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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30일 해킹된 당시 <월간 전라도닷컴> 홈페이지. 20일 광주 남부경찰서는 <전라도닷컴> 홈페이지를 해킹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로 일베 회원 고 아무개(20)씨 박 아무개(16)군 등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전라도닷컴> 홈페이지를 해킹해 '세월호 잊지 않기' 코너의 기사 50여 건을 삭제하거나(왼쪽) 기사 제목의 일부를 일베 회원들이 전라도를 비하할 때 사용하는 '홍어'로 바꿨다(오른쪽).
ⓒ 광주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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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의 사람·자연·문화를 소개해 온 <월간 전라도닷컴> 홈페이지 해킹 사건(관련기사 : 전라도닷컴 '세월호' 관련 기사 해킹... 경찰에 수사의뢰)이 20일 일간베스트 저장소(아래 일베) 회원들의 소행으로 밝혀진 가운데, 황풍년 <전라도닷컴> 대표 겸 편집장은 "착잡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황 편집장은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대부분 대학생, 중·고등학생이 저지른 일이란 점에서 마음이 씁쓸하고 우울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한숨에는 "젊음을 만끽해야 할 아이들이 음습한 곳에서 왜 그런 짓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생각해보면 기성세대의 책임이 크다"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그는 "앞으로 문제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독자들이 많은 관심과 의견을 주고 있는데, 편집국 내부적으로 많이 고민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독자 대부분이 적발된 일베 회원들이 처벌받길 원하고 있다"며 "의도를 갖고 상습적으로 전라도를 비하한 회원의 경우에는 합당한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날 광주 남부경찰서는 <전라도닷컴> 홈페이지를 해킹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로 일베 회원 고아무개(20)씨, 박아무개(16)군 등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적발된 일베 회원은 대부분 대학생, 중·고교생이며 이 중에는 군인 한 명도 포함돼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심심풀이로 일베에 들어가 우연히 (관리자 모드 아이디, 비밀번호가 적힌) 게시글을 보고 재미삼아 해킹을 했다"고 혐의를 인정하며 눈물을 흘리거나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경찰이 수사에 들어가자 일베를 탈퇴하기도 했다.

"일베 방조·이용 세력, 용서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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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6월 열린 '제4회 아름다운 전라도말 자랑대회' 개최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황풍년 대표.
ⓒ 황풍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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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편집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 내내 "착잡하다", "안타깝다", "우울하다", "암담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물론 잘못은 그 어린 아이들이 했지만 걔들만을 탓해야 할지….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밝은 세상에서 젊음을 발산해야 할 아이들인데 왜 밀폐된 공간에서 그런 짓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 그런 현실이 안타깝다."

황 편집장은 "해킹을 한 일베 회원들도 잘못이지만 일베 회원이 필요한 누군가"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분명 전라도 혐오, 세월호 왜곡과 같이 일베 회원의 행위를 조장하고, 방조하는 우리 사회의 세력이 있지 않겠는가"라며 "일베의 일탈 행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은 정말 용서할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적발된 일베 회원들이 "심심풀이로, 재미삼아 해킹을 했다"고 경찰에 선처를 호소한 것과 관련해서는 "사이버상의 테러가 현실 못지 않게 타인에게 큰 고통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라며 "기성세대가 이와 관련해 어떻게 교육을 해야할지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8월 30일 <전라도닷컴> 홈페이지는 '세월호 잊지않기' 코너에 속한 기사 50여 건이 삭제되고 제목이 바뀌는 등 해킹을 당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일베 회원 고씨는 8월 30일 오전 1시 26분께 자신의 집 컴퓨터로 <전라도닷컴> 홈페이지에 관리자 모드로 접속해, 한 시간 뒤 일베 홈페이지에 관리자모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최초 누설했다. 고씨는 <전라도닷컴> 홈페이지의 관리자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다른 인터넷 홈페이지 관리자 측이 주로 쓰는 쉬운 아이디와 비밀번호였다는 점을 악용했다.

고씨의 글을 본 박군은 해당 글을 퍼 날랐고, 임아무개(14)군 등 16명은 고씨와 박군의 글을 보고 <전라도닷컴> 홈페이지에 관리자 모드로 접속해 기사를 삭제하거나 기사 제목을 '홍어'로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황 편집장은 "이번 일을 통해 (적발된 일베 회원들이) <전라도닷컴> 홈페이지를 분탕질하고, 전라도를 비하하는 게 왜 잘못인지 뉘우쳤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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