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 학생이 글쎄...

by 아침이슬 posted Nov 15, 2014 Likes 0 Replie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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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14 (금요일)

선생님, 학생이 글쎄…..

아즈라는 파키스탄 여인이고 미국에 거주한지 여러해 되었으나 영어는 기본수준이다.  매우 철저한 이스람 문화속에 여인으로 고분고분 수궁하면서 한번도 자신의 주장이나  발언 해본일이 없을듯하다. 아에 자신의 특유한 색체는 무엇인지 생각해본 적도 없을듯한 여인으로 보인다. 얼굴하고 손만 내놓고 온몸을 감싸고 다닌다.

눈이 크고 미소를 띠우고 귀엽게 생겼다. 그를 처음에 보았을때의 인상이였다, 그때는 나이가 어렸는줄 알았었다. 나에게 자주 질문하는데, 공부에 자신감이 없다. 파키스탄에서도, 미국에 온후에도 체계적으로 배우는 일은 별로 하지 않은 분으로 짐작된다.  아무리 정성을 부어서  설명해도   머리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거의 없고 머리에 닿는 순간 튕겨 나가는것이 눈으로 보인다. 그래도 해맔게 웃으며, “Thank you  teacher!”  이란다. 수업이 마쳐서 집으로 돌아갈때는, 나에게 다가와서 허그를 하면서, “Teacher, thank you. See you tomorrow,” 라고 인사를 반드시 한다.

제한된 영어 대화속에서 나와 비슷한 연령이것을 알게되었다. 만일 우리가 다른환경속에서 만났더라면, 같이 마음놓고 웃으면서 놀수도 있을 친구였겠구나, 하고 생각도 해보았다. 같은 여인, 비슷한 나이,  이두개의 공통점 만으로도 이야기 많았을 것이다.

그는 마후라속에 숨어서 살다가 이제 뒤늦게 바깟세상 구경나온것이다. 구경나와서 늦은 나이에  학교로 돌아가서 실습나온 나를 영어선생님으로 만나게 우리다. 아즈라 하고 . 나이가 비슷한 파키스탄 여인과 한국여인.  학생과 선생.

배우는 일에는 늦은 나이가 없기는 하지만, 아무런 기본이 없는 상태에서 과연 얼마나 많은 성취를 하게 될지는 의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학교에 나오는것만 해도 어디인가.    이왕 이렇게 시작한 공부, 꾸준히 지속적으로 노력하면서 배움에서 얻을수 있는 기쁨들을 맞보기를 바란다.  자신의 내면속에 잠재하고 있었던 어떤 고유의 색체를 발견하여 개발하기를 기대해본다.  시간이 흐른후,   배움으로 얻은 충족감과 자신감으로 더욱 당당해진 여인의 모습으로 여전히 순박한 미소를 지으며 , 선생님 안녕, 하고 인사하는 아즈라를 상상해본다.

어제는 교단에 서지 않았고 , 그냥 학생들과 같이 않아서 강의 듣고 마스터 선생님의 지시과 필요에 따라 거두었다. 다음주일에 마스터 선생님은 나에게 모두 인수할것이기 때문에 어제는 쉬기로   날이였다. 수업 시작하기 전메 자리을 잡고 앉아있는데, 아즈라가 반가운 미소를 띠우면서 옆자리에 앉는다. 저만치 앉아있는 예전에 소개한 올레그와 눈이 마주쳐서 하이 올에그,” 하고 아침인사를 하였다.

옆에앉은 아즈라가 내가 올레그와 아침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보더니, 나에게 속삭였다. “Teacher, you know, he has four wives!”  나는 듣자마자 웃음이 터져 나와서 주체를 못할정도였다. 세상에 아무에게도 안하고 이슬처럼 있었다 사라졌다 하면서, 언제 이런 소문을 들었을까? 아무런 관심도 취미도 전혀 없는듯, 젊은이들의 시글쩍함을 단지   소음으로 여길듯한 그가 언제 나이가 있으신 러시아 학생의 소상한 결혼이야기를 알고 있다니.

내가 웃으니까, 아즈라도 까르르 웃는다. 학생과 선생님도 아니였고  파키스탄 여인과 학국여인도 아니였다.  그냥 미국으로 이민온 50 연인이였다. 모든 벽을 내리고 마음과 마음이 연결된   소녀 처럼 웃는 우리들의 모습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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