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이렇게 천사와 귀신 얘기를 좋아하는지 전에는 몰랐다. 내가 이런 얘길 하면 'ㅉㅉ 드디어 맛이...' 할 줄 알았는데 의외의 '열화와 같은'(!!) 반응에 나도 놀랐다. 왜 설교 메일이 안 오냐는 '항의성' 메일을 몇 통이나 받았다(이 설교문은 약 250명에게 매주 이메일로 배달된다).
천사니 악마니 하는 얘길 사람들은 오랫동안 미개한 '신화적 세계관'의 잔재로만 여겨왔다. 개명한 세상에 무슨 천사, 악마냐고 말이다. 나 역시 그랬다. 그래서 성서가 '귀신들렸다'고 말할 때 나는 '흠, 정신질환 얘기군. 아니면 구조적 악에 대한 얘기거나...'라고 생각해왔다. 나는 아직도 이 말이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게 그렇게 간단히 치부하고 넘어갈 얘기는 아니란 얘길 하고픈 거다.
나는 여전히 인격체로서의 천사와 악마에 대해선 '?'이다. 다만 그것이 인격체처럼 여겨지고 느껴질 정도로 '힘'과 '에너지'가 워낙 장난이 아니게 강하다는 점은 느껴진다. 아마 그래서 옛날 사람등이 이것들을 인격체로 여겼던 모양인데, 나도 계몽적 합리성의 세례를 받은 현대인이므로 그렇게 여기는 게 쉽지는 않다. 뭐, 그렇게 여기지 않으면 안 되는 것도 아니고...
각설하고, 천사와 악마에 대한 두 번째 설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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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얼 17일 / 성령강림절 열두 번째 주일
그 이상의 뭔가가 있다 2
시편 82:1-8 마가 5;1-13
곽건용 목사
귀신 목소리를 듣다!
고등학교 1학년 때인가, 다니던 교회에서 있었던 일인데 저는 지금껏 그 일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때 제가 다니던 교회 중고등부는 오전에 예배드리고 오후에 성경공부를 했는데 하루는 오후 성경공부 시간에 어떤 분이 특강 강사로 왔습니다. 그분은 이단종파연구소인가 하는 기관의 소장인 탁명환 목사라는 분이었습니다. 이 분은 오래 전에 자기 운전수에게 살해당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인물인데 그때는 그런 일이 일어날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날 그분은 우리 중고등학생들에게 귀신 음성을 들려줬습니다. 그는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귀신들 목소리를 녹음했다는 겁니다. 그걸 우리들에게 들려줬는데 4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목소리가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뭐라고 해야 할까, 아주 탁하고 괴기한 음성이었습니다. 귀신들은 자기가 누군지, 언제 어떻게 이 사람에게 들어왔는지, 얼마나 억울한 사정이 있는지를 낱낱이 말했고 가끔 인터뷰(?)를 하는 탁 소장에게 욕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저는 지금도 의아하게 생각합니다. 왜 어린 중고등 학생들에게 그런 얘기를 들려줬는지 아직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는 그나마 고등학생이었지만 그 자리에는 중학교 1학년 아이들도 있었는데 그 아이들은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저도 그 일을 겪은 다음에 1주일 이상 밤엔 변소도 못 갔는데 어린 아이들은 오죽했겠냐 말입니다. 뭘 바라고 그런 ‘특강’을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앞으로 서너 주일은 천사와 귀신에 대해 설교하려 합니다. 댄 브라운의 소설 <천사와 악마>와 같은 ‘고상한’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여러분과 제가 알고 있는 바로 그 악마와 천사에 대해 얘기하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제가 이런 주제로 설교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제대로 믿으려면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하던 제가, 믿음이라는 것이 합리와 이성을 초월할 수 있고 하나님은 사람이 알 수 없는 분이기는 하지만 그래서 믿음은 상식을 초월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 먼저 상식을 존중해야 하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온 제가 천사와 악마라니, 이게 무슨 자다가 봉창 뜯는 소린가 하고 생각할 분도 있으리라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의사 선생님이 한 분 계십니다. 이 분은 한국 소아과 분야의 권위자로서 평생 안병무 선생님과 가까운 친구로 교류하시면서 의사로서뿐 아니라 신실한 기독교인으로서, 그리고 사회운동가로 헌신해 오신 분입니다. 이 분이 이런 취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나는 신유의 기적을 믿지 않는다. 기도해서 기적적으로 불치병이 낫는다는 것은 의사로서 믿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만일 그 어떤 의학조치도 취하지 않았는데 단지 기도를 통해서 암세포가 사라졌고 그것이 의학적으로 확인됐다면 나는 그것을 기도 덕분이라고 인정한다.” 저는 이 태도가 의사로서, 그리고 기독교인으로서 올바른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이고 ‘현실에서 멀어진 일’이며 ‘그것에 대한 경험’입니다. 현실적으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그것을 보고도 안 믿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보고도 믿지 않는다면 그것은 ‘독단’이고 ‘고집’이라고 해야겠죠.
미친 사회
지지난 주일에 얘기했지만 제가 천사와 악마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게 된 것은 현재 한국의 대통령 때문입니다. 그 얘긴 지지난 주일에 했으니까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요즘 멀리서나마 한국사회를 지켜보면서 가장 많이 하게 되는 말은 ‘미쳤어!’라는 말입니다. 여러분은 그렇지 않습니까? 미쳐도 그냥 미친 게 아니라 나라 전체가 뭔가에 단단히 홀렸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무엇인가에 단단히 사로잡혀 있다는 말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뭔가가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그 무엇인가가 있습니다.
칼 세이건은 유명한 과학자입니다. 그가 썼고 나중에 다큐로 제작되어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우주의 탄생과 현재에 대해서 좋은 가르침을 준 <코스모스>는 그의 역작 중 하나입니다. 그가 말년에 쓴 <악령에 사로잡힌 세계 Demon Haunted World>라는 책이 있습니다. 우리말 번역은 <악령이 출몰하는 세계>인데 이보다는 <악령에 사로잡힌 세계>라고 번역하는 게 맞지요. 제목은 이렇지만 이 책은 악령에 대해서 말하는 책이 아니라 철저하게 과학서적입니다. 하지만 그가 제목을 그렇게 지었다는 게 제게는 의미 있게 보입니다. 악령에 사로잡힌 세계라, 요즘은 이 말이 사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세월호 참사에서 살아남은 한 단원고 학생이 프란시스코 교종에게 이런 편지를 썼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미친 것 같습니다. 다소 과격한 표현이라 할지라도 이렇게라도 표현해 우리나라의 심각성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같이 웃고 밥 먹고 껴안던 친구들이, 18년 동안 아끼고 쓰다듬으며 귀하게 키운 자식들이, 한순간에 모두 예고도 없이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었는데 정부는 우리를 외면하려고만 합니다…….” 저는 이 편지를 읽으면서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그리고 어린 학생으로 하여금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든 어른들과 정부에 화가 났습니다. 어린 학생 눈에도 한국사회는 ‘미친 것’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이 학생에게는 사회 전체가 미쳤다고, 나라가 미쳤다고 느껴지는 겁니다. 그것도 단순한 정신질환이 아닌, 뭔가에 사로잡힌 것 같다는 겁니다.
이런 저런 일들을 계기로 저는 성서, 특히 신약성서가 천사와 악마에 대해서 어떻게 얘기하는가를 정신 바싹 차려서 꼼꼼히 읽었습니다. 그리고 관련 서적들을 찾아서 읽었습니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 제가 오랫동안 갖고 있던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단순히 천사와 악마에 대한 생각뿐 아니라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고 신앙을 대하는 태도 또한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그 얘기를 앞으로 몇 주 동안 해보려는 겁니다. 제가 하려는 얘기는 주로 천사와 악마에 대한 얘기지만 더 넓게 세상과 삶, 그리고 신앙에 대한 입장과 태도에 관한 얘기가 되겠습니다.
오늘 우리는 마가복음 5장에 나오는 군대 귀신에 대한 얘기와 시편 82편이 그리는 바, 신들이 하나님에게 재판을 받는 얘기를 읽었습니다. 시편 82편은 비교적 덜 알려져 있지만 마가복음 5장의 군대 귀신 얘기는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마치 처음 대하는 것처럼 두 본문을 꼼꼼히 읽어보겠습니다. 오늘은 우선 마가복음 5장을 읽어 보겠습니다.
예수님 일행이 갈릴리 바다 건너편 ‘거라사’라는 지역으로 갔습니다. ‘거라사’는 갈릴리 호수에서 55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곳으로서 희랍 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은 데카폴리스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곳 사람들은 구약성서가 금하는 돼지를 쳤던 모양입니다. 유대인들에게 돼지는 불결한 동물입니다. 그래서 먹지도 않고 하나님께 제물로 바치지도 않았습니다. 따라서 보수적인 유대인들의 눈에 이 지역을 불결한 곳으로 보였을 겁니다. 그래서 피해야 하는 곳이었던 거죠.
예수께서 배에서 내리시니 곧 악한 귀신 들린 사람 하나가 무덤 사이에서 나와서 예수님과 만났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갈릴리 호수와 거라사의 거리가 55킬로미터나 되는데 마가는 마치 예수께서 배에서 내리자마자 귀신 들린 사람을 만난 것처럼 썼습니다. 게다가 나중에 나오지만 군대 귀신 들린 돼지 떼가 내리막길을 내달아 호수에 빠져 죽었다고 했는데 둘 사이의 거리가 55킬로미터나 되니 이 얘기의 진위도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학자들은 오랫동안 이 문제를 갖고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왜 이런 잘못이 생겼을까요? 마가가 그 지역의 지리를 잘 몰랐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무슨 말이냐? 그럼 성경이 틀렸다는 얘기냐?’고 핏대를 올릴 사람이 있겠지만 사실이 그런 걸 어쩌겠습니까. 그래서 초대교회 교부 오리겐은 이 일이 벌어진 곳은 호수에서 2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게르게사’인데 마가가 ‘거라사’로 착각했다고 봤습니다. 오리겐 정도의 대학자도 어떻든지 이 문제를 풀어보려 했던 겁니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를 중요하게 여기지만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마가가 착각했을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게 이 사건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군대 귀신
무덤에 살았다는 귀신 들린 사람은 쇠사슬로도 묶어 둘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여러 번 쇠고랑과 쇠사슬로 묶어 두었지만 그걸 끊어버렸다는 겁니다. 귀신 들리면 힘이 장사가 되는 걸까요? 아무도 그를 제압할 수 없었다니 말입니다. 저는 이 얘길 읽을 때마다 ‘헐크’가 떠오릅니다. 화가 나면 상의가 찢어질 정도로 장대해지고 괴력을 발휘하는 헐크 말입니다. 귀신 들린 이 사람이 헐크 같았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누구도 그를 제압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여러분도 상상해보십시오. 밤낮 무덤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괴성을 질러 대며 돌로 자기 몸에 마구 상처를 내는 사람의 모습을 말입니다. 얼마나 무서웠겠습니까.
그랬던 그가 멀리서 예수께서 오시는 걸 보고 달려와 그 앞에 엎드려 “더 없이 높으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 나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하나님을 두고 애원합니다. 제발 나를 괴롭히지 마십시오.”라고 외쳤다고 했습니다. 갑자기 온순한 강아지가 됐습니다. 그는 예수님이 누군지 알아봤습니다. ‘사람’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가 있던 ‘귀신’이 알아봤습니다. 이 에피소드에서 말하는 이는 사람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귀신입니다. 여러분이 이걸 믿든 안 믿든, 제가 어렸을 때 들었던 음성이 귀신의 것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마가는 그렇게 이해했고 그렇게 썼습니다. 귀신이 예수께 엎드려 애걸복걸한 것은 예수께서 이미 “악한 귀신아,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라고 명령했기 때문이랍니다.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는 걸 들은 사람이 있을까요? 예수께서 제자들이 들을 수 있게 소리 내서 명령하셨을까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예수님과 귀신만 통하는 소통수단이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이것 역시 우리가 믿든 믿지 않든 마가는 그렇게 믿고 썼습니다. 이어지는 예수님과 귀신의 대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예수께서 그에게 “네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으셨습니다. 귀신도 이름이 있답니다! 이름이 있다는 말은 ‘정체성’이 있다는 뜻이고 귀신들 세계에서도 정체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귀신 세계에서도 각각의 귀신을 이름을 붙여서 구별해야 했다는 겁니다. 이 귀신은 자기 이름이 ‘군대’라고 했는데 그 이유는 ‘숫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이름은 누군가가 붙여주는 겁니다. 자기가 자기 이름을 짓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까 귀신에게 이름 붙여주는 누군가가 있었다는 얘기가 됩니다. 그게 누구였을까요? 지지난 주일에 읽었던 누가복음 11장에 나오는 귀신 두목 ’바알제불‘일까요? 아니면 바알세불보다 더 크고 높은 존재였을까요? 혹시 하나님이 귀신에게 이름을 붙여주신 것은 아닐까요? 터무니없는 얘기처럼 들리지만 앞으로 몇 주 동안 할 얘기를 감안하면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는 알 도리가 없지만 이름이 있다는 말은 누군가가 그에게 그 이름을 붙여줬다는 얘기입니다.
내쫓길 처지에 놓이게 된 군대 귀신이 예수께 호소합니다. 그는 자기를 ‘그 지역’에서, 그러니까 ‘거러사’ 지역에서 내쫓지 말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왜, 그는 왜 이렇게 호소했을까? 왜 자기를 거라사 지역에서 내쫓지 말라고 사정했을까요? 혹시 그 귀신의 존재와 영향력이 거라사 지역에 국한되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 귀신의 존재와 영향력은 거라사 지역의 정치적이고 사회, 문화적 상황과 뗄 수 없이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여기서 약간의 희랍어 지식이 필요합니다. 귀신 이름인 ‘군대’라는 말은 희랍어로 ‘레기온’으로서 6천 명으로 구성된 로마군대 단위를 가리킵니다. 한국군대의 ‘사단’ 쯤 될까요. 이 귀신에게 이런 이름이 붙여진 이유는 그 숫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원어로 ‘레기온’인 걸 보면 약 6천 쯤 됐다고 추측할 수 있겠습니다. 6천의 귀신이 한 사람에게 들어가 있었다니 귀신 밀도가 대단했겠습니다. 그러니 그가 미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레기온 귀신은 지역 사람들이 산기슭에 놓아기르는 돼지 떼에게 들어가게 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예수께서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를 허락하셨습니다. 갈 데가 없어진 귀신들이 불쌍했을까요? 귀신을 불쌍히 여기셨다니 뭐 그런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느냐고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좌우간 예수께서 허락하시자 군대 귀신은 돼지 떼에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2천 마리나 되는 돼지들은 미쳐서 호수로 뛰어들어 몰살하더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평균으로 돼지 한 마리에 세 귀신이 들어갔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하나님과 악마의 다른 점
사실 오늘 시편 82편까지 얘기하려 했는데 시간이 많이 지나서 그 얘기는 다음 주일에 해야겠습니다. 여러분은 군대 귀신 얘기에서 뭘 느끼십니까? 무슨 생각이 듭니까? 로마제국의 식민지 지배하에 온갖 고초를 겪던 유대인들, ‘레기온’이란 로마제국 군대의 이름을 가진 귀신, 그 큰 숫자의 귀신들이 한 사람 안에 들어가 지지고 볶는 비참한 상태, 이런 것들에서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들고 뭘 느낍니까? 그들이 ‘레기온’이란 귀신에서 군대 이상의 뭔가를 느꼈다는 생각이 안 듭니까? 단순히 당시 유대인들이 신화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고 표현했다고만 볼 게 아니라 시대와 상관없이, 사람들이 갖고 있는 시대적 제약을 갖는 세계관과 상관없이 거기에는 뭔가 알 수 없는 힘이 작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안 듭니까? 성서시대 사람들이 갖고 있던 신화적 세계관을 벗겨내면 사라져버리는 껍데기가 아니라 뭔가 핵심적으로 중요한 알짬이 들어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느냐 말입니다.
누가, 또는 무엇이 사람의 삶을 결정합니까? 하나님입니까? 기독교인이니 당연히 그렇게 믿어야 하는 겁니까? 저는 그렇게 믿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사람의 삶을 결정하신다고 믿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만일 내가 하나님의 뜻을 제대로 깨닫고 바르게 이해한다면, 다시 말해서 하나님께서 내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어떻게 살기 원하시는지를 깨닫고 그 뜻을 따르기로 한다면 굳이 하나님께서 내 삶을 좌지우지하거나 결정할 이유도,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자기가 알아서 다 잘 하는데 왜 간섭하고 좌지우지하려 하겠나 말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이해하지는 않지요. 그걸 깨닫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의 길을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실까요? 그런 사람의 운명을 하나님이 좌지우지하십니까? 그를 억지로 당신께서 원하시는 길로 옮겨놓으십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의 운명을 당신 맘대로 좌지우지하시지 않습니다. 사람이 당신 뜻대로 살지 않을 때 하나님이 하실 수 있는 일은 ‘호소’하시는 것뿐입니다. 그러지 말라고 애원하시는 것뿐입니다. 구약성서를 읽어보십시오.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고 헛된 신을 숭배하고 계명을 어기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하나님이 어떻게 대하셨습니까? 계속해서 예언자들을 보내 회개하라고 외치게 하시지 않았습니까. 하나님께서 그 이상 무엇을 하셨습니까? 사람을 억지로 끌고 가서 강제로 당신 뜻을 지키라고 하시지 않았지요. 그런 하나님을 대체 왜 믿느냐고요? 그런 ‘찌질한’ 하나님을 믿을 이유가 어디 있느냐고요? 그렇습니다. 맞습니다. 이런 ‘찌질한’ 하나님, 믿기 싫으면 안 믿으면 됩니다.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 기독교인은 이런 하나님을 믿는 겁니다. 어떻게 하라고요, 하나님이 원래 그런 분인데!
하나님이 아니라면 대체 누가 사람의 삶을 결정할까요? 사람 자신이 결정합니까? 저는 그렇게 믿지 않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그럴 겁니다. 저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리는 단추를 누른 것은 사람이 아닐 거라고 믿습니다. 가자(Gaza) 지구의 민간인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폭탄을 날리는 것은 유대인이 아니라고 저는 믿습니다. 학생들을 가득 태운 세월호가 막 가라앉고 있는데, 아이들이 배안에서 창문을 두드리며 살려달라고 애걸하는데 그걸 외면하고 그대로 가라앉게 만든 것은 해경도 아니고 김기춘 비서실장도 아니고 박근혜 대통령도 아니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건 악마가 한 짓입니다. 사람은 그렇게 못 합니다. 어떻게 사람이 그런 악마나 할 짓을 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에게 책임이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악마로 하여금 그렇게 하게 만든 게 바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악마가 악마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은 사람이 자발적으로 악마에게 굴복했기 때문입니다. 악마는 스스로의 힘으로는 악마적인 짓을 못 합니다. 사람이 악마에게 굴복했기 때문에 악마가 악마 노릇을 하는 겁니다.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것이 성경이 말하는 말입니다.
도바ㄱ꾼은 자기가 도바ㄱ중독자이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 남들은 다 아는 사실을 자기만 모릅니다. 그저 재미로 하는 거라고, 그래서 맘만 먹으면 언제든 그만둘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도바ㄱ중독치료가 중독치료 중에서 제일 어렵다고 말합니다. 또한 술꾼은 대체로 자기가 취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계속 마시죠. 처음에는 사람이 술을 마시지만 나중에는 술이 사람을 마신다지 않습니까. 그 지경에 이르기까지는 자기가 술 취했다고 인정하지 않는데 그 지점을 넘으면 그는 술의 지배를 받고 술에 사로잡히는 겁니다. 작은 일이지만 여기서도 우리는 그 이상의 뭔가가 있음을 경험합니다. 자신은 뭐든 자기가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조절을 당하게 되지요.
오늘은 여기까지 얘기하겠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순종하면 자유를 주는 분은 하나님이고 순종하면 지배해서 종으로 삼는 것은 악마입니다. 다음 주일에 계속됩니다. ♣
2014.08.31 19:59
곽건용 목사의 도깨비 대동강 건너가고 귀신 씨나락 까먹는 설교
조회 수 745 추천 수 0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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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도 올려주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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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독자님,
저 아래 8483번에 가시면 (전 페이지에 있습니다.) 1편이 있습니다.
제목은 "멍청한 이명박과는 달리, 그 이상의 무언가가 느껴지는 박근혜의 이상하고 어두운 아우라--어떤 설교에 나오는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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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아니라면 대체 누가 사람의 삶을 결정할까요? 사람 자신이 결정합니까? 저는 그렇게 믿지 않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그럴 겁니다. 저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리는 단추를 누른 것은 사람이 아닐 거라고 믿습니다. 가자(Gaza) 지구의 민간인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폭탄을 날리는 것은 유대인이 아니라고 저는 믿습니다. 학생들을 가득 태운 세월호가 막 가라앉고 있는데, 아이들이 배안에서 창문을 두드리며 살려달라고 애걸하는데 그걸 외면하고 그대로 가라앉게 만든 것은 해경도 아니고 김기춘 비서실장도 아니고 박근혜 대통령도 아니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건 악마가 한 짓입니다. 사람은 그렇게 못 합니다. 어떻게 사람이 그런 악마나 할 짓을 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에게 책임이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악마로 하여금 그렇게 하게 만든 게 바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악마가 악마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은 사람이 자발적으로 악마에게 굴복했기 때문입니다. 악마는 스스로의 힘으로는 악마적인 짓을 못 합니다. 사람이 악마에게 굴복했기 때문에 악마가 악마 노릇을 하는 겁니다.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것이 성경이 말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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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이 정말 알것도 모를듯이 애매하네요 저에겐.
그럼 악마가 존재하여 그렇다는 말씀이신지?
사탄이 악마 아닙니까?
그렇다면 사탄 루스벨 무리를 즉,악마라는 것인지요?
윗부분 설교에 대하여 좀 더 세밀히 풀어 헤쳐 답변을 주실분 찾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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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보서 4:12 " 입법자와 재판자는 오직 하나이시니 능히 구원하기도 하시며 멸하기도 하시느니라 너는 누구관대 이웃을 판단하느냐? "
"아버지께서 아무도 심판하지 아니하시고 심판을 다 아들에게 맡기셨으니 이는 모든 사람으로 아버지를 공경하는 것 같이 아들을 공경하게 하려 하심이라" 요 5:22성경 속에 모든 문제의 해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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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혁님
제가 원하는 해답이 아닙니다
패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