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장수에게

by fallbaram posted Sep 23, 2014 Likes 0 Replie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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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며 피는 꽃/도종환

 

흔들리잖고 피는 꽃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곧게 세웠나니

흔들리면서 꽃망울 고이고이 맺었나니

흔들리잖고 피는 사랑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서 피는 꽃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비바람 속에 피었나니

비바람 속에 줄기를 곧게곧게 세웠나니

빗물 속에서 꽃망울 고이고이 맺었나니 

젖지 않고서 피는 사랑 어디 있으랴 

 

아프지 않고 가는 삶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반짝이는 삶들도 

다 아픔 속에서 살았나니

아픔 속에서 삶의꽃 따뜻하게 살렸나니

아픔 속에서 삶망울 착히착히 키웠나니

아프지 않고 가는 삶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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