬 수 있을 만큼 자본은 이제 충분히 관대하다. 시민의 울분조차 상품으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 시장 속에서 벌어지는 현재 진행형인 죽음을 알리는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은 그들을 불편하게 한다. 권력이 선호하는 ‘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라영 집필노동자


출처: 한겨레신문 논단

  • ?
    괘도루팡 2014.02.26 20:32
    진짜 웃기는 군..... 억지도 유분수지.... 병신 같은 <집필 노동자 >
    그러면 나난 말하고 싶다. 목회 노동자
    회사 최고 경영 노동자
    정치 노동자 국회 노동자
    최고 지도자 노동자
    대통 노동자
    의사 노동자
    박사 노동자
    변호사 노동자
    자영업 노동자
    자산가 노동자
    백수 노동자
    세상에 노동 안하는 사람이 어디있는가? 육체노동 정신노동 영적노동
  • ?
    김균 2014.02.26 21:43
    맞는데요?
    자신을 낮춰서 집필노동자로 자처하는 것도
    잘못인가요?
    전에 폴란드 조선소노동자 출신
    바웬사 대통령도 대통노동잔데
    건방지게 굴다가 쇠고랑 차지 않아시나요?
  • ?
    괘도루팡 2014.02.26 21:56
    바웬사가 조선소에서 노동을 할 때는 노동자이지만, 대통령 할 때는 노동자라고 하지 않습니다.
    노동자란 힘든 일을 하는 것도 있지만 자기의 판단이나 결정에 따라서
    일이 달라지지 않는 수동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지요.
    돈을 많이 또는 적기 받든지 노동의 강도가 심하거나 약하거나가 아니라
    일에 대한 주체적이고 결정을 하는 입장이라면 노동자라는 말을 붙이는 것은 적절하지 못합니다.
    집필노동자의 예를 보면 이 사람은 자기의 결정이나 판단에 따라서 집필을 합니다. 노동자가 아니지요
    하지만 만약, 윗 사람이 " 야, 너 김치에 대해서 찬양하는 글을 써와." 라고 해서 글을 쓰고
    이에 대한 대가를 받는 다면 집필 노동자라고 할 수 있겠지요. 자기를 너무 낮주는 직책 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목회 노동자를 살펴보면 소명에 따라 목회 하지 않고, 윗사람이 목회 하라니 억지로
    겨우 잘리지 않을 정도로만 목회를 한다면 목회 노동자가 정확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 ?
    김균 2014.02.27 10:28
    별걸 다 간섭하세요
    본인이 집필노동자로 자처하는데
    아니라하면 어쩌지요?
    바원사가 조선소노동자라는 개념으로
    대통령했다면
    그런 유치한 죄로 감옥가지 않았을 겁니다
    글쟁이라고도하지요
    그런의미로 자신을 평가하는것까지 나무라는
    게시판으로 언제 바꿨나요?
  • ?
    궤도루팡 2014.02.27 12:19

    그러게요
    우리 모두 노동자 합시다.
    목회 노동자, 백수 노동자, 교수 노동자, 의사 노동자
    그러려면,,, 귀찮게 <노동자> 왜 붙이죠?


    자기를 표현하거나 남을 표현하는 말은 적절해야 하는 것이죠 

    뜻도 모르면서 아무 것이나 멋있을 것 같으니 붙이는 멍청이들...


  • ?
    김균 2014.02.27 14:14
    노동자라는 단어를 붙이기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그런 단어는 죽어라고 싫어하는 님 같은 분들도 있고
    그렇게 세상은 흘러가는 겁니다
    그런데
    백수노동자는 노동자가 아닙니다
    그냥 백수일 뿐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29 김원일 2014.11.30 10429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6 36679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6 53689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85484
8805 "하나님이 학생들 침몰시켜 국민에게 기회 줘" --- 김삼환 명성교회 목사의 '이상한 설교'... 교회 측 "논란될 말 아니야" 안타까움 2014.05.28 1069
8804 윤리강사 이현 선생님의 명강의 '민주주의' . 한국정치 2012.12.15 1069
8803 개에게 심하게 물린 경우(하문하답: 고소문제) 최종오 2014.06.19 1068
8802 꼬질러 바치기 2 로산 2012.10.23 1068
8801 지금이 바로 그 때다 7 김주영 2011.11.16 1068
8800 희귀한 동물 1 김균 2014.06.12 1067
8799 S 출판사로부터 출판 의뢰 거절 14 김운혁 2014.04.23 1067
8798 느낀점.. 7 박희관 2012.11.04 1067
8797 자네 부친께서 는 요즘 뭣 하시는고 ? 5 박성술 2012.10.23 1066
8796 2300주야와 안식일 관련 2 로산 2012.10.21 1066
8795 박진하님을 위한 두 마디 6 김원일 2012.11.05 1066
8794 기독교장로회 목사등 400여명 도심서 “박근혜는 물러가라” 첫 거리행진 거리로 2013.12.16 1065
8793 안식일을 지키려하면 필경 죽으려니와 안식을 얻으면 필경 살리라 ( 제 1고찰) fallbaram 2013.12.08 1065
8792 석국인님, 로마서에 관하여... 2 student 2012.12.12 1065
8791 이런 희대의 사기꾼을 본적 있수? 1 희귀종 2012.11.04 1065
8790 죽고 싶어도 죽을 자유마저 없어질 것이다 로산 2012.03.13 1065
8789 예언 바이블 2012.02.11 1065
8788 ‘고문기술자’ 이근안 “그건 일종의 예술이었다” 박정희 2011.12.12 1065
8787 폭로, 노벨재단/김대중 노벨상 로비로 받은거 그립고애통한 2014.07.01 1064
8786 세월호 침몰 사고 중계 방송 FactTV유스트림 ustream 1 zum 2014.04.20 1064
8785 오두막님의 증언 적용이 안 맞는듯 / 대선 문제는 정치 문제 이상이므로 4 전통矢 2012.12.12 1064
8784 당신은 왜 떠나지 않았는가? 3 김주영 2011.11.24 1064
8783 참으로 질기다! 1 묵상하는자 2014.06.02 1063
8782 이 답답한 사람들아! 15 묵상하는자 2014.05.28 1063
8781 세월호 참사와 노아의 홍수 그리고 기독교인에게 바라는 글 1 눈물 2014.04.18 1063
8780 감히 하늘나라를 !......? 3 psm 2013.12.06 1063
8779 그리고 아무 말도 못하겠다: 대한민국의 "노땅"들이여...(나도 물론 노땅) 김원일 2012.12.11 1063
8778 누굴 바로로 아나? 누굴 바로로 2012.10.19 1062
8777 북한 가서 살아라. 로산 2011.12.19 1062
8776 여보시오 얼바리들 6 박성술 2013.07.31 1061
8775 타락한 지도자 4 로산 2011.11.20 1061
8774 사돈 남 말하는 목사 7 사돈남말하네 2013.08.03 1060
8773 "신천지와 관계 사실 아니다" 주장에도 불구하고... 새세상 2012.12.12 1060
8772 Happy New Ear! One More Time...... 1 김원일 2011.01.01 1060
8771 김어준의 KFC,해난구조 전문가 이종인의 울분. 2 KFC 2014.04.25 1059
» 편파적인, 너무나 편파적인? 웃기는 주관의 객관 6 김원일 2014.02.26 1059
8769 내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 8 김균 2013.08.04 1059
8768 내 짝 어디 갔나? 2 푸른송 2012.10.07 1059
8767 유죄 그리고 무죄 누가 옳은가? 3 로산 2011.12.23 1059
8766 [삼육대학교] 21세기 중국의 전략과 한국(이선진 전 인도네시아 대사) 명지원 2011.11.27 1059
8765 목사님 고발하면 저주 받는다고? 1 로산 2012.03.06 1059
8764 당신의 목사는 "창녀"에 대해 설교한 적 있는가. 30 김원일 2014.07.04 1058
8763 십알단 먹통 2012.12.16 1058
8762 지도자동지 꿈을 깨시라요 3 김주영 2011.11.26 1058
8761 우수수-불암거사 3 김균 2014.03.26 1057
8760 믿음은 깨닫는것이다. 18 김운혁 2014.03.04 1057
8759 여성 안수 - 성서적 견해 아니다 3 반도체 2013.07.10 1057
8758 미공개 동영상 6 대선후보 2012.12.06 1057
8757 세월호 침몰 사고 24시간 생생 민간방송 http://www.ustream.tv/channel/facttv zum 2014.04.23 1056
8756 세상은 나같은 놈팽이가 더 바쁘다 2 김균 2014.02.11 1056
8755 100년의 선한 이웃 로산 2012.03.15 1056
8754 혁명의 도래? 김원일 2011.12.23 1056
8753 사랑을 해야만 하는 깨달음 1 로산 2011.01.12 1056
8752 미 친놈... 3 박희관 2014.03.25 1055
8751 목사의 자살, 세 모녀의 자살, 노동자의 자살, 예수가 권장한 자살, 그리고 예수의 자살 1 김원일 2014.03.15 1055
8750 안식교, 또한명의 인간을 탈인간 해 버렸다! 2 악마의 트릴 2014.03.10 1055
8749 입산했던 형제를 교회가 돕자 7 김균 2013.07.29 1055
8748 누가 함부로 복음서를 쉽다고 하는가! 4 제자 2012.11.19 1055
8747 창조간첩과 진짜간첩 김균 2014.03.30 1054
8746 여자의 원수 3 김주영 2014.02.13 1054
8745 프란치스코1세 교황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김균 2013.08.06 1054
8744 이해하기 힘든 글 6 노을 2011.12.09 1054
8743 갈라다아서의 비유 바이블 2011.12.03 1054
8742 천수답의 새벽 묵상 file 소개 2014.10.20 1053
8741 교회=교단=재단 1 김주영 2014.04.10 1053
8740 조사심판과 지성소의 알현(펌) 버드나무 2013.11.26 1053
8739 文·安측, TV토론 지연에 '울상'…"KBS 임원 개입 의혹" 가랑비 2012.11.20 1053
8738 안식일을 부적 삼아 미래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려는 무당들에게 (수정 2) 13 김원일 2012.10.28 1053
8737 이왕 할 거짓말이라면 통 크게 하자 로산 2012.10.20 1053
8736 앉아 있는 종합병원-세종-퍼온글 로산 2011.12.20 1053
Board Pagination Prev 1 ...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 225 Next
/ 225

Copyright @ 2010 - 2016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