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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생활이 시작되었다. 오랜만에 맛보는 평화였다. 할아버지의 영지는 우리에게 새의 둥지와 같았다. 야수의 촉각을 지녔던 우리가 오수를 즐기는 개들의 망중한을 가질 수가 있었다. 공중탕에서 묵은 때를 씻어내는 것에서 여유로운 하루가 시작되었다.

 

우리의 거처는 잘 준비되어 있었다. 새로 편입된 우리 식구들을 위해 성의껏 준비한 10여 채의 가옥이었다. 우리를 위해 할당된 집들은 수리와 청소가 잘 되어 있었다. 내가 살게 될 집은 세 칸짜리 집이었다. 그곳에서 형들과 함께 살게 되는 것이었다. 옹알이를 벗어나지 못한 베냐민은 유모가 전담하여 보살폈다.

 

아버지가 살게 될 집은 견고한 집이었고 외양적으로도 정교한 고택이었다. 지붕과 기둥은 기하학적 무늬로 조각되고 화려한 색체로 분칠되어 있었다. 우리가 오기 전까지 에서 큰아버지가 살았던 집이었고 아버지를 위하여 통 큰 양보를 한 것이었다. 세 엄마와 베냐민의 유모도 그 웅기어린 집에서 아버지와 함께 지내게 되었다.

 

형들은 나머지 방들에 대한 배정을 숙의하였다. 가정을 꾸린 종들은 독립가옥으로 배정을 하고 미혼자들은 남녀와 보직을 따라 주거를 결정지었다. 새로운 거처 정리를 위해 손과 발은 바빴지만 피로와 상관없는 즐거운 노동이었다. 숙소가 정리된 후 모두가 동원되어 대대적 세척 작업에 들어갔다.

 

흐르는 계곡물은 사람과 짐승의 식수로도 쓰이고 빨래하기에도 더 없이 좋았다. 때국물 흐르는 의복과 천막 모든 도구들까지를 빨아대었다. 온 산등성이는 우리의 빨래로 수 놓여 지고 가을 햇살은 널린 빨래더미 위에 힘 있게 내리쪼이고 있었다. 대대적 작업에 할아버지 식솔들도 두 손을 거둬 붙이고 나섰다.

 

우리를 위한 진짜 환영식은 저녁에 예정되어 있었다. 거대한 연회가 준비되고 있었다. 진행요원들은 행사를 위한 세팅에 분주하였다. 가설무대가 세워지고 앉을 자리가 넓은 공간에 확보되었다. 망치질 소리와 함께 짐승 잡는 소리가 들려오고 잔치 분위기는 고조되고 있었다.

 

해가  넘어가기 시작하자    인근 부족들도 모여들고 피리 부는 자들도 초대되어 왔다. 피리 부는 자 십여 명에 북치는 자들이 가세한 연주팀이었다. 화사한 원색 유니폼에 머리에 새의 깃털을 꽂은 전업악사들이 리허설에 들어갔다. 그들이 연습하는 꽉 차고 건강한 악기소리는 우리의 기분을 한껏 고양시켰다. 그들의 음색은 청아하고 목가적이었다. 그들은 도리안 음계를 사용하였다.

 

그들의 선율은 경쾌함은 없었으나 차분함과 장중함이 있는 음악이었다. 피리의 선율에 흥취 있는 북의 난타가 조합된 앙상블이었다. 그들은 부족행사와 장례식 음악 연주로 먹고 사는 집시들이었다. 한쪽에서는 우리 진영의 악사들도 따로 모여 연습을 하였다. 그중에 피리를 잘 부는 레위형도 끼어 있었다. 행사에 찬조출연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이었다. 두 팀의 수준은 프로와 아마의 차이였다.

 

사람들은 점점 모여들었다. 우리 진영의 숫자에 버금가는 수가 잔치에 초대되어 왔다. 큰 아버지를 잘 아는 강호제현들도 얼굴을 내밀었다. 집시들의 주악은 본격적으로 울려 퍼지고 잔치 분위기는 제대로 무르익고 있었다. 할아버지의 인사가 끝나고 종들이 준비한 꽃다발이 아버지 엄마들과 우리 형제들의 목에 걸려 졌다. 산위의 야생초들을 따다 정성껏 만든 꽃목걸이였다. 우리들은 목례로 박수갈채에 답하고 아버지는 간략한 감사인사를 건넸다.

 

본격적인 연회가 시작되자 무대 순서도 함께 진행이 되었다. 노래하는 부족도 있었고 춤을 추는 부족도 있었다. 레위형이 가세한 우리 연주팀도 한 무대를 채웠다. 할아버지 진영의 생리를 잘 아는 부족들은 자체적으로 술을 준비해왔다. 그들은 가만히 잔을 돌리고 있었다. 호방한 큰 아버지 가솔들은 동석하여 술을 즐겼다.

 

집시들의 음악은 경쾌한 리듬으로 바뀌어 있었고 우리의 잔치는 밤이 늦도록 이어졌다. 잔치는 형식을 벗고 자유분방함으로 무르익고 있었다. 타오르는 장작들의 불씨는 더 크고 빠르게 하늘로 치솟았다. 불을 가운데 두고 무리들은 큰 원을 돌고 있었다. 원을 돌며 부르는 노래는 출정식 때 부르는 전사의 노래였다. 큰 아버지가 선창하는 우리의 함성은 온 산야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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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관. 2014.03.02 06:15

    잘 읽었 습니다.^^
    한주전 시내 park 야외 무대에서 연주를 하면서 사람들 하고 춤추던 생각이 납니다.
    그날 은 정말 오랜만에 날씨가 좋아서 빵빵한 음향 장비들을 챙겨 나가서 예고 없이 야외무대 에서
    날씨에 맞는 신나는 곡들을 연주 했더니 사람들이 몰려 와서 2시간 정도를 같이 신나게 놀다 왔네요.

    이번주 오늘  또 놀기로 했는데 ...
    그런데 ...
    날씨도 다시 춥고 비가 와요....
    아~ 심심 하다..^^

  • ?
    열두지파 2014.03.02 15:47

    퀄러티 높은 거리연주 좋습니다. 질서정연한 실내 착석 감상도 좋지만 형식 없는 야외공연이 더 예술 친화적인 듯합니다. 숫기 많고 대개 호방한 듯합니다. 친밀감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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