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761 추천 수 0 댓글 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크리틱] 망언은 어떻게 생산되는가 / 문강형준


문강형준 문화평론가


세월호 참사를 거치며 한국에 망언을 일삼는 이들이 많음이 드러났다. 국회의원, 장관, 목사, 교수에서부터 서울시장 후보의 막내아들에 이르기까지 망언을 하는 이들의 범위는 넓고 깊었다. 이번엔 고르고 골랐을 국무총리 후보자까지도 망언 대열에 합류했다. 사회에서 일정한 권위를 가진 이들의 망언 역시 그 수준에서 결코 ‘일베’에 뒤지지 않음이 증명되었다.


‘상식에서 벗어난 말’이라고 다 망언은 아니다. 상식은 진리가 아니며 허상일 때가 많다. 상식에서 벗어나는 사고나 말은 오히려 창조적인 사유를 위한 디딤돌이기도 하다. 니체의 독백이나 데이비드 허버트 로런스의 에세이에는 비상식적 발언이 넘쳐나지만, 깊은 공부와 독창적 시각이 낳은 이들의 비상식적 사유는 상식을 넘어서는 새로움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최근 문제가 된 이들의 망언에서 인식의 새로움을 거론하기란 낯뜨거운 일이며, 느껴지는 것은 인식의 천박성뿐이다. 세월호 참사에 대고 ‘왜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갔느냐’거나 ‘시체장사에 한두 번 당해 보았느냐’는 말을 지껄이고, 한국 현대사를 하나님의 섭리로 파악하는 국무총리 후보자 앞에서는 분석이나 고민을 할 만한 ‘깊이’ 자체를 찾기가 힘들다.


망언을 한 이들은 대개 ‘사석에서 튀어나온 말’이었지 진심은 아니었다고 변명한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그렇게 갑자기 튀어나온 말이야말로 진심임을 증명해준다. 오히려 망언은 이를 가능케 한 어떤 세계관 속에 존재하며, 이 세계관을 공유하는 담론의 공동체가 있음을 드러낸다.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은 제국주의적 세계관을 공유한 일본인들이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망언을 하는 목사의 설교를 듣는 신자들, 망언의 교과서가 된 극우논객을 따르는 네티즌들의 존재가 있다. 이 담론의 공동체 속에서 망언은 꾸준히 생산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들의 가치관, 세계관, 역사관 등이 일종의 ‘표현의 자유’로 수용된다는 데 있다. 광주학살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하는 극우논객은 ‘내가 그렇게 생각한다는데 뭐가 문제냐’고 언성을 높인다. 역사를 해석에 따른 복수적 서사로 보는 포스트모더니즘도 한국에 오면 이렇게 일차원적인 ‘자유론’으로 둔갑한다. 공통의 역사적 인식을 정립하지 못한 채 역사 자체가 자유와 표현의 문제로 변질될 때, 그 사회는 영원히 역사의 유령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다.


한국의 보수적 ‘망언가’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미국이야말로 갈등을 통한 진보의 역사를 소중히 간직한다. 가령 아무리 보수적인 공화당 국회의원도 마틴 루서 킹에 대해 함부로 말할 수 없으며, 그의 생일은 국경일이기까지 하다. 우리의 광주항쟁은 어떤 대접을 받는가? 최근 애인과의 전화통화에서 인종차별 발언을 했음이 드러난 엘에이 클리퍼스 농구단의 구단주 도널드 스털링은 미국프로농구협회에서 영구제명을 당하고 고액의 벌금까지 물었다. 아예 트위터와 페이스북, 교회에서 대놓고 하는 한국의 ‘공적인’ 망언들은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는다. 반면, 한 진보당 국회의원이 당원모임에서 했다는 발언은 순식간에 무리하게 사법처리되는 중이다. 망언은 사실 ‘자유’가 아니라 ‘권력관계’에 불과함을 여기서 알 수 있다. 그러면서도 망언자들, 나아가 일부 진보 지식인들조차 망언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들먹인다. 자유의 역설은 그것이 보장되기 위해서라도 자유의 규제를 요청한다는 데 있다. 실제로는 권력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자유로 포장되어 팔리는 망언 앞에서, 진짜 자유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따져볼 때가 되었다.


문강형준 문화평론가


출처: 한겨레신문 논단



  • ?
    엉망진창 2014.06.13 20:27
    무식한 사람이 막말하는 사람보다
    훨씬 존경스런 세대 입니다
    망언하고 당선되면
    명언으로 자리매김하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망해가는 국가 입니다
  • ?
    망언의책임 2014.06.13 23:09
    지금 한국사회는

    그냥 들어보니 정치적으로는 사망인 데...
    한시간 강연을 다 들어보니 종교적으로는 괜찮다고한다.

    이게 무슨 해괴 망칙한 소린가!
    한국의 정치 공동체가 한국의 종교 공동체 보다 더 윤리적이고 양심적이란 말인가?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다.
    한국의 종교 공동체는 망했다!

    사실 공동체의 책임이라기 보다는
    일차적으로는,

    목사들,
    종교지도자들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이들의 사상을 꼴 지워온
    신학교수들에게 그 근본적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한번 따져보자

    육이오도,
    일제강점도,
    다 하나님의 뜻이다?

    지금의 북한 김정은 도
    유태인 학살 히틀러 도
    다 하나님의 뜻이다?

    노아의 홍수도
    사백년 노예생활도
    여리고성의 싹쓸이도
    다 하나님의 뜻이다?

    신학교 교실에서
    이 문제에 대해 한번 시원하게 대답해본 적이 있는가?

    공동체에게 막연하게 그 책임을 묻기전에,
    김 접장님에게
    한 번 물어 보고 싶은 것이다.
  • ?
    김원일 2014.06.14 03:56

    좋은 질문.

    교실에서 어떻게 말하는지 궁금하시면
    제 학생들에게 물어보심이. ^^


    옆 동네에서, 여기서

    제가 그동안 줄기차게 올린 글들에도 답이 있을 듯.

  • ?
    왈수 2014.06.13 23:45
    그런 이야기는 다 아는 이야기에 불과하고, 나에 대한 아래의 글을 살피시고 사과의 글이나 올려보셔.
  • ?
    김원일 2014.06.14 04:12
    "다 아는 이야기"를 전혀 모르는 듯.
    그대도 읽으라고 올린 글인데. ^^

  1.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2. No Image notice by admin 2013/04/06 by admin
    Views 36682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3. No Image notice by admin 2013/04/06 by admin
    Views 53694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4. No Image notice by admin 2010/12/05 by admin
    Views 85492 

    필명에 관한 안내

  5. 문창극 쇼의 뒷면--문창극 빗자루 귀신에 홀리지 말기

  6. 구원파 유병언 살해괴담이 나도는 까닭은?

  7. No Image 21Jun
    by 배달원
    2014/06/21 by 배달원
    Views 676 

    고성 총기 난사사고 - [전입 온 관심 사병]이라니

  8. No Image 21Jun
    by 배달원
    2014/06/21 by 배달원
    Views 502 

    전교조가 친일을 했나, 연구비를 가로챘나?

  9. 정성근 장관 내정자 "조국·공지영, 북한 갈 자유 있다" "종북주의 준동, 국민 선택 박근혜 아닌 문재인이었다면? 모골 송연"

  10. No Image 21Jun
    by ^~^
    2014/06/21 by ^~^
    Views 718 

    웃자고 퍼온 글입니다.^^

  11. 총리 후보자며 장관, 비서관 후보자로 내세운 사람들을 한 번 보라. 제 나라 사람을 못난 국민으로 몰고 일제를 칭송하고 독재를 편들고, 군 복무 기간에 석·박사 학위를 따고, 제자 논문과 연구비를 훔치고 자기 논문 복제를 일삼아 교수 자리를 얻고... 누구 하나 법 지키며 살아온 사람은 눈을 까뒤집고 봐도 없다.

  12. 그속에서 놀 던 때가 그립습니다

  13. 절름발이 오리

  14. No Image 20Jun
    by 월드컵
    2014/06/20 by 월드컵
    Views 684 

    우루과이? 이탈리아? 둘 중 하나는 짐 싼다

  15. No Image 20Jun
    by 평화교류협의회
    2014/06/20 by 평화교류협의회
    Views 575 

    [평화의 연찬 제119회 : 2014년 6월 21일(토)] “한완상 교수의 참회하는 마음으로 쓴 수난절 편지”

  16. 안식일교인에게 미국은 무엇인가? - 벤 칼슨의 경우

  17. 재판부가 입장을 바꾼 것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 투쟁하고 또 투쟁하기

  18. 권은희 수사과장님

  19. No Image 19Jun
    by 김균
    2014/06/19 by 김균
    Views 789 

    내 뜻? 하나님의 뜻?

  20. No Image 19Jun
    by 김운혁
    2014/06/19 by 김운혁
    Views 734 

    셋째천사의 핵심 기별인 큰 안식일에 대해 : 동영상

  21. facebook에서 -곽건용

  22. 내시경

  23. No Image 19Jun
    by 최종오
    2014/06/19 by 최종오
    Views 1068 

    개에게 심하게 물린 경우(하문하답: 고소문제)

  24. No Image 19Jun
    by 선한사마리아
    2014/06/19 by 선한사마리아
    Views 655 

    우간다현지SDA 선교사의 자녀(13세아동)의 생명을 살리는 서명에 참여해주세요

  25. 친일은 용서할 수 있지만 공산당은 용서할 수 없는 이승만의 후예들과 빨갱이 예수

  26. No Image 18Jun
    by 한결같이
    2014/06/18 by 한결같이
    Views 684 

    바닥에 있던 것들

  27. 동영상 : 지난 1700년의 역사의 폐허 속에 묻혀 있었던 안식일

  28. No Image 18Jun
    by good
    2014/06/18 by good
    Views 723 

    원통한 문참극 !! 2

  29. No Image 18Jun
    by serendipity
    2014/06/18 by serendipity
    Views 953 

    추억 명곡 베스트 / 가만히 가사에 귀 기울여 보세요

  30. 개밥

  31. No Image 17Jun
    by 김주영
    2014/06/17 by 김주영
    Views 789 

    리뷰 앤 헤랄드사 문을 닫는다

  32. 조국 “강경보수 논객 문창극, 만족함 알고 그만 두길” ------------- 보수 꼴통들은 보시오~~~ 무조건 옹호할거요?

  33. 박근혜/김기춘/문창극, 걔들 인간 맞아?

  34. 안식교단은 이제 둘로 나눠져야 할 때가 왔다.

  35. 왠.. 소갈딱지 하고는'''

  36. 아침을 열며 읽은 글.

  37. 과객 님의 코미디 같은 발언

  38. 덕하 예수

  39. 나는 지금

  40. "문창극 총리 강행한다면 박정희 친일문제 논할 수밖에"

  41. 가난한 집 아이들의 사회적 유전자

  42. K형, 오래 앓는 병은 약이 된다는 말 다 헛말입니다

  43.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 싶은가?

  44. No Image 15Jun
    by 배달원
    2014/06/15 by 배달원
    Views 589 

    돈의 전쟁, 상위 1% VS. 하위 40%간의 전쟁!

  45. No Image 15Jun
    by 하하
    2014/06/15 by 하하
    Views 545 

    노대래 공정위원장 “손석희는 빨갱이” 발언 논란......... 기자단과 술자리서 언급… 기자들 ‘정보보고’만 하고 보도는 안해

  46. No Image 15Jun
    by 어쩌다가
    2014/06/15 by 어쩌다가
    Views 561 

    저 목사는 도대체 어떤 신을 믿고 있는가 ?

  47. 문창극, '반쪽 대통령'이 자초한 인사 참극 [주간 프레시안 뷰] 오만한 여당, 무기력한 야당

  48. "나 기잔데, 소주 2/3병 밖에"…정성근, 음주운전 논란

  49. 우연히 이 공간을 보고서..

  50. No Image 15Jun
    by 곰디오
    2014/06/15 by 곰디오
    Views 983 

    대리운전 상담원 누나의 패기

  51. No Image 15Jun
    by 곰디오
    2014/06/15 by 곰디오
    Views 713 

    이 사람들 노벨평화상 줘야 디아

  52. 안식일 - 우리 이래도 되는 겁니까?

  53. No Image 14Jun
    by 하하
    2014/06/14 by 하하
    Views 838 

    김제동 "엄마 나 빨갱이 맞습니다"

  54. 원통한 문창극 !!

  55. No Image 14Jun
    by serendipity
    2014/06/14 by serendipity
    Views 577 

    Black Swan - Last Dance Scene ("I was perfect...")

  56. 망언은 어떻게 생산되는가

  57. No Image 13Jun
    by 김원일
    2014/06/13 by 김원일
    Views 714 

    저 높은 곳을 향하여: 개뿔

  58. No Image 13Jun
    by 김원일
    2014/06/13 by 김원일
    Views 715 

    이젠 하나님하고 안 놀기

  59. 뭔소리냐 하면...

  60. 이번 안식일에 교회에 가서 교회 지도자들에게 물어 볼 질문

  61. 한국은 기독교가 나라를 망하게 할겁니다

  62. 김원일 접장님에게 사과를 요구합니다.

  63. 교회에도 한 가지 사안을 가지고 두 가지로 나뉘는데, 여기도 그러네

  64. 희귀한 동물

  65. 유병언 도피 지원 '신엄마' 자수..檢 체포영장 집행

  66. 한국 세계에서 유일하게 1위 대단한 한국 1등했다

  67. 내가 겪은 종말론

  68. [단독] 문창극,- 염치없는 본인심사 에 본인이 나서는 ‘셀프 석좌교수’

  69. No Image 12Jun
    by 밀양
    2014/06/12 by 밀양
    Views 603 

    송전탑 철거 女경…기념사진 “웃으며 ‘브이’” 노인·수녀 등 부상,

  70. No Image 12Jun
    by hm,
    2014/06/12 by hm,
    Views 1004 

    <<젊은 시절, George H. Rue의 가족 사진 (고-류제한 박사/위생병원 원장)

  71. 정의를 묻는 할머니 말씀.

  72. No Image 12Jun
    by jtbc
    2014/06/12 by jtbc
    Views 713 

    "해경, 잠수사에게 발설 금지 각서"

  73. KBS 9시 뉴스 문창극 보도 나간후..기자협회가 올린 트윗글..

  74. 본성을 드러내는 밧세바와 다윗의 적나라한 이야기

Board Pagination Prev 1 ...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 225 Next
/ 225

Copyright @ 2010 - 2016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