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의 실체- 바티칸 은행

by 저널 posted Nov 22, 2014 Likes 0 Replies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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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64919


새 교황, '성역' 바티칸 은행 개혁 착수

[분석]아웃사이더의 '성전'일까, '용두사미'로 끝날까

이승선 기자 2013.06.28 15:19:00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바티칸 은행을 조사하는 교황 직할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는 소식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교황 취임 후 수십 년 동안 가톨릭 교회를 당혹스럽게 했던 문제에 대처하려는 가장 과감한 조치"라고 전했다.

지난 3월 새 교황 선출 전후 교황청(바티칸) 안팎에서는 차기 교황이 누가 되든 '바티칸 은행의 실제 주인'으로 불리는 국무장관에 이탈리아 추기경 세력을 등에 업은 이가 국무장관이 되면 바티칸의 개혁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바티칸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전망은 교황청은 이미 거대한 관료조직으로 변질돼 교황은 '얼굴마담'이고 국무장관이 관료조직화된 교황청의 실세라는 시각에 바탕을 둔 것이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생전 사임'이라는 이례적인 결정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도 지난해 초 교황청 내부의 권력투쟁과 돈세탁 등 비리문서가 바티칸 외부로 유출되는 '바티리크스(바티칸+위키리크스)' 스캔들이 지목되고 있을 정도다.

▲ 2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은행을 조사하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교황의 개혁 의지가 결실을 맺어, 이날 미사에서 교황의 입맞춤 축복을 받은 아기처럼 바티칸이 순결함을 되찾을 수 있을까. ⓒAP=연합



교황에 직보하는 고위급 조사위원회

바티칸 추기경들이 후임 교황에 예수회라는 '아웃사이더' 출신의 교황을 선출하자 주변에서는 "개혁의 중책을 맡기기 위한 것일까, 아니면 또 다른 얼굴마담일까?"라는 기대 반 회의반의 시선들이 있었다.

일단 교황의 의지는 단호해 보인다. 5명으로 구성된 위원회에 추기경과 대주교 등 고위 성직자들 4명에 바티칸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메어리 앤 글렌던 하버드대 법대 교수까지 선정했으며, 위원회의 조사 관련 보고는 바티칸 관료조직을 거치지 않고 교황에 직보하도록 되어 있다.

게다가 새로 바티칸 은행장에 임명된 독일 변호사 출신의 에른스트 폰 프라이베르크(54)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바티칸 은행의 완전한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임무"라면서 "약 1만9000개의 계좌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바티칸 은행은 1942년 설립돼 관리하는 자산만 71억 달러(약 8조 원)에 달한다. 하지만 바티칸 은행은 오랫동안 돈세탁과 조세회피의 통로라는 오명을 안고 있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바티칸 은행이 돈세탁에 이용된 의혹을 일으킨 6건의 사건이 적발됐고, 올해 들어서는 최소한 7건이 적발됐다.

특히 1982년 이탈리아의 방코 암브로시아노 은행의 파산 사건은 바티칸 은행이 마피아 자금의 돈세탁에 이용되고 있다는 의혹을 결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당시 암브로시아노의 은행장 로베르토 칼비는 바티칸 은행이 돈세탁을 해준 마피아 자금으로 추정되는 13억 달러를 횡령하고 도주했으나, 나중에 영국 런던의 블래프라이어스 브리지 다리에 목이 매달린 시체로 발견됐다.




계속되는 돈세탁 혐의 사건들

이탈리아 당국이 이 사건에 대해 조사를 시작하자 암브로시아노 은행의 최대 주주였던 바티칸 은행은 연루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방코 암브로시아노의 채권자들에게 2억 5000만 달러를 배상금으로 지불했다.

지난 2010년에는 바티칸 은행의 총재와 사무총장이 부패한 정치인과 마피아의 돈 세탁에 연루된 혐의로 이탈리아 당국은 시중은행에 있는 바티칸 은행의 자금 2300만 유로(약 343억 원)를 동결하고 수사에 착수했으며 지난 5월 바티칸 은행 총재가 이사회에서 해임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금도 이 사건에 대해 이탈리아 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에 있으며, 방코 암브로시아노 사건도 여전이 미해결 상태로 남았다.

이처럼 추문이 끊이지 않은 바티칸 은행에 대한 조사위원회 출범과 관련해 <로이터> 통신은 "바티칸 소식통들을 취재한 결과, 교황은 바티칸 은행을 근본적으로 개혁하거나 심지어 폐쇄까지도 결정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교황의 개혁이 내부의 기득권 세력의 반발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바티칸 은행의 투명성 제고 노력에 불구하고 유럽연합(EU)의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하는 등 은행의 투명성이 오히려 후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바티칸 은행 개혁을 추진하다가 비극을 맞은 교황의 사례도 있다. 바티칸 은행 개혁을 주장했던 요한 바오로 1세는 교황 즉위 33일 만인 1978년 9월 28일 사망했으며, 당시 심근경색이 사망 원인이라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마피아와 연관된 교황청 내의 세력에 의해 암살됐다는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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