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힘 2015를 시청하고 나서

by 교회청년 posted Apr 12, 2014 Likes 0 Replies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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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여기 계신 많은 어르신들의 손자, 자녀 뻘 되는 아직 나이가 어린 학생입니다. 저도 방금 새힘 2015 영상을 재림마을에서 봤습니다. 어른들이 보시기에는 제 말이 세상물정 모르는 풋내기가 하는 소리로 들릴 수 있겠습니다만, 교회의 앞날에 대해 염려하시는 어르신들의 고민에 덧붙여 제 입장에서 보는 개인적인 생각을 미약하나마 적어보려 합니다. Feedback통해 제게 많은 가르침 주시기 바라겠습니다.   


김균 장로님께서 "선교부흥이 3십억 천8백만원이고 기타는 없어도 되는 돈이다"라고 쓰신 것 보고 모금 목표 100억에 대한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연합회가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는 걸(?-비록 정확한 사실인지 파악하지 못하였으나) 알게되었습니다. 
제 자신도 연합회, 합회가 선교전략을 top-down방식으로 각 교회들의 자율성을 무시한 채 획일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더욱 답답한 것은 bottom-up방식으로 성공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교회의 예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minchosda에 글을 자주 쓰시는 어르신들과 또 제 자신이 저희 각자가 소속된 교회에서 저희의 생각을 가지고 선교사업을 하여 합회 지도자들에게 당당히, "여기 보세요. 당신들이 말하는 방식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일하고 있는 우리들이지만 이렇게 성공적으로 선교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저는 진심으로 저희가 이렇게 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다른 한 가지는, 김주영 장로님께서 김균 장로님께서 쓰신 글 댓글에 "꼭 무슨 회사 같습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장로님께서는 '기업'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신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아무리 뛰어난 개인이라 해도 팀 워크를 가진 집단을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그게 자영업자들이 삼성 같은 대기업을 이길 수 없는 이유입니다. 보통사람들로 구성된 집단도 개인보다 힘이 있는데, 뛰어난 사람들이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모여서 협력하면 정말 무서운 힘을 발휘하죠. 또한 인간은 경제적 보상에 의해서 무한정으로 업무수행의 성과가 더 좋아지는 것은 아니나, 적절한 보상이 인간의 잠재력을 극대치로 끌어낸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비록 오늘날 자본주의 세상에서 뼈속까지 자기 이익밖에는 모르는 많은 부도덕한 CEO들이 운영하는 기업들로 인해 기업과 자본주의 시스템 전반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크다는 점은 인정하나 저는 기업과 자본주의 개념자체가 폐기해야 할 나쁜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최신의 것은 아닙니다만, Harvard대학교 Business School의 Michael E. Porter교수가 10여년 전부터 주창하고 있는 Creating Shared Value가 있습니다. 저는 작년에 Creating Shared Value(공유가치 창출)에 대해 Michael E. Porter교수가 쓴 아티클들을 읽게 되었는데, 읽고 나서 좋은 설교를 들었을 때나 느끼는 희열을 느꼈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Business School의 교수가 '공유 가치'를 설교 합니다. 많은 의식있는 기업인들, 의식있는 학자들은 교회와 크리스챤들도 못하는 의미있는 많은 활동들을 이미 하고 있습니다. 교회를 운영하는 방식, 기업을 운영하는 방식이 딱 구분이 된다고 말하기는 정말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기업들도 각각 너무나 다른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고 그 기업의 주요사업이 무엇인가에 따라 운영방식이 서로 상이합니다. (Creating Shared Value라는 개념은 단순히 이론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 개념을 예증할 수 있는 기업들의 사례들이 존재합니다.) Porter교수의 Creating Shared Value가 무엇인지 핵심을 담아 설명하는 동영상이 있어서 링크 남기겠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1vK3cxnP6I4       


Karl Popper의 The Open Society and Its Enemies가 생각납니다. 
저는 Karl Popper의 사회변혁 방법(piecemeal engineering)에 대한 생각에 동의하는데요, 사회를 변혁시키는 데 있어서 Plan A가 나쁘다고 해서 Plan B로 바꾸면 그 계획 역시 실패 합니다. 아무리 지혜롭고 현명한 왕이 제안한 계획도 오류가 내포되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Karl Popper가 설명하듯 사회구조를 디자인하는 것은 매우 복잡해서 마치 수백만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자동차를 조립하는 것과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Popper는 이렇게 썼습니다. "What I criticize under the name Utopian engineering recommends the reconstruction of society as a whole, i.e. very sweeping changes whose practical consequences are hard to calculate, owing to our limited experiences. It claims to plan rationally for the whole society, although we do not possess anything like the factual knowledge which would be necessary to make good such an ambitious claim. We cannot possess such knowledge since we have insufficient practical experience in this kind of planning, and knowledge of facts must be based upon experience. At present, the sociological knowledge necessary for large-scale engineering is simply non-existent." (p.171 Karl Popper, The Open Society and It's Enemies, Volume One: The Spell of Plato) 

새힘 2015 영상을 시청한 '젊은이'로써 저도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저 운동이야 말로 최고의 해결방안이라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연합회가 추진하는 Plan A가 어떻게 진행되어 갈지 지켜 볼 것입니다. 관심을 가지고 연합회가 그린 큰 그림아래 개별 사업들이 어떤 식으로 구현되어져 가는지 지켜 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문제가 발생할 때(문제는 필연적으로 발생 할 것입니다) 이에 대응하여 Popper 가 말했던 piecemeal engineering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minchosda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어르신들께서 바로 그런 상황에서 교단 지도부에 아끼지 말고 조언하시고 좋은 제안을 내놓으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휘하시는 분들이 그 의견을 얼마나 수용하실 지는 의문입니다만, 부디 건설적 토론을 할 수 있는 공론장이 생기기를 기대합니다. 풍부한 경험을 가진 분야별 전문가들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까지 한 말을 모두 뒤집는 논리적 모순입니다만, 정말 할 수만 있다면 bottom-up 방식으로 성공적으로 활동하고 성장하는 교회들이 많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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