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가을이었습니다.
명동 파출소 앞을 친구를 만나기 위해 지나가는데 느닷없이 순경 둘이 내 팔을 양쪽에서
꺾어서 끼더니 파출소로 끌고 들어갔습니다.
파출소 가장 안쪽에는 하얀 광목으로 칸막이를 해 놓고 이발사 한 사람이 줄지어 앉아있는 소위
장발자들을 차례로 머리를 깍고 있었습니다. 나도 줄지어 앉아서 그 광경을 쳐다보는데
머리를 깎는 것이 아니라 밀어버린다고 표현하는것이 더 나을 정도로 순식간에 처리를 하고는
두당 500원씩 받아서 바구니에 돈을 쌓고 있었습니다.
내 차례가 와서 나도 머리를 깎이고 일어서는데 이발사가 돈을 달라고 손을 내 밉니다.
그순간입니다. 허술한 칸막이를 밀어부치고 파출소 순경들이 전부다 보도록 하고는 내리 고함을
질렀습니다.
"여기가 관공서냐? 아님 영업을 하는 이발소냐?
법이 장발을 금하고 그 법 때문에 강제로 머리를 깎이는 것은 어찌할 수 없더라도
왜 강제로 돈을 달라고 하는것이냐? 언제부터 이렇게 짜고 영업을 했으며 얼마나 벌었느냐고
소리소리를 질렀습니다."
순간 한 순경이 곤봉을 들고 나에게로 달려오고 그 뒤로 또 한순경이 그 순경을 덮치다시피 하면서
안고 쓸어집니다.
비록 비리에 가까운 관공서의 행동이지만 그 당시 서슬이 시퍼렀던 공권력에 도전당한 기분에
곤봉을 들고 내게로 달려오던 생각이 없는 순경과 이런일이 공개적으로 비판을 받거나 여기서 감히 소리치는
저 청년이 행여 장관급 부르죠아층의 자식이라면 문제가 간단하지 않다는 판단을 한 또 다른 순경
사이에 나는 서서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나는 권력자의 자녀가 아닙니다."
"나는 당신들이 하는 행동이 올바르지 않다고 보는 한 시민의 눈일 뿐 입니다"
나는 이런 행동을 학창시절 학교에서 학교 당국을 향하여 그리고 다른 파출소에서 또는 검문소에서
의무 이상의 배임적인 행동을 하는 당국에 늘 반기를 들었습니다. 언제나 홀로 싸우는 것이었지만...
그러다 마침내 한쪽귀의 기능이 불청이면 징집이 불가능하다는 징집법에도 반기를 들고 방위가 되기 보다는
현역이 되고 싶다는 의지로 정밀기능검사가 가능하지 않던 그 울타리를 넘고 3년 3개월이라는 군 복무도 할 수 있었습니다.
남들은 손가락을 잘라서라도 가고 싶지 않은 군대를 가지않아도 되는 내가 갔더랬습니다. 애국자라는 아이디를 나도 가질 수 있는 사람이지요.
겨울 바람님
봄 바람님.
우리 서로 다른 견해와 관점으로 상대를 쉽게 매도하지 맙시다.
나는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싫습니다.
그러나 오바마 때문에 나라가 망하고 내 마음이 망하진 않습니다.
싫어 하는것의 범위가 증오로 변하지 말아야 하고 또 증오의 대상이 이불안에서 만세부르듯이 그런 대상도 아니기를 바랍니다.
나는 좋아한다 (친정부) 또는 나는 싫어한다 (반정부)라는 제각기의 다른 피켓을 들고도 같이 서 있을 수 있는 그런 아량과 할말을 분명하게 전달할 대상에게 해야할 효율성이 좀 아쉬워지는 부분에 대한 나의 변입니다.
내 글을 다시 읽어보시면 내가 특정한 정부의 문제를 이야기 한것이 아니고
어느날 친구가 보내준 도올 (김용욱)의 동영상을 보면서 참 마음이 착잡했다는 이야기가 본론입니다.
박 정희 시대의 잘못된 역사의식을 보통학교 (국민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전개해 가는데 국민학생들은 그냥 둘러리 같았고
본인이 국민들에게 하고 싶어하는 내용을 쏟아놓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 상황으로 보면 심히 왜곡된 상황이라는
그낌을 지울 수 가 없었습니다.
두분이 올려준 김 용옥의 프로필을 보니 김 용옥은 처음부터 그런 반정부 반 독재에 항거할 수 있는 입장으로 출발한 것이 아니고
이것저것 다른 전공 (한의사와 기자 생활)을 거쳐서 자신만의 고유한 입지를 형성한 사람이더군요.
이 동네엔 두가지 쓸데없는 헛손질이 난무함을 봅니다.
비양거림 그리고 욕설.
이 두가지는 결단코 성숙한 언론의 힘이 될 수 없으나 한국 특유의 정서속에서 이 두가지는 상당한 토양으로 자리잡고 있어 보이고
민초에도 그 물결이 좀 거세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참고로 나는 반 정부나 반체제를 우선적으로 적대시 하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법과 조례가 피흘림 없이도 잘 수행되는 그런 풍토가 있다면 우두머리가 누가 되던지 상관치 않습니다.
최근에는 제가 다니는 교회안에서도 법과 조례위에 올라 앉은 한분과 일전을 불사했고 그 행동을 저지하는데
성공을 했습니다. 앉으면 그 사람 험담으로 양식을 삼았던 이들은 정작 뒷걸음을 쳤으나...
거리로 뛰어 너가자! 하기전에
국민들이여 어쩌고! 저쩌고! 하기전에
먼저 뛰어 나가고 먼저 실천하다 보면
나라는 그런 상황을 가장 무서워 할 것입니다.
참고로 나는 도울의 두개의 동영상을 청취한후에
도울을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왜냐고 더 이상 묻지 마십시요.
나의 견해일 뿐입니다.
가을 바람
어떤 정책도,
일단 결정되고 난 후
또는 그 사건이 터지고 난 후에는,
잘 잘못을 따지고,
비판하고 분석하는 일들이
으례히 일어나지만,
일어난 뒤에는,
한마디로,
누구나 쉽게 잘잘못을 따져 말할 수 있다.
자기 자신이,
그 책임있는 자리에서,
그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했어도,
저렇게 했어도,
여론의 뭇 매를 맞을 각오를 해야한다.
이렇게 말해도 얻어맞고,
저렇게 말해도 얻어맞는 현실이다.
늘 얘기하지만,
관객 속에서는
아무런 책임이 없고,
그저 흥분과 야유, 아우성,
그리고,
부담없는, 무책임의 여유가 있을 뿐이다.
저도, 원글님과 동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