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와 노아의 홍수 그리고 기독교인에게 바라는 글

by 눈물 posted Apr 18, 2014 Likes 0 Replie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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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많은 학생들이 아직 물속에 잠겨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이 이 참혹한 재난으로 슬픔에 깊게 잠겨있습니다.

방송은 웃고 떠드는 방송을 연기하고, 연예인들은 콘서트를 취소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수학여행을 취소하고, 국회의원들은 선거활동을 취소하고, 지역에선 행사를 취소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애도하고 있습니다.

사찰과 교회와 성당에선 부처님과 관세음보살과 성모마리아와 예수님과 하나님에게 기도하고 있습니다.

불교는 부처님오신 날을 맞아 마련한 봉축행사들을 취소하거나 축소하고 기도하고, 

기독교는 고난주간을 맞이하여 예수의 고난을 되새기며 학생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많은 나라들이 우리나라에 닥친 이 재난에 애도와 위로를 보내고, 구조활동에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일본이나 바티칸에서도 위로와 애도를 표하고 있습니다.


이 슬픈 재난을 맞아 많은 국민들이 이렇게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있는 반면에
신을 믿는다는 분들이 차마 입에 올리기도 힘든 끔찍한 말들을 뱉어내고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극소수에 불과한 분들이라 애써 무시하려 노력하지만, 

상처난 국민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것 같은 그들의 말이

하나님의 섭리를 들먹이며 말해지는 것이라 더욱 역겹고 치가 떨리게 합니다.

"세월호 사고는 하나님의 뜻이다."

"기도가 부족하여 죽은 것이다."

"더 큰 것을 예비하기 위한 하나님의 역사다."

라고 말하는 그들의 말은 독극물같아서 슬픔에 잠긴 국민들의 마음을 휘청이게 합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런 극단적인 종교인들을 종교인들이 앞장서서 

이들을 말리고, 비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천만다행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극단적인 신앙은 

오래전 쓰나미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을 때

퍼부어졌던 우리나라 종교인들의 독약같은 독설을 떠올리게 합니다.


당시에 우리나라 기독교의 지도적인 위치에 있는 대형교회의 목사들이

"쓰나미는 하나님이 불신앙자들에게 내린 벌이다."라고 하여,

양식있는 모든 사람들을 아연실색케하고 혐오감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자연재해로 슬픔에 빠진 다른 나라 국민들을 위로하고 돕기 위하여

전세계의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을 때 들린 이런 목사들의 발언은

종교에 미치면 얼마나 사람들이 극단적으로 변하는가를 보여주는 

너무나 생생하고, 너무나 혐오스러운 증거였습니다.

다른 나라 국민들의 슬픔에는 상처에 소금과 독극물을 뿌리던 그 목사들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태풍피해와 세월호참사같은 사건사고에

나서서 목소리 높여 "태풍은 하나님의 뜻이다." 

"세월호 사고는 하나님의 뜻이다."라고 감히 말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유일 것입니다.

그것은 쓰나미는 먼 다른 나라에서 벌어진 일이고,

태풍과 세월호사고는 여기 이나라 국민들이 겪고 있는 것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히려 평범한 사람들일 수록 우리나라 국민이 겪는 슬픔과 

다른 나라 국민들이 재난으로 겪는 슬픔을 똑같이 슬퍼하는 반면에,

사랑과 자비를 내세우는 종교인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함부로 다른 나라 국민들의 상처를 헤집고 독극물을 뿌리는 행위는 

정말로 아이러니 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세월호참사를 두고 "하나님의 뜻"을 들먹이는 정신나간 종교인들은 

그야말로 일반인 신자들로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또 다시 다른 나라에 재앙이 닥치면 그때는 소수 일반인 신도가 아니라

대형교회목사들이 목청높여 "하나님의 뜻이고 하나님의 벌이다."라고

주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한 행위들은 다른 나라 국민들이 겪는 고통을 함께 이겨나가려는 

우리나라의 많은 선량한 일반시민들과 국가의 노력에 똥칠하는 행위가 되고 맙니다.


얼마전에 영화 노아를 두고 비성경적이라며 기독교계가 들끓던 일이 생각납니다.

노아의 홍수를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다고 

말도 되지 않고 이치에 닿지도 않고 증거도 없는 것을 

끈질기게 역사적 사건이었던 것처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긴 합니다.

그런 사람들의 논리라는 것이야 태양이 지구를 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주장만큼

황당한 어거지 주장인지라 그들이 북적북적하든말든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노아의 홍수주장이 가지는 혐오스러운 위험성은 

바로 그 이야기가 가지는 잔인함과 폭력성을 "신의 뜻"으로 포장하는 것에 있습니다.

신이 하는 일이라고 믿는다면, 갓난아기가 대량으로 익사해 죽어도 

수많은 어린이들이 물에 빠져 죽어도, 죄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물속에 익사해도

상관없단 끔직무도한 생각이 그 밑바탕에 깔려있습니다.


세월호사고로 많은 사람들이 물속에 빠져 죽었고

아직도 수많은 학생들이 생사를 모르고 있습니다.

얼마나 큰 참혹한 일이 눈앞에 펼쳐질지 국민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진도 앞바다에서 일어난 이 사고로 온 국민의 마음이 찢어지고

부모들의 비명소리와 울부짖음이 온나라에 가득찼는데

기독교인들의 주장대로 만약 사실이라면

이 사고보다 수만배 수천배 수억배는 더 끔찍하고 참혹했을 노아의 홍수를 

하나님의 섭리라고 들먹이는 사람들을 보면 

종교가 인간의 행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가지는 증오와 저주와 폭력을 위한 탈출구가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인터넷의 개신교와 카톨릭과 불교의 홈페이지들을 살펴보면

세월호참사를 걱정하는 기도들로 가득차있습니다.

참으로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뿐만아니라 "하나님은 왜 이런 고통을 허락하신 것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괴로워하며 고뇌하며 신앙적인 답을 구하려는 목사 신도들의 목소리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어떤 목사는 "공중의 악한 영"이 저지른 것이라고 하기도 하고,

어떤 목사는 방황하며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저로선 우리나라의 기독교인들이 

절대로 세월호에서 느낀 슬픔과 괴로움을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지금 그러한 것처럼, 다른 나라의 재앙에 

하나님의 뜻을 들먹이며 독사같은 말을 뱉지 말길 바랍니다.

또한 노아의 홍수이야기를 들어 하나님의 섭리를 운운하려 할 때

반드시 세월호사건으로 우리 국민들이 느낀 슬픔과 괴로움을 기억하여 

인간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하는 교리를 더 이상 가르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종교가 인간에 대한 저주와 증오와 폭력의 이념이 되지 않기를 진정으로 바랍니다.

 

                            (옮겨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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