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와 신자 모두에게 드리는 말

by 배달원 posted Jul 12, 2014 Likes 0 Replies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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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세월이 흐르면서 달라집니다.

사람들의 요구가 종교를 달라지게 하는 것입니다.

종파들이 여기저기에서 생기게 된 것입니다.

 

어느 사람은 한 종파에 머물고 그 종파가 주장하는 교리의 눈으로 자신의 종교를 바라봅니다.

그런 분들의 특징은 신념이 확고합니다.

타협도 없고 오로지 자신의 신념만이 옳다고 주장합니다.

그런 분들에게 토론은 자신의 신념을 주장하는 데 지나지 않습니다.

 

대승불자가 보기에 소승불자는 문자에 묶인 노예와도 같습니다.

소승불자가 보기에 대승불자는 방자하기가 그지없습니다.

기독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위 보수적인 입장에서는 진보신학이란 타락한 것에 불과합니다.

진보신학이 보기에 전통신학은 보수꼴통입니다.

둘 다 토론은 이뤄지지 않고 삿대질만 있을 뿐입니다.

 

원시종교를 찬양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종교가 출범할 당시의 입장으로 돌아가는 걸 매우 순수한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그건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오류일 수 있습니다.

 

종교는 혁명과 마찬가지로 한 사람의 생각에서 출발합니다.

결국 종교도 생각입니다.

한 사람의 생각 위에 또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보태어져 생각의 크기가 비대해지는 것입니다.

 

저는 종교인이 아닙니다.

다만 종교를 존중하는 사람입니다.

저의 입장에서 볼 때 불자와 신자 모두 과거에 너무 얽매여 있습니다.

제가 관심을 기울이는 과거는 종교의 생성에 기인한 요인들입니다.

생각이 일어나게 된 배경입니다.

 

저의 결론을 말하면,

종교는 문화적 그리고 민족적 토양에서 자란 생각입니다.

따라서 당대의 문화적 그리고 민족적 역사의 상황을 알지 못하면 종교가 이해되지 않습니다.

생각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이해하지 못하면 종교의 진면목을 보지 못합니다.

 

과학과 철학이 발달하면서 종교의 입지는 거의 사라지고 있습니다.

종교는 미개한 지역에서 성행하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그렇지만 종교는 고대인의 과학이고 철학이었습니다.

인류의 역사를 수놓은 장려한 사고였지요.

 

마지막으로 하고픈 말은 어떻든 종교는 산 사람을 위한 것이지 죽은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살아 있으면서 종교가 자신에게 유익하다고 생각되면 종교를 취하고, 종교가 단지 문화라고 생각되면 문화에 대한 이해의 대상으로 보면 됩니다.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선택이라서 전혀 다툴 일은 아니지요.

 

더러 사람들은 토론을 한답시고 네가 잘못 알고 있어하고 말하는데, 잘 안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냥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펼치면 됩니다.

시비를 거는 사람도 분에 넘치게 상대방을 나무라거나 조소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동시대를 살면서 구구한 의견들이 난무하고 그것들을 나누는 가운데 각자 자신의 생각을 바로 잡아가면서 사는 거지요.

아골은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휴게소 같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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