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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2 20:02

우동 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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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지난 89년 2월 일본 국회의 예산심의 위원회 회의실에서 질문에 나선 공명당의 오쿠보의원이 난데 없이 뭔가를 꺼내 읽기 시작했다. 대정부 질문중에 일어난 돌연한 행동에 멈칫했던 장관들과 의원들은 낭독이 계속되자 그것이 한편의 동화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야기가 반쯤 진행되자 좌석의 여기저기에서는 눈물을 훌쩍이며 손수건을 꺼내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나더니 끝날 무렵에는 온통 울음바다를 이루고 말았다. 정책이고 이념이고 파벌이고 모든 것을 다 초월한 숙연한 순간이었다. 장관이건 방청객이건, 여당이건 야당이건 편을 가를것 없이 모두가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국회를 울리고, 거리를 울리고, 학교를 울리고 결국은 나라 전체를 울린 '눈물의 피리'가 바로 우동 한그릇 이란 동화다. 감격에 굶주렸던 현대인에게 우동 한그릇은 참으로 오랜만에 감동연습을 시켜준 셈이다. "울지않고 배겨낼 수 있는가를 시험하기 위해서라도 한 번 읽어보라"고 일본 경제신문이 추천한 이 작품의 화제는 전 일본을 들끓게 했던 작품입니다.


    해마다 섣달 그믐날(12월 31일)이 되면 일본의 우동집들은 일년중 가장 바쁩니다.

    삿포로에 있는 우동집 <북해정>도
    이 날은 아침부터 눈코뜰새 없이 바빴습니다.
    이 날은 일 년중 마지막 날이라서 그런지 밤이 깊어지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빨라졌습니다.
    그러더니 10시가 지나자 손님도 뜸해졌습니다.

    무뚝뚝한 성격의 우동집 주인 아저씨는 입을 꾹 다문채
    주방의 그릇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남편과는 달리 상냥해서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은 주인여자는,
    임시로 고용한 여종업원에게 특별 보너스와 국수가 담긴 상자를 선물로 주어 보내는 중이었습니다.

    "요오코 양, 오늘 정말 수고 많이 했어요. 새해 복 많이 받아요."
    "네, 아주머니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요오코 양이 돌아간 뒤 주인 여자는 한껏 기지개를 펴면서,
    "이제 두 시간도 안되어 새해가 시작되겠구나. 정말 바쁜 한 해였어."
    하고 혼잣말을 하며 밖에 세워둔 간판을 거두기 위해 문쪽으로 걸어갔습니다.

    그 때였습니다.출입문이 드르륵,
    하고 열리더니 두 명의 아이를 데리고 한 여자가 들어섰습니다.
    여섯 살과 열 살 정도로 보이는 사내애들은 새로 산 듯한 옷을 입고 있었고,
    여자는 낡고 오래 된 체크 무늬 반코트를 입고 있었습니다.
    "어서 오세요!"
    주인 여자는 늘 그런 것처럼 반갑게 손님을 맞이했습니다.
    그렇지만 여자는 선뜻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머뭇 머뭇 말했습니다.
    "저…… 우동…… 일인분만 시켜도 괜찮을까요?……" 
     
     
     
     
    뒤에서는 두 아이들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세 사람은, 다 늦은 저녁에 우동 한 그릇 때문에
    주인 내외를 귀찮게 하는 것은 아닌가 해서 조심스러웠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주인 아주머니는
    얼굴을 찡그리기는커녕 환한 얼굴로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네…… 네. 자, 이쪽으로."
     
    난로 바로 옆의 2번 식탁으로 안내하면서 주인 여자는 주방 안을 향해 소리쳤습니다.
    "여기, 우동 1인분이요!"

    갑작스런 주문을 받은 주인 아저씨는 그릇을 정리하다 말고
    놀라서 잠깐 일행 세 사람에게 눈길을 보내다가 곧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네! 우동 1인분!"
    그는 아내 모르게 1인분의 우동 한 덩어리와 거기에 반 덩어리를 더 넣어서 삶았습니다.

    그는 세 사람의 행색을 보고 우동을 한 그릇밖에 시킬 수 없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자, 여기 우동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가득 담긴 우동을 식탁 가운데 두고, 이마를 맞대며 오순도순 먹고 있는 세 사람의 이야기 소리가
    계산대 있는 곳까지 들려왔습니다.
    "국물이 따뜻하고 맛있네요."
    형이 국물을 한 모금 마시며 말했습니다.
    "엄마도 잡수세요."
     
     
     
     
     
    동생은 젓가락으로 국수를 한 가닥 집어서 어머니의 입으로 가져갔습니다.
    비록 한 그릇의 우동이지만 세 식구는 맛있게 나누어 먹었습니다.
    이윽고 다 먹고 난 뒤 150엔(한화 약 1,500원)의 값을 지불하며,
    "맛있게 먹었습니다."라고 공손히 머리를 숙이고
    나가는 세 사사람에게 주인내외는 목청을 돋워 인사를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 후, 새해를 맞이했던 <북해정>은 변함없이 바쁜 날들 속에서
    한 해를 보내고 다시 12월 31일을 맞이했습니다.
    지난해 이상으로 몹시 바쁜 하루를 보내고 10시가 지나
    가게문을 닫으려고 하는데 드르륵 하고 문이 열리더니
    두 명의 사내아이를 데리고 한 여자가 들어왔습니다.
    주인 여자는 그 여자가 입고 있는 체크 무늬의 반코트를 본 순간,
    일년 전 섣달 그믐날 문 닫기 직전에 와서 우동 한 그릇을 먹고 갔던
    그 손님들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여자는 그 날처럼 조심스럽고 예의바르게 말했습니다.
    "저…… 우동…… 1인분입니다만…… 괜찮을까요?"
    "물론입니다. 어서 이쪽으로 오세요."
    주인 여자는 작년과 같이 2번 식탁으로 안내하면서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여기 우동 1인분이요!" 주방 안에서, 역시 세 사람을 알아 본 주인 아저씨는
    밖을 향하여 크게 외쳤습니다.
    "네엣! 우동 1인분!"
    그러고 나서 막 꺼버린 가스레인지에 불을 붙였습니다.
    물을 끓이고 있는데 주인 여자가 주방으로 들어와 남편에게 속삭였습니다. 
     
     

      
     
    "저 여보, 그냥 공짜로 3인분의 우동을 만들어 줍시다."
    그 말에 남편이 고개를 저었습니다.
    "안돼요. 그렇게 하면 도리어 부담스러워서 다신 우리 집에 오지 못할 거요."
     
    그러면서 남편은 지난해처럼 둥근 우동 하나 반을 넣어 삶았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아내는 미소를 지으면서 다시 작은 소리로 말했습니다.
    "여보, 매일 무뚝뚝한 얼굴을 하고 있어서 인정도 없으려니 했는데 이렇게 좋은 면이 있었구려."
    남편은 들은 척도 않고 입을 다문 채 삶아진 우동을 그릇에 담아 세 사람에게 가져다 주었습니다.
     
    식탁 위에 놓인 한 그릇의 우동을 둘러싸고 도란도란하는
    세 사람의 이야기 소리가 주방 안의 두 부부에게 들려왔습니다.
    "아…… 맛있어요……"
      
     

     
     
    동생이 우동 가락을 우물거리고 씹으며 말했습니다.
    "올해에도 이 가게의 우동을 먹게 되네요."
    동생의 먹는 모습을 대견하게 바라보던 형이 말했습니다.
    "내년에도 먹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어머니는 순식간에 비워진 우동 그릇과 대견스러운
    두 아들을 번갈아 바라보며 입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이번에도, 우동값을 내고 나가는 세 사람의 뒷모습을 향해
    주인 내외는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 말은, 그날 내내 되풀이한 인사였지만
    주인 내외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도 크고 따뜻함을 담고 있었습니다.
      
     

     
     
    다음 해의 섣달 그믐날 밤은 어느 해보다 더욱 장사가 잘 되는 중에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북해정>의 주인 내외는 누가 먼저 입을 열지는 않았지만
    밤 9시 반이 지날 무렵부터 안절부절 못하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10시가 지나자 종업원을 귀가시킨 주인 아저씨는,
    벽에 붙어 있던 메뉴를 차례차례 뒤집었습니다.
     
    금년 여름부터 값을 올려 <우동 200엔>이라고 씌어져 있던 메뉴가
    150엔으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2번 식탁 위에는 이미 30분 전부터 '예약석'이란 팻말이 놓여졌습니다.
    이윽고 10시 반이 되자, 손님의 발길이 끊어지는 것을
    기다리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어머니와 두 아들, 그 세사람이 들어왔습니다.
     
    형은 중학생 교복, 동생은 작년에 형이 입고 있던 점퍼를 헐렁하게 입고 있었습니다.
    두 형제 다 몰라볼 정도로 성장해 있었는데,
    아이들의 엄마는 여전히 색이 바랜 체크 무늬 반코트 차림 그대로 였습니다.
     
    "어서 오세요!"
    역시 웃는 얼굴로 맞이하는 주인 여자에게 어머니는 조심스럽고 예의바르게 물었습니다.
    "저…… 우동…… 2인분인데도…… 괜찮겠죠?"
    "넷!…… 어서 어서 자, 이쪽으로……"
    세 사람을 2번 식탁으로 안내하면서,
    주인 여자는 거기 있던 <예약석>이란 팻말을 슬그머니 감추고
    주방을 향해서 소리쳤습니다.
     

     
     
     
     
    "여기 우동 2인분이요!"
    그 말을 받아 주방 안에서 이미 국물을 끓이며 기다리고 있던
    주인 아저씨가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네! 우동 2인분, 금방 나갑니다!".
    그는 끓는 국물에 이번에는 우동 세 덩어리를 던져 넣었습니다.

     
    두 그릇의 우동을 함께 먹는 세 모자의 밝은 목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그리고, 세 사람은 어느 해보다도 활기가 있어 보였습니다.
    그들에게 방해될까봐 조용히 주방 안에서 지켜보고 있던
    주인 내외는 우연히 눈이 마주치자 서로에게 미소를 지으며
    흐뭇한 표정을 지어 보였습니다.
    평소에는 무뚝뚝하던 주인 아저씨도
    이 순간만큼은 기분좋게 웃고 있었습니다.
    세 사람의 대화는 계속되었습니다.

     
    "시로도야, 그리고 쥰아
    오늘은 너희 들에게 엄마가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구나."
    "……고맙다니요?…… 무슨 말씀이세요?" 형인 시로도가 물었습니다.
    어머니의 말이 이어졌습니다. 
     
    "너희들도 알다시피 돌아가신 아빠가 일으킨 사고로
    여덟명이나 되는 사람이 부상을 입었잖니?.
    일부는 보험금으로 보상해 줄 수 있었지만 보상비가 모자라
    그만큼 빚을 얻어 지불하고 매월 그 빚을 나누어 갚아왔단다." 
     
    "네…… 알고 있어요."
    형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습니다.
    주인 내외는 주방 안에서 꼼짝않고 선 채로 계속해서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 빚은 내년 3월이 되어야 다 갚을 수 있는데, 실은 오늘 전부 갚았단다".
    "네? 정말이에요 엄마?"
    두 형제의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그래, 그 동안 시로도는 아침 저녁으로 신문 배달을 열심히 해 주었고,
    쥰이는 장보기와 저녁 준비를 매일 해 준 덕분에 엄마는 안심하고
    회사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었단다. 그것으로 나머지 빚을 모두 갚을 수 있었던 거야."
    "엄마, 형! 잘됐어요!
    하지만 앞으로도 저녁 식사 준비는 제가 계속할 거예요."
    "저도 신문 배달을 계속할래요! 쥰아, 우리 힘을 내자!" 형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습니다.
    "고맙다. 정말 고마워!"
    어머니는 아이들의 손을 움켜쥐며 눈물을 글썽거렸습니다. 
     
    그걸 보며 형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습니다.
    "엄마, 지금 비로소 얘긴데요, 쥰이하고 제가 엄마한테 숨긴 게 있어요.
    그것은요…… 지난 11월에, 학교에서 쥰이의 수업을 참관하러 오라는 편지가 왔었어요.
     
    그리고 쥰이 쓴 작문이 북해도의 대표로 뽑혀 전국 작문 대회에,
    출품하게 되어서 수업 참관일에 그 작문을 쥰이 읽기로 했다고요,
    하지만 선생님이 주신 편지를 엄마께 보여드리면…무리해서 회사를 쉬고
    학교에 가실 것 같아서 쥰이 일부러 엄마한테 말을 하지 않고 있었대요.
    그 사실을 쥰의 친구들한테서 듣고…제가 대신 참관일에 학교에 가게 됐어요".
    어머니는 처음 듣는 이야기에 조금 놀랐지만 금방 침착하게 말했습니다.
     
    "그래…… 그랬었구나…… 그래서?……"
    "선생님께서 작문 시간에, 나는 장래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라는
    제목으로 작문을 쓰게 했는데 쥰은 '우동 한 그릇'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써서 냈대요.
     
    지금 그 작문을 읽어 드리려고 해요. 사실 전 처음에 '우동 한 그릇'이라는 제목만 듣고는,
    여기 '북해정'에서의 일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쥰 녀석,
    무슨 그런 부끄러운 얘기를 썼지? 하고 마음속으로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쥰이의 작문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자, 지금부터 읽어드릴게요."
    시로도는 그러면서 교복 상의 주머니에 접어서 넣어 두었던 종이 두 장을 꺼내어 펼쳤습니다.
    쥰의 작문을 읽어 내려가는 시로도의 목소리는 작지만 낭랑하게 우동 가게에 울려 퍼졌습니다.
     
     
     
     
     
    "우리 아빠는 운전을 하다 교통 사고를 내서 많은 사람들을 다치게 하고 세상을 떠나셨다.
    그런데 피해자들 모두에게 보상을 해주기 위해선 보험금으로도 부족해서 많은 빚을 지게 되었다.
    그 때부터 우리 가족의 고생은 시작되었다.
    엄마는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일을 하셨고, 형은 날마다 조간과 석간 신문을 배달해서 돈을 벌었다.
    아직 어린 나는 돈을 벌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도 없었고,
    엄마와 형은 나에게는 아무 일도 하지 못하게 했다.
    대신 나는 저녁이면 시장을 봐서 밥을 해놓는 일을 했다.
    내가 해 놓은 밥을 엄마와 형이 맛있게 먹는 걸 볼 때 나는 행복하다.
    나도 우리 식구를 위해 작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빚을 하루라도 빨리 갚기 위해서 우리는 모든 것을 절약하는 생활을 했다.
    엄마의 겨울 코트는 아주 오래 되어 낡고 해어졌지만 해마다 꿰매어 입으셔야 했다.

    그러던 중에 재작년 12월 31일 밤에 우리 가족은 우연히 한 우동 가게를 지나치게 되었다.
    안에서 흘러나오는 우동 국물의 냄새가 그렇게 맛있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우리 형제의 마음을 알았는지 엄마는 우리에게 우동을 사 주시겠다고 했다.
    우리는 그 말이 반갑고 고마웠지만 우리 형편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선뜻 가게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형과 나는 망설이다가 딱 한 그릇만 시켜서 셋이서 같이 먹자고 엄마한테 말했다.
    한 그릇이라도 우리에게 우동을 먹이고 싶었던 엄마와,
    우동 국물 냄새에 마음이 끌린 우리 형제는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문 닫을 시간에 들어와 우동 한 그릇밖에 시키지 않는
    우리가 귀찮을 텐데도 주인 내외는 친절하고 반갑게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주인 내외는 양도 많고 따뜻한 우동을 우리에게 내놓았다.
    그러고나서는 문을 나서는 우리에게 '고맙습니다!
    새해엔 복 많이 받으세요!'하며 큰소리로 말해 주었다.
    그 목소리는 마치 우리에게, '지지 말아라! 힘내! 살아갈 수 있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우리 가족은 그 후 일 년이 지난 작년 섣달 그믐날에도 그 우동 가게를 찾아갔다.
    여전히 우리는 형편이 나아지지 않아 우동은 한 그릇밖에 시킬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 날도 마찬가지로 주인 내외는 친절하고 따뜻하게 우리에게 우동을 대접해 주었다.


    '고맙습니다! 새해엔 복 많이 받으세요!' 하는 인사도 여전했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나중에 내가 어른이 되면 힘들어 보이는 손님에게
    '힘내세요! 행복하세요!' 하는 말 대신 그 마음을 진심으로 담고 있는 '
    고맙습니다!' 하고 말해줄 수 있는 일본 최고의 우동 가게 주인이 되겠다고."

    주방안에서 귀를 기울이고 있던 주인내외의 모습이 어느새 보이지 않았습니다.
    형이 동생의 작문을 읽어 내려가는 사이 두 사람은

    그대로 주저앉아 한 장의 수건을 서로 잡아당기며
    걷잡을 수 없이 흘러나오는 눈물을 닦고 있었습니다.

    시로도는 이야기를 계속했습니다.
    "쥰이 사람들 앞에서 이 작문 읽기를 마치자 선생님이 저한테,
    어머니를 대신해서 인사를 해 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너는 어떻게 했니?"
    어머니가 호기심 어린 얼굴로 형에게 물었습니다.

    "갑자기 요청 받은 일이라서 처음에는 말이 안 나왔어요……
    그렇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이렇게 말했어요.
    여러분, 항상 쥰과 사이좋게 지내줘서 고맙습니다……
    작문에도 씌어 있지만 동생은 매일 저녁 우리 집의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방과 후 여러분들과도 어울리지 못하고 일찍 집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그리고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도 도중에 돌아와야 하니까
    동생은 여러분들한테 몹시 미안해 했습니다.
    솔직히 저는 동생이 <우동 한 그릇>이라는 제목으로 작문을 읽기 시작했을 때
    부끄럽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가슴을 펴고 커다란 목소리로 읽고 있는 동생을 보는 사이에,
    한 그릇의 우동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그 마음이 더 부끄러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 한 그릇의 우동을 시켜주신 어머니의 용기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형제는 앞으로도 힘을 합쳐 어머니를 보살펴 드릴 것입니다.
    여러분, 앞으로도 쥰과 사이좋게 지내 주세요."
    시로도의 말이 끝나자 어머니는 두 형제를 대견한 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세 사람은 어느 때보다도 행복해 보였습니다.

    다정하게 서로 손을 잡기도 하고, 무슨 이야기인가 나누며
    웃다가 서로의 어깨를 다독여 주기도 하고,
    작년까지와는 아주 달라진 즐거운 그믐밤의 광경이었습니다.
    올해에도, 우동을 맛있게 먹고 나서 우동 값을 내며
    "잘 먹었습니다."라고 머리를 숙이며 나가는 세 사람에게
    주인 내외는 일 년을 마무리하는 커다란 목소리로,
    "고맙습니다! 새해엔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큰소리로 인사하며 배웅했습니다.

    다시 일 년이 지나 섣달 그믐날이 되자

    <북해정>의 주인 내외는 밤 9시가 지나고부터 <예약석>이란 팻말을
    2번 식탁에 올려놓고 세 사람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다음해에도, 그 다음해에도 2번 식탁을 비워 놓고 기다렸지만
    세 사람은 여전히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북해정>은 장사가 잘 되어,
    가게 내부 장식도 멋지게 꾸미고 식탁과 의자도 새로 바꿨지만
    2번 식탁만은 그대로 남겨 두었습니다.

    단정하고 깨끗하게 놓여져 있는 식탁들 가운데에서
    단 하나 낡은 식탁이 중앙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어째서 이런 게 여기에 있지?"

    "낡은 이 식탁은 이 가게에 어울리지 않아."
    이렇게 의아스러워하는 손님들에게 주인 내외는
    '우동 한 그릇'의 사연을 이야기해 준 뒤 이렇게 덧붙이는 걸 잊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이 식탁을 보면서 그 때 그 사람들에게 받았던 감동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식탁은 간혹 손님들에 대한 배려와 따뜻함을 잃어가는
    우리 내외에게 자극제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느 날인가 그 세 사람의 손님이 와 주었을 때,

    이 식탁으로 맞이하고 싶습니다."

    그 이야기는 '행복의 식탁'으로서, 손님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부러 멀리에서 찾아와 우동을 먹고 가는 여학생이 있는가 하면,
    그 식탁이 비기를 기다렸다가 우동을 먹고 가는 사람들도 있고,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가는 가족들이 찾아와 새롭게 결심을 다지고
    돌아가기도 하는 등 그 식탁은 상당한 인기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 후 몇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섣달 그믐날이 되자 <북해정>에는, 이웃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이웃 사람들이
    가게문을 닫고 모두 모여들었습니다.

    그들은 5, 6년 전부터 <북해정>에 모여서 섣달 그믐의 풍습인
    <해 넘기기 우동>을 먹은 후 제야의 종소리를 함께 들으면서,
    새해를 맞이하는 게 하나의 행사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날 밤도 9시 반이 지나자 생선 가게를 하는 부부가
    생선회를 접시에 가득 담아서 들고 오는 것을 시작으로,
    주위에서 가게를 하는 30여 명이 술이나 안주를 손에 들고 차례차례 모여들었습니다.
    가게 안은 순식간에 왁자지껄해졌습니다.
    그들 중 몇 명의 사람들이 2번 식탁을 보며 말했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2번 식탁은 비워 두었구먼!".
    "이 삭탁의 주인공들이 정말 궁금하다고".
    2번 식탁의 유래를 그들고 알고 있었습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어쩌면 금년에도 빈 채로,
    신년을 맞이할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인 내외는 <섣달 그믐날 10시 예약석>은 비워 둔 채,

    다른 식탁에만 사람들을 앉게 했습니다.

    2번 식탁에도 앉으면 좀 더 여유가 있으련만 비좁게 다른 자리에,
    모여 앉아 있으련만 비좁게 다른 자리에 모여 앉아 있으면서도,
    사람들은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가게 안은 우동을 먹는 사람, 술을 마시는 사람,

    각자 가져온 요리에 손을 뻗치는 사람,
    주방 안에 들어가 음식 만드는 걸 돕고 있는 사람,
    냉장고를 열어 뭔가를 꺼내고 있는 사람 등등으로 떠들썩했습니다.

    이야기의 내용도 다양했습니다. 바겐세일 이야기 금년 해수욕장에서 겪은 일,
    돈 안내고 달아난 손님 이야기 며칠 전에 손자가 태어났다는
    할머니의 이야기등으로 가게는 왁자지껄했습니다.
    그런데 10시 30분쯤 되었을 때 문이 드르륵 하고 열렸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입구로 쏠리며 조용해졌습니다.

    코트를 손에 든 신사복 차림의 청년 두 명이 들어왔습니다.
    사람들은 자신들과 상관없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자,
    다시 자신들이 나누던 이야기를 마저 하기 지작했습니다.
    가게 안은 다시 시끄러워졌습니다.

    "미안해서 어쩌죠? 이렇게 가게가 꽉 차서…… 더 손님을 받기가……".
    주인 여자는 난처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기모노를 입은 부인이 고개를 숙인 채,
    앞으로 나오며 두 청년 사이에 섰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들에게 쏠렸고 부인이 조용히 입을 열었습니다.
    "저…… 우동…… 3인분입니다만…… 괜찮겠죠?".
    그 말을 들은 주인 여자의 얼굴이 놀라움으로 변했습니다.

    그 순간 10여 년의 세월을 순식간에 밀어젖히고 오래 전 그 날의
    젊은 엄마와 어린 두 아들의 모습이 눈앞의 세 사람과 겹쳐졌습니다.
    여주인은 주방 안에서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고 있는 남편에게
    방금 들어온 세 사람을 가리키면서 말을 더듬었습니다.

    "저…… 저…… 여보!……".
    반가움과 놀라움으로 허둥대는 여주인에게 청년 중 한 명이 말했습니다.
    "우리는 14년 전 섣달 그믐날 밤
    셋이서 1인분의 우동을 주문했던 사람들입니다.
    그 때의 한 그릇의 우동에 용기를 얻어 세 사람이 손을 맞잡고
    열심히 살아갈 수 가 있었습니다.
    그 후 우리는 이곳을 떠나 외가가 있는 시가현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저는 금년에 의사 국가 시험에 합격하여 대학병원의 소아과 의사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이곳에서 멀지 않은 종합병원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그 병원에 인사도 하고 아버님 묘에도 들를 겸해서 왔습니다.

    그리고 우동집 주인은 되지 않았습니다만 은행원이 된 동생과 상의해서
    지금까지 저희 가족의 인생 중에서 가장 사치스러운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로 했습니다.

    그것은 섣달 그믐날 어머니를 모시고 셋이서
    이곳 <북해정>을 다시 찾아와 3인분의 우동을 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듣고 있던 주인 내외의 눈에서 어느새 뜨거운 눈물이
    넘쳐흘렀습니다.

    입구에서 가까운 거리의 식탁에 앉아 있던 야채 가게 주인이

    처음부터 죽 지켜보고 있다가,
    급한 마음에 우동가락을 꿀꺽 하고 삼키며 일어나 모두에게 들릴 정도로 외쳤습니다.

    "여봐요 주인 아주머니! 뭐하고 있어요? .
    10여 년간 이 날을 위해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기다린,
    섣달 그믐날 10시 예약석이잖아요, 어서 안내해요 안내를!"

    야채 가게 주인의 말에 비로소 정신을 차린 여주인이
    그제야 세 사람에게 가게 안의 2번 식탁을 가리켰습니다.
    "잘 오셨어요.… 자, 어서요.…… 여보! 2번 식탁에 우동 3인분이요!".

    주방 안에서 얼굴을 눈물로 적시고 있던 주인 아저씨도

    정신을 차리고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네엣! 우동 3인분!"

    그 광경을 지켜보며 가게 안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환성과 함께 박수를 보냈습니다.
    가게 밖에는 조금 전까지 흩날리던 눈발도 그치고,

    캐논변주곡 - 리베라 소년합창단

  • ?
    나그네 2011.02.02 23:48

    잠수 목사님.

    "우동 한 그릇" 감동적인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눈물이 나오게 하는 글 입니다.

    비슷한 경험을 하면서 자란 저 를 잠수 목사님이 울렸습니다.

    사람의 앞날은 아무도 모릅니다.

    가정이 어렵고 먹을것이 없어서 남의 집에서 감자한개 고구마

    한개씩 얻어 먹고 자란 사람이 커서는 훌륭한(?) 사람이 되는것을 보았습니다.

    정말 사람의 앞날을 아무도 모릅니다.

    교회안에 개구장이 어린아이들 장래에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힘들고 어렵게 자란 아이들이 후륭한 어른이 되는 경우 참 많지요.

    좋은 글 잘 읽고 다시한번 많은것들을 생각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
    멀리서 2011.02.03 03:07

    오늘아침 이글은 너무 길기에 그냥 지나치려 했는데

    나그네 님의 댓글을 읽고 다시 올라가 내려 읽었는데

    이글이 동화이든 실화이든간 설날 아침에 밀려 오는

    감동은 눈시울을 뜨겁게 했습니다.

    잠수 목사님 나그네님

    "고맙습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잠수목사님은 제가 한번 만나서 아시는 분인것도 같고

    만나지는 못하고 말만들어 잘아시는 분같기도 하고..

    나그네님은 글을 읽다보니 아주 잘아는 분같네요.

    잠수목사님 나그네님 여기 오시는 민초스다 님들

    "고맙습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설날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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