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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일은 6월 1일, 세월호 사건이 나고 두 번 달이 바뀌었다. 하지만 아직 (그 날 현재) 16명이 가족들 품에 돌아오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예배순서 중에 어떤 식으로든 세월호에 대한 언급이 끊어지지 않는다. 지난주일에도 기도를 맡은 분이 기도 중에 세월호 가족들을 언급했다. 


설교는 그 전 주일에 이어서 "없이 계시는 분 앞에서 살아가기"였다. 나는 이번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한국 개신교의 보수성이야 이미 오래 전부터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본 한국 개신교의 민낯은 그저 '보수성'이란 말로는 충분히 표현되지 않음을 알았다. 오히려 '후안무치'나 '광기' 또는 '미개함' 따위의 말이 그것을 더 정확하게 표현하는 말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스스로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고 뻔뻔하게 살기로 했거나 미쳤지만 자기가 미쳤음을 모르는 존재로 보였다. 덕분에 누군가의 말처럼 '미개하다'고 해도 할 말이 별로 없게 되어버린 거다.


어린아이처럼 어리광 부리는 걸 좋은 신앙이라고 치부하고, 스스로 생각하길 멈추고 권위에 기대는 걸 순종이란 이름으로 포장하고, 자율적으로 살아가려는 노력에 '신본주의'에 반하는 '인본주의'라는 색칠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오래 걸리겠지만 우리 개신교가 우리 사회에서 의미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어른이 되는 것' 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두 번의 설교를 했다. 지난 주일 것이 마무리 설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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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1일 / 부활절 후 여섯 번째 주일


없이 계시는 분 앞에서 살아가기 2

창세기 49:22-26


곽건용 목사


어른이 된 세상에서 기독교인으로 살아가기


오늘 설교는 지난주일 설교의 계속입니다. 지난 주일에는 고대 이스라엘이 속해 있던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문화권에서 신은 어떤 존재이고 신을 믿는다는 것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서 얘기했습니다. 그들에게 신은 무조건 다른 신들보다 강해야 했습니다. 그땐 내가 믿는 신이 다른 신보다 약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주저 없이 믿던 신을 버리고 강한 신을 택했습니다. 신을 믿는 데 있어서 이른바 ‘의리’란 게 필요하지도 않았고 그걸 중시하지도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이 강한 신이 그냥 강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 신이 나를 도와주느냐 마느냐가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신이 나를 도와주게 하려고 신에게 정성껏 제물을 바쳐가며 제사를 드렸습니다.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서 찬양도 하고 기도도 올렸습니다. 신이 하라고 하는 바를 실행하려고 애썼던 것은 물론이고요. 이것이 고대 중동지역의 종교의 본질이었습니다. 요즘 눈으로 보면 매우 ‘통속적’이었다 하겠습니다. 그로부터 3천 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긴 시간이지만 슬프게도 현대 종교인들 중에 다수는 아직도 이런 구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방법은 좀 더 세련됐지만 본질은 별로 변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어른이 된 세계’와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 없이’ 사는 기독교 신앙을 주장한 분이 순교자 본회퍼 목사였습니다. 그는, 세상은 하나님 없이도 스스로 힘으로 잘 살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면서 이런 세상에서 기독교인은 ‘하나님 없이 하나님 앞에서’ 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말은 유영모 선생님이 하나님을 가리켜 사용한 ‘없이 계시는 분’과도 통한다고 했습니다. 


구약성서의 신앙도 전체적으로 고대중동문화권의 통속적인 신앙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구약성서 안에는 이런 신앙의 틀을 확 바꿔버릴 실마리가 내재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창세기 37장에서 시작해서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요셉 이야기입니다. 요셉은 하나님 없이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본회퍼의 신앙을 실천한, 시대를 앞서가는 신앙인이었습니다. 물론 그가 의식적으로 그런 말을 염두에 두진 않았지만 말입니다.


파란만장한 요셉의 일생


요셉은 야곱의 열두 아들 중 열한 번째로 태어났습니다. 막내는 그가 집을 떠난 후 태어났으니 그가 아버지 집에 있었을 때는 막내였습니다. 그는 세상 대부분의 막내가 그러하듯 아버지의 편애를 누리며 살았습니다. 형들의 허물을 아버지에게 일러바치기까지 했다니 형들에게 요셉은 ‘밥 맛 없는’ 동생이었던 것이죠. 


그가 꿈을 꿨습니다. 밭에서 곡식 단을 묶고 있었는데 자기가 묶은 곡식 단이 우뚝 섰고 형들의 곡식 단이 자기 것에 절하더라는 겁니다. 그러자 형들은 “네가 우리 왕이라도 되겠다는 말이냐?”고 화를 냈습니다. 막내가 어디서 건방지게, 뭐 이런 거였지요. 얼마 뒤에 요셉은 또 한 번 꿈 얘기를 했는데 이번엔 해와 달과 열한 개의 별들이 자기에게 절하더란 겁니다. 형들은 “이 녀석이 부모도 몰라보고……. 부모까지 널 섬기게 된단 말이냐?”라며 크게 화를 냈습니다. 결국 형들은 요셉을 죽이기로 하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다가 드디어 기회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차마 동생을 죽일 수 없었던 르우벤이 막판에 형제들을 설득해서 요셉을 죽이지 않고 장사꾼들에게 스무 냥에 팔아넘겼습니다. 그들은 아버지에게는 요셉이 죽었다고 말했습니다. 아버지 야곱은 통곡을 했지요.


요셉은 보디발이란 이집트 관리에게 팔렸습니다. 그는 워낙 총명하고 일을 잘 했기 때문에 보디발의 신임을 받아 집안일을 맡아 담당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요셉이 미소년이었던지 보디발의 아내가 그의 젊음과 아름다움에 끌려 그를 유혹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요셉이 완강하게 버티는 바람에 그녀의 시도가 실패하자 그녀는 오히려 그에게 누명을 씌웠고 요셉은 다시금 감옥에 갇혔습니다. 또 한 번 나락으로 떨어진 셈입니다. 하지만 그는 거기 갇혀 있던 바로의 두 시종장의 꿈을 풀어줬고 그 중 하나는 풀려나 복귀했습니다. 훗날 바로가 꿈을 꿨는데 이를 풀 사람이 없었다는 겁니다. 이때 풀려난 시종장이 요셉을 기억하고 그를 불러들였습니다. 요셉은 바로의 꿈을 해몽해줬습니다. 그 꿈은 7년 풍작 후에 7년 가뭄이 온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요셉은 풍년 때 곡식을 잘 비축해서 흉년에 대비하라고 했습니다. 이에 바로는 무릎을 치며 동의하고 요셉을 총리에 임명하여 전권을 그에게 위임했습니다. 요셉은 그 권한으로 풍년일 때 가뭄을 대비함으로써 이집트 사람들이 굶어죽지 않게 했을 뿐 아니라 주변 족속들이 모두 이집트로 곡식을 사러 모여들게 만들었습니다.


가뭄은 야곱 집안도 비껴가지 않았습니다. 야곱은 이집트에 양식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막내 베냐민을 제외한 열 아들을 그리로 보냈습니다. 그들은 요셉에게 절을 하며 곡식을 청했습니다. 전에 요셉이 꾼 꿈은 이렇게 성취됐습니다. 형들은 요셉을 알아보지 못했지만 요셉은 형들을 알아보고 그들에게 간첩 누명을 씌워 막내 베냐민을 데려오라고 했습니다. 꼼짝 없이 약자의 위치에 놓이게 된 형들은 동생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요셉은 시므온을 인질로 잡아놓고 나머지 형들에게 곡식을 주어 집으로 돌아가게 했습니다. 곡식 값도 자루에 넣어 돌려줬습니다. 자초지종을 들은 야곱은 베냐민까지 잃게 됐다면서 통곡을 했습니다. 이에 르우벤이 반드시 베냐민을 데려오겠다고 맹세했지만 야곱은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가뭄이 계속되어 야곱의 아들들이 이집트에서 얻어 온 양식이 다 떨어졌습니다. 야곱은 베냐민을 포함한 아들들을 이집트로 다시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요셉은 그들을 융숭하게 대접했고 신하에게 돌아갈 때 짐에다 곡식 값으로 지불한 돈과 은전을 몰래 베냐민의 짐 속에 넣으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을 보내서 그들을 따라잡아 도둑으로 몰았습니다. 베냐민을 인질로 잡기 위한 계략이었던 겁니다. 


이번엔 유다가 나서서 아버지 야곱 얘기를 하면서 애걸복걸했습니다. 베냐민마저 잃으면 아버지는 살지 못할 거라고 말입니다. 이에 요셉은 시종들을 모두 퇴장시키고는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누군지를 형제들에게 밝힌 다음에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을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형들은 자기를 종으로 팔아넘겼지만 그것은 하나님께서 형들에 앞서 자기를 이집트로 보내기 위해서 일으키신 일이라고, 곧 가족을 구원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고, 자기를 이집트로 보낸 것은 형들이 아니라 하나님이었다고, 그래서 모든 일은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구원하시려고 하신 일이라고 말입니다. 이에 형들은 야곱을 이집트로 모셔 와서 감격적인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졌고 행복한 결말을 맞았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 없이


얘기는 해피엔딩이지만 대답해야 할 질문이 여럿 있습니다. 우선 요셉 이야기에는 하나님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왜 하나님이 등장하지 않는단 말인가! 하나님 얘기로 가득 차 있는데…….’라고 말할 분이 있겠지만 그건 착각입니다. 야곱과 이삭, 아브라함 얘기에 하나님이 하도 자주 등장하시니까 여기서도 당연히 그럴 거라고 착각하는 겁니다. 여기서 하나님은 오직 요셉의 생각과 말 속에만 등장합니다. 현실세계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요셉이 형들에게 꿈 얘기를 할 때도, 형들이 그를 죽이려 했다가 종으로 팔 때도 하나님은 참견하시지 않았습니다. 보디발의 아내가 요셉에게 ‘성폭력미수범’ 누명을 씌웠을 때도 하나님은 침묵하고 개입아시지 않았습니다. 요셉은 하나님의 지혜로 꿈을 풀었다고 말하지만 하나님이 그에게 직접 나타나서 꿈을 풀어주신 것도 아닙니다. 요셉이 겪은 사건들 그 어디에도 하나님은 나타나시지도 개입하시지도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오로지 요셉의 생각과 말 속에만 계셨던 겁니다. 


하나님은 요셉을 푸른 초장으로 이끄시지 않았습니다.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시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홀로 걸어야 했고 원수의 목전에까지 끌려가기도 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님은 단 한 번도 요셉에게 당신 음성을 들려주시지 않았고 뒷모습조차 보여주시지 않았습니다. 꿈을 푸는 지혜는 주셨는지 몰라도 그의 꿈에 나타나셔서 그를 안도하게 하신 적은 없었습니다. 이만하면 요셉에게 하나님은 없었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셉이 하나님에 대한 믿음의 끈을 놓지 않았다는 게 중요합니다. 중대한 위기와 극심한 환란 속에서도 요셉은 하나님을 신뢰했습니다. 하나님은 요셉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로 하여금 절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한 번쯤은 나타나셔서 믿음을 북돋아주셨을 법한데 단 한 번도 그렇게 하시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요셉에게는 하나님은 안 계신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말하는 겁니다. 


그런데 요셉이 보여준 태도는 비록 그에게 하나님은 ‘없었지만’ 늘 하나님 ‘앞에서’ 살고 있었음을 잘 보여줍니다. 그는 환란 중에서나 유복한 중에서나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하나님을 의심하지 않고 신뢰했습니다. 고통 중에 있다고 해서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았고 축복을 누리고 있다고 해서 교만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유년시절에 아버지의 편애를 받으며 철없이 살았지만 삶의 굴곡을 겪으면서 그의 인격이 달라졌습니다. 그의 인격과 신앙은 세월과 함께 성숙해져갔습니다. 그는 본회퍼의 말처럼 ‘하나님 없이 하나님 앞에서’ 살았던 겁니다.


여기서 궁금한 점 하나가 있습니다. 하나님은 왜 요셉에게 그토록 당신을 숨기셨을까요? 왜 하나님은 한 번이라도 그에게 나타나셔서 위로하고 격려라고 그의 믿음을 북돋워주시지 않았을까요? 도대체 왜 그러셨는가 말입니다. 왜 요셉에게는 이토록 매정하셨을까 말입니다. 반면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는 친구처럼 행동하셨습니다. 자주 나타나셨을 뿐더러 맘속에 있는 생각까지도 털어놓으셨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하나님은 욕심쟁이에 사기꾼 기질도 농후한 야곱에게도 극적인 순간에 몇 번이나 나타나셨습니다. 그런데 왜 요셉에게는 다른 태도를 보이셨는가 말입니다. 


그것은 믿었기 때문입니다. 누가 누굴 믿었냐고요? 요셉이 하나님을 믿었기 때문일까요? 물론 그 말도 맞지만 그보다는 하나님이 요셉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요셉을 어른으로 대접하셨던 겁니다. 굳이 당신이 나타나시지 않아도 요셉이 충분히 일을 잘 해결하리라고 신뢰하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요셉을 철저하게 ‘어른대접’ 하셨던 겁니다. 


지금 분명 이 세상은 어른이 됐습니다. 본회퍼 말대로 ‘어른이 된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세상은 모든 일을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데 부족함이 없습니다. 세상이 이젠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란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합니다. 정말로 세상은 어른이 됐습니다. 세상은 하나님 없이도 잘 먹고 잘 살아 갑니다. 물론 문제가 전혀 없진 않습니다. 사람의 경우도 어른이 됐다고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하지는 못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세상은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서라도 해결방법을 스스로 찾아냅니다. 물론 피해를 피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모든 걸 하나님에게 의존했을 때도 있었습니다. 세상은 탐욕으로 치닫는 것 같지만 또 한편으로는 스스로 그것을 규제하는 장치를 마련해왔습니다. 세상은 문제 해결을 위해 스스로 도덕과 윤리를 만들어냈습니다. 한 마디로 이제 세상은 어른이 됐으므로 하나님 없이도 잘 살고 있습니다. 물론 신앙인들은 달리 생각하겠지만 신앙인들조차 옛날처럼 절실하게 하나님을 필요로 하지도 않고 따라서 갈구하지도 않는 게 사실 아닙니까.


어른이 된 세상에 살면서 우리가 택할 수 있는 길을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이젠 하나님 따위는 필요 없다.’는 태도로 사는 길이 있습니다. 무신론자들 말입니다. 신앙인은 이런 태도를 ‘교만’이라고 부르겠지만 굳이 그렇게 부를 것까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치판단을 하지 말고 이것을 하나의 삶의 방식이요 태도로 볼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들은 그냥 하나님 없이 사는 겁니다. 어른이 된 세상에서 하나님 없이 살아가는 것이죠. 이런 사람들을 윤리적으로 모자라다고 여길 이유는 없습니다. 그들 스스로의 윤리와 도덕이 있으니 말입니다. 


둘째는 그 옛날 강한 신을 받들고 따르던 시대로 다시 돌아가는 길입니다. 이젠 세상이 달라져서 신의 도움을 받으려면 옛날보다 훨씬 더 강하고 사치스런 제사가 필요하게 됐습니다. 모든 것이 풍족해졌기 때문에 웬만한 제물로는 신의 마음을 살 수 없게 된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이들은 더 많은 제물을 더 자주 바쳐야 신의 맘을 살 수 있다는 일념으로 그 앞에 제물을 쏟아 붓습니다. 그래야 점점 멀어져가는 신을 다시 세상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예배당도 더 크고 화려하게 져야 하고 온갖 첨단 테크놀로지를 동원해서 정신 못 차릴 정도로 화려하게 예배해야 합니다. 음악도 더 화려해지고 쓰는 언어도 더 유창해졌습니다. 겉으로 드러내놓고 말은 안 하지만 대부분의 메가 처치들이 이렇게 합니다. 그들이 하는 짓은 사람 좋으라고 하는 측면도 있지만 깊은 속에서는 그래야 신이 더 좋아할 거라는 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상이 어른이 됐음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어른으로 살아가는 길이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 없이’ 사는 것 말입니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믿되 하나님에게 뭔가를 해달라고 조르지도 않고 그런 기대도 하지 않고 사는 겁니다. 하나님 없이 하나님 앞에서 사는 게 바로 이런 겁니다. 그럼 그것은 누가 하냐고요? 바로 우리가 하는 겁니다. 하나님이 해주실 걸로 바라는 바로 그것은 ‘우리가’ 하는 겁니다. 마치 우리가 하나님인 것처럼 말입니다. 내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심지어 하나님도 하시지 않을 거라고 믿고 내가 하나님인 것처럼 행하는 것, 바로 이것이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 없이 산다는 말의 의미입니다. 하나님이 되라는 말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지금 이 땅에 계신다면 하셨을 것 같은 일을 내가 하자는 말입니다. 그것은, 어른이 된 세상을 관리하는 일을 하나님이 어른이 된 내게 맡기셨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는 하루에도 여러 번 스스로에게 다짐합니다. ‘마치 하나님이 안 계신 것처럼 하나님을 믿자!’라고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전적으로 믿어주시고 저의 열정과 믿음과 희망과 사랑을 완전히 신뢰하고 모든 걸 내게 맡겨주셨으니 내 삶에서 하나님이 안 나타나시더라도 아무 문제없다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살려고 노력합니다. 


여러분도 여러분 자신에게 진지하게 물어보십시오. 뭔가를 하나님에게 해달라고 빌지 말고 여러분 자신이 할 수는 없습니까? 저는 하나님의 자리에 올라가자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하나님이 이 땅에 계셨다면 하셨을 일을, 하나님이 여러분이 놓인 상황에 계셨다면 분명히 하셨을 일을 여러분 자신이 하라는 겁니다. 이게 교만일까요? 이게 스스로 하나님이 되려는 오만한 행동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이것은 기독교인으로서 ‘어른’이 되는 겁니다. 여러분이 아니면 하나님은 아무 것도 하실 수 없다는 믿음으로, 그래서 역설적으로 여러분의 삶속엔 하나님은 안 계시다고 생각하고 하나님께서 하셨을 일을 여러분 자신이 하는 것, 그 일을 하나님 ‘앞에서’ 하는 것, 바로 이것이 어른이 된 세계에서 기독교인 어른으로 사는 것이란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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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73 고성 총기 난사사고 - [전입 온 관심 사병]이라니 배달원 2014.06.21 676
7772 구원파 유병언 살해괴담이 나도는 까닭은? 아생화 2014.06.21 741
7771 문창극 쇼의 뒷면--문창극 빗자루 귀신에 홀리지 말기 2 김원일 2014.06.22 747
7770 문창극 총리 후보자에 대하여. 18 User ID 2014.06.22 733
7769 보수인과 보수단체 (1)친일사관부끄럽습니다 2 민들레 2014.06.22 621
7768 유저님의 사고방식에 딴지를 걸면서 2 김균 2014.06.22 933
7767 문창극은 역시 '강적', 자진사퇴 거부하고 출근 2 시사인 2014.06.22 825
7766 라깡의 어깨 위에 앉은 지젝의 눈으로 본 하나님의 뜻 아기자기 2014.06.22 704
7765 조선일보 애독자들은 필이 읽으셔야 할 기사. 특히 장기 구독자들은 필히 읽으셔야 할 기사. 특특히 목사 또는 기관 사역자로서 장기간 구독한 분들은 반드시 읽어야 할 기사 조선일보 2014.06.22 559
7764 원통한 문참극 ! 3 Good 2014.06.23 575
7763 목사님들 이번 안식일에 또 홍야홍야하지 말고 이런 설교 좀 하세요. 김원일 2014.06.23 831
7762 문창극 사퇴, 의미도 없고 감흥도 없다!!... 배달원 2014.06.23 605
7761 천안함이 북한 잠수함에 맞았다고 아직도우기는 사람들 많다 시사인 2014.06.23 713
7760 빌어 먹을....각하의 유체이탈화법은 변함없다 1 시사인 2014.06.23 697
7759 박원순 “정몽준 네거티브, 가족이 용서하자 했다” 용서 2014.06.23 644
7758 정성근 '정치 편향 SNS 글' 삭제 논란 확산 민들레 2014.06.23 651
7757 문창극 "남북 분단은 하나님의 뜻" 방통심의위 '문창극 발언 보도' KBS뉴스 심의 신의뜻 2014.06.23 879
7756 안식교가 바벨론이 되었다는데 무슨 말인가요? 6 홍길동 2014.06.24 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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