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모자

by 아침이슬 posted Oct 31, 2014 Likes 0 Replie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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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0 30일 저녁

 

멋진 모자


매주일 목요일 오후시간이 되면 긴장이 풀리고 몇일 쉼을 얻을 주말을 기다리면서 마음이 느슨해진다책을 잠시 덮고 재미있는 영화도 보고싶고, 한인마트에 가서 김밥과 과일도 사먹고..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의 여유도 생긴다. 매일 쓰지는 못하지만 일주일에 한번정도는 써볼려고 노력한다.


오늘은 무엇에 대하여 쓸까? 요즈음 커뮤니티대학에서 실습하고 있으니 그곳에 일어나는 일들, 내가 듣고 있는 과목에 대하여, 이번주일에 만나서 식사 같이 했던 친구에대하여? 작정하고 쓸려면 하나 골라잡으면 될듯하다. 이거다 하고 그 아무것도 내마음을 사로 잡지는 않는다, 오늘 올레그 하고 이야기 한것에 대하여 쓰기시작하면 되겠다. 이분에 대해 소개한적이 있지만, 다시 한번더: 70대의  러시아 에서 오신분. 영화감독으로 일하시다가 은퇴하시고 자녀들 곁으로 미국에 오신분. 항상 대답을 재미있게 하여 반생들을 웃게 함.


올레그는 이제 나이가 70쯔음 되셨고 미국에 오신지가 얼마안되어 영어는 서툴지만, 수업도중 그분에 태도는 모범적이다. 시작할 시간에 다른 여러 학생들은 선생님이 주의를 주어야 집중을 하지만, 이분은 의례히 공부할태도를 취하신다. 약간에 벼덕스러운 면도 있다. 앞에 나와서 발표하라고 하면, 어떤때는 어리광스럽게 젊은들 싸였는데 왜늙은이에게 시키냐고 장난기 석인 표정을 지으면서 사양한다. 그런데 오늘은 손을  제일먼저 들고 일어났다.


          올레그는 언제나 유명브렌드 옷차림으로 생삭까지 잘 조화되게 눈에 뜨이게 입고 다니신다. 젊은 시절에 상당히 인기가 있었을것으로 짐작된다. 의사 아버지와 치과의사 어머니 사이에 외아들이었고, 공상당 시대에 대학까지 졸업하고 영화감독을 하셨다니, 쪼달린 삶은 아니었을듯 하다. 모스코에서 삶은 호화스러웠을듯하나, 그때 수입을 저축하여 지금 까지 쓸것갔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자녀들이 저렇게 좋은 옷들을 아버지에게 늘 선물하는것을까? 가끔 그분의 멋진 옷차림을 보면서 이런생각들이 스쳐갔다.


          오늘도 여전히 말쑥하게 차려입으시고, 영화에서나올듯한 세련된 모자까지 쓰고 반에 들어오시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았다. 모자 칭찬을 했더니자기 단골가계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신다. 자기는 미국에서 옷, 신발, 가방, 모자 등등을 구입하러 단 하나 가계만 간단다. 이름은 굿윌 (Goodwill)!! 자신은 돈을 쓰는것보다 머리를   쓰신단다 (손가락으로 머리를 가르키시면서). 오늘은 눈을 반겨주는 아주 고상한 노란 색상의 고급스러워 보이는 스웨터를 입으셨는데, 가격은 $4.99. 내가 멋지다고 칭찬했던 그모자의 가격은 $2.99. 비슷한 모양과 품질의 모자를 3개 구입하여 아들에게도 하나 선물로 주셨단다.신발은 얼마고 또 이것은 얼마고 하시면서, 비싼가격 치루지 않고도 얼마든지 못지않게 근사함을 즐길수 있다고 한다.


          오늘 올레그와의 대화를 하면서 나의 딸에대해 생각이 연결되었다. 얼마전에 대학원다니고 있는 딸을 방문하면서 비슷한 대화를 나눈적이 있다. 엄마의 안목으로 쓰는 글이니 수만가지의 과장이 있을것을 전제하고 이야기를 계속한다. 그 딸에 대해 장간 소개 (자랑) 한다.  학비와 숙박비 책값 각종 fee 등등 전액을 장학금으로 주는 대학을 선택하였고 재정부담은 있지만 이름있는 대학은 포기하였다. 부모로써 상당히 미안하였지만, 본인은 전혀 내색 안했고 선택한 대학에서 꾸준히 성실히 공부하였다. 집에서 대준것은 비행기 값과 약간에 용돈, 아마 일년에 천불 정도 였다.


 대학다니면서도 끊임없이 별도로 장학금 받을수 있는 곳을 물색하고 여러곳에서 각종 장학급을 받았다. 그돈들은 알뜰하게 저축하였다. 그가 대학을 졸업할때, 빗은 물론 없었고 7천불의 액수의 돈을 들고 (장학금 모은돈) 학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졸업후 즉시 딸의 분야의 박사과정을 밟고있다.  물론 빠듯하지만, 학비전액과 생활비 그리고 건강보험을 받는 장학생이다.


지난 여름에 딸을 방문하면서, 예쁜 블라우스를 입고 있어서 참 예쁘다고 어디서 샀냐고 물었더니, 굿월에서 2불 주고 구입했단다. 전화기도 너도나도 다 있는 스마트폰이 아니고 구식이다. 딸은 진지하게 말한다. 자기는 비싼 스마트폰이 필요하지 않지때문에 원하지도 않고 구식폰을 소유하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한다.  그리고 7천불 목돈은 은퇴 자금으로 묶어놓았단다, 60세 되면은 쓸려고. 굿윌에서 산 옷들을 잘 차려입고 꾸미고 나면, 내딸 역시 참 멋있다. 지금 이 딸이 20대 초반이다. 돈을 아무리 써도 모자라는 시절인데, 이렇게 검소하게 성실하게 사는 딸이 나는 무척 자랑스럽고 감사하기만 하다.


나의 학생 올레그, 그리고 내딸, 굿윌에서 사입은 옷 차림들을 생각해본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돈보다 머리쓰는 일이 현명한듯하다.

 

2014 10 31 (금요일 아침)

어제저녁 이글을 쓰다가 피곤하여 잠이들어서 오늘 아침 작업하러 실습나가는 대학 도서관에 와서 마무리 하고있다.. 그런데, 나도 돈보다 머리쓰는 일을 오늘 아침에 실습하였다. 요즈음 날씨도 싸늘해지고 해서, 거의 매일 아침에 학교구내에 있는 스타벅스 에서 커피을 사서 마신다. $4-5 불정도 한다. 어제 내 학생중 한명이 학교식당에가면 싸게 살수있다는 정보를 알려주었다. 오늘 아침에 그곳에 들려서 57 센트 주고 사서 지금 마시고 있다. 스타벅스 커피보다 더 맞이 좋다. 조금 머리를 쓰니 이렇게 싼돈으로 더 맞있게 즐기고 있다.  좋은 교훈을 주신 올레그 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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