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서 그는 “역대 개발주의 정권이 온존시킨 정경유착의 구조가 고정화되고 악질화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신호가 바로 세월호 참사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황 작가는 이어 “정부는 아직도 성장과 효율성과 일체화된 통치력이라는 신화에 발목 잡힌 과거 개발독재 시대의 망령에 사로잡혀 있는 듯하며, 이는 신자유주의와 결합해 과거보다 더욱 악화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진단했다.

황 작가는 이같은 정부 하에서 한국민이 나설 수밖에 없다고도 말했다. 그는 “구조보다는 인양에 초점을 맞추고 구조를 숫자와 비용의 문제로 계산하는 조치들을 보라”며 “정부가 애초부터 국민의 권리나 안전한 삶을 적극적으로 보장할 생각도 없는 사회에서는 공공성의 가치를 확보하기 위해 국민 스스로가 나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황 작가는 “공공성은 민주주의의 문제”라면서 “아직도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정희 군사독재 정부와 싸웠던 때를 따져보니 20대 초반이었는데, 70살 넘어 또다시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고 하니 지긋지긋하다”는 말로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우리 대통령께서 여성이라 그런지 메르켈 총리와 대처수상을 자기 모델로 삼는다고 그러는데, 메르켈 총리는 인상도 좋고 참 좋은 것 같다. 그런데 대처를 모델로 삼겠다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직후 황 작가는 “농담이다”라고 말하며 웃었지만 위기에 대처할 때 강직하면서도 유연한 모습을 보여온 메르켈과 ‘철의 여인’으로 불릴 만큼 철권정치를 펼친 대처에 대한 언급은 뼈가 있는 농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