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뒤집혔는데 왜 대통령 욕을 해도 되나?" - 어머니 말씀

by 김주영 posted May 16, 2014 Likes 0 Replies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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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더한 일이 있었다. 


2005년 카트리나라는 허리케인이 불어 닥쳤다. 


방죽이 무너져 뉴올리안즈 시 일부가 잠겼다. 

수천명이 죽고

집들이 파괴되고 

엄청난 재산피해가 있었던

초대형 재난이었다. 


수퍼돔에 삼만여명의 이재민이 수용되어

난민촌을 방불하게 하는 환경 속에 구조를 기다렸다. 

그 안에서 죽어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물도 식량도  구조대도 

물에 막혀서 들어오지 못했다

(왜 헬리콥터로 공수하지 않나

TV 를 보면서 그런 의문은 나만 가지고 있었나?)


씨빅 센터에 이만 오천명이 갇혀 있다는 것은

끝내 알려지거나 뉴스에 나오지도 않았다. 

소통 단절이었다. 


언론은 시내에서 약탈이 자행되고 있다는 보도를 냈다. 

경찰이 그들에게 총을 쐈다. 


미국 시민들인 이재민들이

난민 내지는 약탈자로 알려지게 된 것이다. 


인근의 민간인들이 자기 보트를 타고 와서 이재민들을 구조하겠다고 했으나

치안을 이유로 경찰이 돌려 보냈다. 


------


세계는 TV    로 연일 중계되는 

아프리카 난민 수용소 같은 뉴올리안즈 상황을 보며 

이게 21세기 유일의 수퍼 강국 미국 맞아? 라고 물었다. 


저렇게 재난 대치 시스템이 불통인가

왜 자기 국민들을 저렇게 놔 두나

대통령이 욕을 먹기 시작했다. 


이재민들이 흑인들이었으니 그랬지

백인들이었더라도 저렇게 오래 놔 두었을까

그런 소리들이 나왔다. 


어느 흑인 래퍼는

부시는 흑인들을 미워한다는 노래를 불렀다

곧 방송금지되기는 했지만 ...


조지 W 부시는 

카트리나를 자기 대통령 시절의 가장 어두웠던 시기였다고 말한다. 


억울하게 욕을 먹었다는 것이다. 


미증유의 초대형 재난을 

어떻게 막으란 말인가?

대피, 구조, 구호 이 모든 것을 어떻게 100퍼센트 완벽하게 하란 말인가?

뉴올리안즈 시장, 루이지애나 주지사를 비롯

현지 경찰등

실무자들의 책임이 더 중하지 않은가?


맞는 말이다. 


그런데 

루이지애나 주민들과

나를 포함한 미국 국민들이 분노하는 건

대통령의 태도였다. 


재난이 닥쳐도 며칠 뭉기적거리다가

비행기를 타고 그 상공을 돌아보며

젊은 시절 뉴올리안즈에 와서 놀던 이야기를 했다. 

에어포스 원에서 수해지역을 내려다 보는 사진은

아마 현실과 격리된 W 의 대통령 시절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오래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은

이재민들이 갇혀 있는 수퍼돔 근처에는 가지도 못하고 (않고)

근처 공군기지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며칠 후에 파면될  FEMA(연방 비상 관리국) 국장 브라운이 

일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Brownie, you are doing a  heck of a job'    라고 칭찬했다. 


이재민들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대통령 


그 대통령은 

백성들의 삶에서 멀리 있었고

재난의 시기에 상황을 파악 장악 지휘하는 리더쉽을 보이지 못했다. 

국민들을 위로하고 고무시키고 단결시키고 비전을 제시하는

그런 최고지도자의 모습은 흉내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무관심하고 무능해 보였다. 

원래 그렇게 멀리 있었고

원래 그렇게 무관심하고 무능한 것이 분명한 것 같았다.

국민들에 대한 사랑이 부족하고 

국민들의 아픔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대통령이 욕을 먹은 것이다. 


카트리나는 부시의 하향길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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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후 뉴올리안즈에 하기봉사대를 갔다. 


아직도 복구되지 않은 주택들이 많았다. 


친척과 가족들을 수해로 잃은 주민들은 

미국 정부에 대해 깊은 불신과 회의를 가지고 있었다. 


'백인들 동네의 침수를 막기 위해 우리를 희생시킨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었다. 

방죽을 폭파시키는 폭발음이 들렸다더라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NOPD (뉴올리안즈 경찰국) 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은 깊었다. 


정부의 복구 노력과 성의가 지지부진한 중에

눈부신 성과를 보이고 있는 건

브래드 핏을 비롯한 할리웃 스타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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