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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틱] 망언은 어떻게 생산되는가 / 문강형준


문강형준 문화평론가


세월호 참사를 거치며 한국에 망언을 일삼는 이들이 많음이 드러났다. 국회의원, 장관, 목사, 교수에서부터 서울시장 후보의 막내아들에 이르기까지 망언을 하는 이들의 범위는 넓고 깊었다. 이번엔 고르고 골랐을 국무총리 후보자까지도 망언 대열에 합류했다. 사회에서 일정한 권위를 가진 이들의 망언 역시 그 수준에서 결코 ‘일베’에 뒤지지 않음이 증명되었다.


‘상식에서 벗어난 말’이라고 다 망언은 아니다. 상식은 진리가 아니며 허상일 때가 많다. 상식에서 벗어나는 사고나 말은 오히려 창조적인 사유를 위한 디딤돌이기도 하다. 니체의 독백이나 데이비드 허버트 로런스의 에세이에는 비상식적 발언이 넘쳐나지만, 깊은 공부와 독창적 시각이 낳은 이들의 비상식적 사유는 상식을 넘어서는 새로움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최근 문제가 된 이들의 망언에서 인식의 새로움을 거론하기란 낯뜨거운 일이며, 느껴지는 것은 인식의 천박성뿐이다. 세월호 참사에 대고 ‘왜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갔느냐’거나 ‘시체장사에 한두 번 당해 보았느냐’는 말을 지껄이고, 한국 현대사를 하나님의 섭리로 파악하는 국무총리 후보자 앞에서는 분석이나 고민을 할 만한 ‘깊이’ 자체를 찾기가 힘들다.


망언을 한 이들은 대개 ‘사석에서 튀어나온 말’이었지 진심은 아니었다고 변명한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그렇게 갑자기 튀어나온 말이야말로 진심임을 증명해준다. 오히려 망언은 이를 가능케 한 어떤 세계관 속에 존재하며, 이 세계관을 공유하는 담론의 공동체가 있음을 드러낸다.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은 제국주의적 세계관을 공유한 일본인들이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망언을 하는 목사의 설교를 듣는 신자들, 망언의 교과서가 된 극우논객을 따르는 네티즌들의 존재가 있다. 이 담론의 공동체 속에서 망언은 꾸준히 생산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들의 가치관, 세계관, 역사관 등이 일종의 ‘표현의 자유’로 수용된다는 데 있다. 광주학살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하는 극우논객은 ‘내가 그렇게 생각한다는데 뭐가 문제냐’고 언성을 높인다. 역사를 해석에 따른 복수적 서사로 보는 포스트모더니즘도 한국에 오면 이렇게 일차원적인 ‘자유론’으로 둔갑한다. 공통의 역사적 인식을 정립하지 못한 채 역사 자체가 자유와 표현의 문제로 변질될 때, 그 사회는 영원히 역사의 유령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다.


한국의 보수적 ‘망언가’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미국이야말로 갈등을 통한 진보의 역사를 소중히 간직한다. 가령 아무리 보수적인 공화당 국회의원도 마틴 루서 킹에 대해 함부로 말할 수 없으며, 그의 생일은 국경일이기까지 하다. 우리의 광주항쟁은 어떤 대접을 받는가? 최근 애인과의 전화통화에서 인종차별 발언을 했음이 드러난 엘에이 클리퍼스 농구단의 구단주 도널드 스털링은 미국프로농구협회에서 영구제명을 당하고 고액의 벌금까지 물었다. 아예 트위터와 페이스북, 교회에서 대놓고 하는 한국의 ‘공적인’ 망언들은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는다. 반면, 한 진보당 국회의원이 당원모임에서 했다는 발언은 순식간에 무리하게 사법처리되는 중이다. 망언은 사실 ‘자유’가 아니라 ‘권력관계’에 불과함을 여기서 알 수 있다. 그러면서도 망언자들, 나아가 일부 진보 지식인들조차 망언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들먹인다. 자유의 역설은 그것이 보장되기 위해서라도 자유의 규제를 요청한다는 데 있다. 실제로는 권력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자유로 포장되어 팔리는 망언 앞에서, 진짜 자유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따져볼 때가 되었다.


문강형준 문화평론가


출처: 한겨레신문 논단



  • ?
    엉망진창 2014.06.13 20:27
    무식한 사람이 막말하는 사람보다
    훨씬 존경스런 세대 입니다
    망언하고 당선되면
    명언으로 자리매김하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망해가는 국가 입니다
  • ?
    망언의책임 2014.06.13 23:09
    지금 한국사회는

    그냥 들어보니 정치적으로는 사망인 데...
    한시간 강연을 다 들어보니 종교적으로는 괜찮다고한다.

    이게 무슨 해괴 망칙한 소린가!
    한국의 정치 공동체가 한국의 종교 공동체 보다 더 윤리적이고 양심적이란 말인가?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다.
    한국의 종교 공동체는 망했다!

    사실 공동체의 책임이라기 보다는
    일차적으로는,

    목사들,
    종교지도자들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이들의 사상을 꼴 지워온
    신학교수들에게 그 근본적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한번 따져보자

    육이오도,
    일제강점도,
    다 하나님의 뜻이다?

    지금의 북한 김정은 도
    유태인 학살 히틀러 도
    다 하나님의 뜻이다?

    노아의 홍수도
    사백년 노예생활도
    여리고성의 싹쓸이도
    다 하나님의 뜻이다?

    신학교 교실에서
    이 문제에 대해 한번 시원하게 대답해본 적이 있는가?

    공동체에게 막연하게 그 책임을 묻기전에,
    김 접장님에게
    한 번 물어 보고 싶은 것이다.
  • ?
    김원일 2014.06.14 03:56

    좋은 질문.

    교실에서 어떻게 말하는지 궁금하시면
    제 학생들에게 물어보심이. ^^


    옆 동네에서, 여기서

    제가 그동안 줄기차게 올린 글들에도 답이 있을 듯.

  • ?
    왈수 2014.06.13 23:45
    그런 이야기는 다 아는 이야기에 불과하고, 나에 대한 아래의 글을 살피시고 사과의 글이나 올려보셔.
  • ?
    김원일 2014.06.14 04:12
    "다 아는 이야기"를 전혀 모르는 듯.
    그대도 읽으라고 올린 글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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