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만 길이냐 나도 길이다

by 김균 posted Oct 15, 2014 Likes 0 Replies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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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 길이냐 나도 길이다

 

 

백두대간

지리산에서 시작해서 강원도 진부령까지 걷는

장장 1200km가 넘는 길이다

왜냐하면 중간에 내려와야 하고 그곳을 다시 찾아서 시작해야 하니

자동차를 타는 거리는 이 보다 훨씬 길다

여기는 경남이니 가스비가 적게 나오지만 경북 충북 강원으로 올라가면

하루를 걷기 위해서 가고 오는 길이 이틀이고  시작점을 찾아 올라가는 길도 만만찮고

비용도 버겁게 나올거다

왜 그런 짓을 하냐고? 그건 나도 모르겠다

내 종말로 치닫는 인생길에 이렇게 살아간다는 건강한계점의 의지를

보여주고 싶은 것도 있을 것이고 뭔가를 보여 드리고 싶은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은 어떤 등산꾼이 이렇게 띠지를 붙인 것 보고 나도 해 볼까 생각했다

“60대를 시작하면서 홀로 백두대간을 걷는다” 2014년 아무개

어라? 나는 70대 중반을 넘었는데? 나도 해보자 하고 생각하면서 걸을 길을 준비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 목표는 2016년까지 그 길을 걷는 것이다

 

이번 주 초에 지난번에 걷다가 옆으로 샌 곳에서 시작한다고

덕유산 마지막인 코스인 빼재에 차를 세워두고 송계사까지 택시를 타고 갔다

거기서 횡경재까지 걷고 삼거리에서 오른 쪽으로 돌아 지봉을 거처

대봉 그리고 빼재를 가야하는데

송계사 계곡을 다니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

그 작은 오솔길을 낙엽이 막아버렸다

초행길이라 희미한 자국으로 보고 계곡으로 들어갔는데 길을 잃었다

 

산은 우거졌고 먼발치 하늘만 보고 위로 걸었다

점점 더 험해지고 산죽밭에 나타났는데 이건 허벅지까지 커서 헤치고 나가기도 버거웠고

겨우 지나고 나면 너덜바위들이 즐비하고 엉컹퀴가 길을 막더니 또 산죽밭이 나타나고

손가락에서 피가나는 줄도 모르고 손에 쥐고 온 모자가 벌겋게 되고

피나는 손의 장갑을 벗어 호주머니에 넣었는데 나뭇가지가 그 호주머니의 지퍼를 열어

마음에 드는 장갑마다 한 짝씩만 남게 만들었다

그 와중에도 정신 차린다고 밤도 줍고 잣도 털었다 온 손에 송진이 묻어서

흙으로 비벼 떼어냈다

 

예로부터 있었다

우리 선조들이 만들고 그리고 우리가 간다

그런데 능선을 올라가니 길이 보이고 거기에 어느 등산꾼이 가면서

표지표를 붙여놨다

그래서 이젠 살았다 싶었더니 그 등산꾼도 나처럼 그렇게 올라와서 길도 모르면서

표지표를 나뭇가지에 걸어 놨었다

 

아무나 만든다고 되는 것 아니다

성경은 예수께서 자신을 가르켜서 길이라 하셨다

그럼 그 길이 산길이냐? 아님 백주대로냐?

평강의 길이냐 사망의 길이냐 생명의 길이냐 이방인의 길이냐 또는

생활방식의 길이냐 행동양식의 길이냐 도덕적이고 종교적인 길이냐

또 아님 구원의 길이냐 하는 것이다

 

그래서 걸어 올라가 보니

횡경재 삼거리를 돌아서 지봉으로 오지 않고

송계사에서 나와서 거의 바로 지봉까지 1360m의 산을 치고 올라온 모습이었다

길을 찾아서 오른 쪽을 보니 바로 앞에 지봉이 있는 것이다

밑을 바라보니 이거 아니야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런데 1시간 가량을 더 걸었지만 나는 길을 찾았고 목적지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위를 보고 걸어라 하는  성경의 말씀이 정답이었다

거기서 라면을 반개 끓이고 가져 간 밥을 말아서 먹고 그리고 방울토마토를 먹었다

일어서려니까 믹서 커피를 그냥 손에 쥐고 있는 거다 다시 물을 끓이기 귀찮아서

요즘 개발(?)한 건데 그것 그대로 입에 털어 넣고 냉수 한 모금으로 오물거리면

기똥찬 다방커피가 된다

커피향이 설탕과 어울려서 팜유의 잔잔한 우유맛과 합치면

강하게 탄 그 맛이 더 좋다 그렇게 한 잔 했다

또 어떤 분이 커피가 몸에 끼치는 악영향하고 나서지는 마라

 

내가 가는 돌 짝 길을 험하다고 하나

찬미가 가사이다

요즘은 이런 노래 잘 안 부른다

아무도 돌 짝 길을 가지도 않을뿐더러 생각하기도 싫은 것 같다

좁을 길로 간다면서 낙엽져서 보이지 않는 길은 사양한다

험한 길을 간다면서 갈바리로 통하는 길은 거절한다

고기 몇 점 안 먹는 길이 좁은 길처럼 보이고

안식일을 자기처럼 지키는 것이 좁은 길처럼 보이고

이 세리와 같지 않습니다 라는 말이 입 안에서 돌지만

거룩한 모습에 금이 갈까 봐서 차마 그러지도 못하고

마음속으로는 율법 졸업하자는 말을 빛나는 졸업장을 받는 사람으로 보이고

이방인의 길로 가는 사람들로 치부하고 있다

 

예수께서 길인가? 그렇다

그 길은 무슨 길인가?

우리보고 십자가 매고 오라셨는데

그것 평생 매라고 하셨을까?

아니다 그것 가지고만 와도 내가 그 짐을 벗겨 주겠다 하셨다

그래서 오늘 우리가 걷는 길은 나처럼 낙엽으로 안 보이는 길도 아니요

선조들이 만들고 가던 그 길을 걷고 있다

그런데 선조들이 만든 길이 너무 좁아서 사람들은 거기에 손을 댄다

산길을 보수하기도 하지만 안 되면 터널을 뚫어버린다

4차선 대로를 만들고 더 빨리 더 멀리 더 재미있게 살게 해 준다

 

기독교도 이와 같다

예배 방식도 졸업하고 새롭게 만든다

남녀가 혼합해서 앉아 있고

흑백이 섞여서 예배들인다

마음에 안 들어도 내 마음에 맞게 살려 하지 않고 모두를 배려한다

그건 내 방식만이 모든 것이 아님을 안다

그런데도 옛 길만 고집하는 사람들도 있고 초등학문으로 졸업하자니까

낙엽 진 옛길만 고집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 맞다 졸업하기 싫으면 계속다녀라 난 한 번 걸어보니 그 길이 싫어졌다

1300m의 산을 치고 올라가는 등산은 다시 안 할 거다

길도 없는 산을 헤매고 다니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지는 나도 안다

나는 무겁게 지고 다니지만 예수께로 가면 내 짐이 가볍다고 하신다

지금 백두대간을 비박을 하지 않고 걸을 생각으로 지도를 살피고

먼저 갔던 사람들의 길을 불로거에서 뒤지고 있다

작업이 매우 재미있다. 상세하게 적은 사람들 또는 자기 위주로 적은 사람들

지도를 확대해서 산 속의 길을 점검한다

다음 지도 네이버지도 구글지도 동시에 펴 놓고 접점을 찾는다

국립공원 중 출입금지된 길을 걸을 것이냐 아니면 법을 지켜서 지나칠 것이냐? 하는 것도

내가 선택해야 할 문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수백가지의 같지 않은 길을 걸으면서

내가 가는 길만이 진실된 길이라고 아우성치는 무리들 보면

언제 걸어 봤다고 그런 소리 하는지 모르겠다

그런 소리는 인생길 다 걷고 숨이 차거든 그 때 하시게

지금 그러면 건방진 똥덩어리 낙동강 30리 기어 올라가는 소리일 뿐이니

대중 앞에서 건방 좀 그만 떨고 살자 무슨 위대한 믿음이라도 가졌다고

졸업도 못하고 빙빙거리고 살아가나

 

너만 길이냐 나도 길이다

인생은 각자가 다른 길을 간다

신앙도 마찬가지다

같은 길을 가자고?

나는 요즘 커피를 배워서 같은 길 못간다

나는 원래 고기를 먹어서 같은 길 못간다

나는 신학을 할 때부터 마음에 안 드는 교리들이 있어서 같은 길 못간다

나는 내 길 갈거니 당신네들은 당신네들 길 가서

하늘에서도 만나기 싫으면 별 하나씩 분양 받아 따로 살자

나는 숯 구워서 지나가는 염소 한 마리 잡아 구울터이니

혹시 생각나면 와도 좋고 그게 그렇게 싫으면 영원히 따로 살자

혹시 지나쳐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석국인님이나 계명을 님이나 누가 알아볼까?

-사실은 알아 볼까 겁나는데?-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듯이

그리스도인의 모든 길을 하늘로 통한다

내 기도가 하늘로 올라가듯이 님들 기도도 하늘로 올라간다

하늘은 무한대의 아량으로 우리를 내려다 보신다

그래서 오늘도 하나님은 우리들 놀고 있는 것 보고 배시시 웃으실거다

이 놈들 오늘도 놀고 있네하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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