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사 년 전 옆 동네로부터 나와서 이 누리를 시작하려 했던 이유
단 하나였다.
실명제.
옆 동네에서
누리꾼들에게 묻지도 않고 갑자기 실명제를 선언했다.
그래서 나오기로 결심했다.
진보 사이트를 만들고 싶어서도 아니었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더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필명 누리꾼들에게 돗자리를 마련해주고 싶었을 뿐이었다.
다른 이유는 정말 없었다.
그런데 그곳 새 관리자는
실명제 외에
그동안 그곳에 올라온 어떤 글들의 성향에 대해서도 길게 언급했다.
관리자의 자격으로였는지 누리꾼의 자격으로였는지는 확실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그랬다.
실명제로 탈바꿈하지 않았어도
그래서 그때 속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이 누리를 처음 시작할 때 개인 블로그 형식이었는데
그건 옆 동네와 같은 형식의 대규모 사이트를 운영할만한 인터넷 지식도, 시간도 없어서였다.
그러나 뜻밖에 많은 분이 참가해주셨고
그 양을 개인 블로그로 감당하기 어려웠다.
마침 기술 담당자님을 누가 소개해주셔서
옆 동네와 흡사한 형식으로 이 누리를 열게 되었다.
하지만 한 번 더 분명히 밝히고 싶은 것은
내가 처음에 블로그 형식으로 시작한 것이
개인 진보 블로그나 그 비슷한 사이트를 운영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방법을 배워서 작은 규모로 운영할 만한 것이 블로그였고
그 블로그 안에서 누구든 실명, 필명으로
허형만 목사님이 관리자로 운영하시던 옆 동네 자유 게시판을 참고하며
작은 규모로나마 나름 내 방식과 철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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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IP 차단하지 않느냐
이 누리 그 때문에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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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고백하자면
이 누리를 내 개인 블로그로 바꿔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나 그럴 권리는 처음부터 없었다.
이 누리를 만들어 열고 들어올 때
아예 문밖에 놓아두고 들어온 권리이므로.
이 누리의 질과 성향은
관리자의 (간혹 어쩔 수 없는) 제제나 참견이 아닌,
올라오는 글/댓글의 질과 양, 성향, 그리고 조회 수가 결정한다.
영어식으로 말하면
What you see is what you get이다.
우리식으로 말하면
"보시다시피"라고 할까.
You are what you eat,
즉, 네가 먹는 게 바로 너다라는 표현도 있는데
이 누리가 먹는 게 바로 이 누리다.
글 올리던 많은 사람이 떠나며 남긴 공간 속에서
재림 교리의 "기형아" 취급받는 글이 비교적 높은 조회 수를 누리며 쉬임없이 올라오고
그 글에 대한 댓글 또한 끊이지 않는다.
사실 나는 그의 글보다
그의 글이 상대할만한 가치가 있는 듯 줄줄이 엮이는 댓글이
훨씬 더 신기하다. ^^
하긴,
지금까지 이 교단이 고수해 온 재림 교리는 건전하며 정상이고
거기에 비추어 김운혁님의 글은 기형이라고 보는 바로 그 사고의 틀이
비교적 높은 조회수와 빈번한 댓글을 창출해 내는 것이리라.
역시 우리가 "재림" 교인은 "재림" 교인이라는 생각도 든다. ^^
한 번 했던 얘기지만
야곱의 환란이 어떻고
144,000이 어떻고
교황이 어떻고 하며
말세의 시간표를 놓고 홍야홍야하는 집단에서,
김운혁 현상이 뭐 그리 이상할 것 있는가.
그러하지 아니한가, 형제자매여.
그런데 그중 적잖은 수는
마치 기형아 구경하는 심정으로 웃으며 읽는 것 같고
더러는
좀 심하게 말하면
별로 곱지 않은 심성으로 때려잡을 듯 달려들어
개 패듯 패기도 한다.
(그와 대화하는 모든 분을 두고 하는 말 물론 절대 아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길 가던 어떤 정신 이상 십 대 소년이
뭐라고 소리 지르며 철조망 울타리 너머로 운동장에 있는 우리에게 조약돌 몇 개 던지자
옆에 있던 어른들이 그를 몰매로 때렸고
선생님 한 분이
때리지 말라고, 그냥 말리면 될 것을 왜 때리느냐고 하셨다.
(조형일 선생님이셨는데--삼육 출신들 조영일 선생님과 혼동하지 말기--졸업 후 한 번도 못 뵈었다. 어디 계실까.)
김운혁님은 정신 이상자도 아니고
나름 믿는 바에 집착하며 외칠 뿐이다.
그리고 그의 외침 그 바탕에는
이 공간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있다.
그 신뢰를 무자비하게 깨는 것 또한 이 누리의 누리꾼들이다.
자, 생각해 보자.
이 누리는
참여하는 누리꾼 수가 처음보다 꽤 줄었고
그 빈자리에 김운혁님의 글이 꽤 올라온다.
한 페이지에 80개의 글이 올라오는데
그는 보통 그 십 분의 일인 8~9번 정도 (때론 그 이상) 글을 올린다, 한 페이지당.
숫자만 놓고 보면
통제해야 할 만큼 자주 올라오는 것은 아니다.
옛 프리지아님 같은 분이
채빈님 같은 시인이
그 정도의 글을 올린다면
불평은커녕
우리는 고마워하지 않겠는가.
김운혁님의 글
조회 수 만만치 않고
댓글 또한 그렇다.
어쨌든 이것이 이 누리의 현주소다.
그러나 주소가 어떠하든
문패에 올라 있는 이름은
김원일이 아니라
민초다.
절대 바라지 않는 일이지만
만에 하나 이 누리가 극우파의 인해전술로
우왕좌왕이 아닌 우왕우왕으로 ^^ 그림이 바뀌어도 그냥 둘 것인가.
그 반대로
좌왕좌왕만 한다면?
그건 그때 가서 본다.
그때가 오면. ^^
Everything changes except change itself,
변화 그 자체 외에는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이 명언을 구태여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 누리도 변해왔고 또 변해갈 것이다.
앞으로 이 문패의 주소나 이름이 어떻게 변할지 나는 모른다.
예측할 수도 없고, 예측할 필요도 느끼지 않는다.
그저 아침저녁에,
그리고 그 사이에
들여다볼 수 있는 만큼 들여다보며
오늘 내가 이 누리에서 해야 할, 할 수 있는
지극히 제한된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행동할 뿐이다.
부제가 이 누리를 다시 생각한다였다.
다시 생각해도
이 누리는 처음처럼이다.
아직은. ^^
여러분의 건강과 건필을 빈다.
동감이오 !!
이상한 모습이 나타나면 한번더 쳐다 보듯이
요상한 글은 논쟁도 많기 마련..
김운혁님 글도 식상하면
논쟁도 자연적 식기 마련 일 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