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 먹을....각하의 유체이탈화법은 변함없다

by 시사인 posted Jun 23, 2014 Likes 0 Replie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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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왜 사과 안할까. '김기춘 사수' 의지

단순 '유체이탈 화법' 넘어서 "밀리면 죽는다"는 위기감 발로

2014-06-24 16:31:28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문창극 낙마와 관련,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는 이유는 그것을 통해 검증을 해서 국민들의 판단을 받기 위해서인데 인사청문회까지 가지 못해서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부디 청문회에서 잘못 알려진 사안들에 대해서는 소명의 기회를 줘 개인과 가족이 불명예와 고통 속에서 평생을 살아가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요컨대 안대희 후보에 이어 문창극 후보까지 총리 후보가 연쇄낙마한 것은 마치 야당이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했기 때문이라는 투다. 박 대통령 발언에 대해 당연히 야권은 강력 반발했다.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보내지도 못한 대통령이 국회의 탓을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질타했고, 박범계 원내대변인도 "인사청문절차도 밟지 못할 부적격자를 지명하고 국민여론에 떠밀려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보내지 않아 인사청문절차를 시작도 못했는데 무슨 책임전가를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힐난했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도 "정말 끝까지 자신의 잘못은 손톱만치도 없나”라고 일갈했다.

SNS 분위기도 대부분 어이없다는 쪽이어서,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각하의 유체이탈화법은 변함 없는 듯. 전문용어로 'OBE'라고 하죠. Out of Body Experience"라고 비꼬았다.

문창극 파동을 접하는 박 대통령 태도를 볼 때 박 대통령은 자신의 인사에 대해 전혀 사과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하긴 나어린 수백명 학생들이 죽은 세월호 참사에도 20일이 지난 후에나 사과를 했을 정도니, 그럴만하다. 청와대가 막판까지 문창극 후보에게 자진사퇴를 압박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간다. 박 대통령이 지명철회만 하면 간단히 끝나는 일이나, 이럴 경우 모든 책임이 박 대통령에게 돌아가고 대국민 사과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이같은 태도에는 진 교수가 말한 '유체이탈화법'을 넘어서 절대로 김기춘 비서실장을 경질할 수 없다는 의지가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안대희 낙마의 책임을 물어 민정수석을 교체했다. 그러나 이어 문창극 낙마사태가 발발하자 이번에는 인사위원장인 김 실장의 교체가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문창극 파동 기간에 민정수석은 사실상 공석 상태였기 때문이다. 당연히 야당은 물론이고, 새누리당 유력 당권주자인 김무성 의원 등 새누리당 내에서도 김 실장 교체 요구가 비등하고 있다.

이에 맞서 서청원, 홍문종 등 친박핵심들은 김기춘 구하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기춘 실장이 사퇴하면 마치 엄청난 국정 혼란이 야기될 것처럼 분위기를 잡아가면서 김기춘 교체 불가론을 펴고 있다. 이같은 친박핵심들의 반응은 박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 요구에 밀려 김 실장을 경질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란 메시지인 셈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7.14 전당대회에서 당권이 비주류 쪽으로 넘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에, 청와대만은 김 실장 등 친위세력으로 '철통 사수'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위기감이 드러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더이상 밀리면 죽는다'는 위기감의 발로로 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박 대통령이 이런 노선을 고집할수록 박 대통령은 더욱 깊게 수렁으로 빠져들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한국갤럽><리얼미터> 주간정례조사에서는 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질렀다. 부정평가가 한번 긍정평가를 앞지르면 다시 역전되기란 거의 힘들다는 게 여론전문가들의 대체적 지적이다. 임기초에 지켜보던 많은 국민들이 이제는 더이상의 기대를 접고 싸늘하게 등을 돌렸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 임기는 아직 3년 8개월이나 남아있다. 이런 시점에 '더이상 밀리면 죽는다'는 식의 박 대통령의 태도는 다수 국민들에게 '절망적 불통'으로 점점 깊게 각인되고 있다. 대통령 개인에게나 국민에게나 더없이 불행스런 사태의 전개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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