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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칼럼] 개성공단과 답십리 봉제공장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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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석
내게는 평생 낮과 밤을 바꾸어 살며 남대문시장에서 옷 장사를 해온 손위 누이가 있다. 남대문시장 매장들은 좁아터졌지만 한때 홍콩·독일에서까지 바이어들이 몰려와 ‘수출의 역군’ 노릇을 톡톡히 한 적도 있다. 그때는 많은 옷가게가 봉제공장을 소유하며 자기 옷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어 낮은 임금에 의존하던 대부분의 봉제공장들은 수지를 맞추지 못해 문을 닫았다. 매부가 하던 공장도 결국 폐업했다.

그러나 아직도 우수한 디자인 솜씨와 손재주를 지닌 많은 상인들이 성공을 꿈꾸며 고임금 속에서도 자기 물건을 만들면서 악전고투하고 있다. 통일부 장관 시절 동대문시장에 가게를 둔 분이 운영하는 답십리의 봉제공장을 찾았다. 온통 자재와 완성품과 사람들로 복닥거리는 주택가 2층집을 전세 낸 공장을 둘러보고 나오는 나에게 그분은 고임금 문제의 해결과 충분한 공간을 갖춘 공장이 절실하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절박한 고민은 대구에 본산을 둔 염색산업이나 안경제조업에서도, 부산을 대표하는 신발산업에서도 한결같았다.

개성공단은 남북관계 발전이나 휴전선을 사실상 뒤로 물리는 안보효과만 노린 것이 아니라 한계에 부닥친 노동집약적 산업의 출로로서 개발되었다. 북한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국가와 기업의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북한을 설득하여 조성하였다. 그러나 이 공단이 천안함 사태 이후 ‘국민보호’라는 구실로 당국의 강한 통제를 받으면서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얼마 전 개성공단에 근무하는 관계자를 만났다. 뻔히 알면서도 입주기업들의 처지를 물었더니, 뜻밖에 어려운 가운데서도 대부분이 이익을 내고 있다고 했다. 신규투자는 중단되었지만 122개 업체가 가동중이며 4만6000여명의 북한 근로자가 평소와 다름없이 일하고 있다고 한다. 답십리 봉제공장 상인이 그토록 소망했던 300∼400평의 아파트형 공장도 완공되어 31개 업체가 입주해 있으며, 대부분이 “알차다”고 했다. 2007년 말에 가동업체가 65개, 북한 근로자가 2만3000명이었으니 공단 확대를 막아온 현 정부 3년 동안 놀랍게도 규모가 갑절로 커졌다. 개성공단이 우리 기업에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개성공단이 남한 경제에 좋은 영향을 끼쳤다는 실증조사 결과도 나왔다. 산업입지연구소가 지식경제부에 제출한 용역 보고서를 보면, 2005년부터 2010년 9월까지 개성공단이 남한 경제에 미친 생산유발효과가 5조2668억원이며, 부가가치 유발효과도 1조5275억원이었다고 한다. 2만7000여명의 취업자도 유발했다고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내세운 정부가 통제정책으로 개성공단을 신음케 하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역설적이다.

개성공단 기업들이 정부에 바라는 바는 한가지다. 상주인력을 종전 수준으로 늘리고 물자와 인력의 통행을 예전처럼 자유롭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들은 전쟁의 문턱까지 갔던 지난해에도 북한의 위협을 받은 적이 없다며, 상주인력을 900명에서 500명으로 줄이면 왜 ‘국민보호’가 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안전이 정말 염려되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그 근거를 제시하고 공단을 철수하는 게 낫다. 그렇지 않다면 툭하면 ‘북한의 인질 가능성’ 운운하며 불안감을 조성하고 도발을 유도하는 듯한 발언을 일삼으며 개성공단의 목을 조여서는 안 된다. 오죽하면 입주 기업인들이 “정부가 개성공단에 대해 안 좋은 쪽으로 몰아가고 싶어하는 것 같다”는 우려를 공개적으로 토로하겠는가?

정부가 개성공단 기업들이 북한 기업이 아니라 대한민국 기업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지금 개성공단을 늘리고 신규투자를 허용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공장들이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있도록 통제만이라도 풀어달라는 것이다. 이제 곧 설이다. 새해에는 개성공단이 지닌 현재적 가치가 제대로 인식되고 국민의 힘으로 다시 살아나 입주 기업인들이 밝게 웃는 날이 오기를 소망한다.

전 통일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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