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42)가 박근혜 정부 주도의 검열정국을 우려했다. 시사주간지 <시사IN>은 한국 언론가운데 최초로 줄리언 어산지와의 인터뷰에 성공했다. 어산지는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주진우 기자와 만나 “검열의 욕망은 나약함에서 나온다”며 박근혜 정부를 비판했다. 어산지는 에드워드 스노든의 '미국 NSA 불법 개인정보 수집 활동' 폭로를 도왔으며 오늘날 폭로 저널리즘의 상징적 존재다. 


시사IN 371호에서 줄리언 어산지는 박근혜 정부를 두고 “많은 기자들과 NGO관계자들이 현재 한국 상황이 상당히 비민주적이라고 일러주었다”고 말했다. 정부가 사이버 모욕죄를 강화해 SNS를 검열하려는 상황에 대해선 “정치적 목적이나 재미로 날조된 이야기를 퍼뜨리는 자들이 있는데 안타깝게도 이런 현상이 공안 당국에 정보 검열의 명분을 준다”고 말했다. 


어산지는 “최근엔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민간 기업까지 사용자들에 대한 자체 검열에 가담했다”며 “검열 문화가 자리 잡으면 상당수 시민들은 저항하기보다 순응하고 익숙해지기 쉽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정보의 자유로운 소통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 검열독재가 도래하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산지는 박근혜 정부를 가리켜 “검열하는 자야말로 나약한 자다”라며 “권력이 다른 사람들의 믿음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해당 사회가 그나마 건강하다는 징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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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주간지 '시사IN' 371호.

 


그는 최근 한국서 벌어진 텔레그램 유행에 대해 “기업이 멍청하게 검열에 순응하면, 시민들은 다른 서비스를 찾게 된다”고 말했다. 주진우 기자는 인터뷰를 마친 뒤 “대사관에 남아야 하는 그의 뒷모습이 런던의 뒷골목에 서 있는 것처럼 쓸쓸했다”고 적었다. 신변의 위협을 받고 있는 어산지는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2년 4개월째 살고 있다. 인터뷰 전문은 371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어산지와의 단독 인터뷰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숙이 시사IN 편집국장은 371호에서 “일주일 전 주진우 기자가 갑자기 영국에 다녀오겠다고 했다”며 “어산지에게 그동안 틈날 때마다 인터뷰 요청을 했는데 드디어 만나겠다는 연락이 왔다는 것”이라며 취재 배경을 설명했다. 이숙이 편집국장은 “폭로 저널리즘의 상징 격인 어산지가 한국의 언론 자유를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