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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수거함에서 양복을
건져 입던 목사님이 그립다

대통령이 다니는 소망교회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세습 문제로 시끄럽더니 목사들끼리 싸워서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까지 이르고, 이번에는 부목사가 성도의 돈을 꾸고 갚지 않는 등 온갖 사기 행위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이번 사건을 일으킨 목사는 청와대 신우회에 나가 설교한 것을 자랑처럼 떠벌리고 다닌다고 하니 가히 놀랍다. 이런 소망교회의 사건들을 보며 대통령은 어떤 생각을 할까. 정권 초기부터 교회 사람들을 끌어 들여 권력의 맛을 보여 준 것부터가 잘못 꿴 실이었다는 걸 알고나 있을까.

난 내가 기독교인 것이 너무나 부끄러울 때가 많다. 특히 목회자들의 비리가 펑펑 터질 때마다 고개를 들 수 없다. 주위에서 ‘개독교’라 욕할 때마다 살이 찢어지는 것처럼 아프다.

이 땅에서 교회가 온갖 비리의 온상인 것처럼 비춰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 우선 올바른 목회 철학을 가진 목회자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흔히 목회자는 양을 치는 목자에 비유하고 있다. 그런데 양의 먹이와 안전보다는 자신의 권력과 출세를 향한 도구로 이용하기 때문에 교회가 점점 썩어 가는 것이다.

목회자들끼리 교회 크기와 성도의 수 그리고 자동차 종류와 배기량에 따라 성공 여부를 가리는 세상이 되고 만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소위 말하는 유명 목사나 강사의 권세는 대단하다. 그들은 하늘조차도 쥐락펴락할 것처럼 당당하다. 정작 유명 목사를 둔 교회 성도들은 신령한 젖을 먹을 수 없어 사막의 들짐승처럼 곤고히 울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그러나 오늘날 목회자의 부패에 일조를 한 데는 성도의 몫도 빼놓을 수 없다. 가난한 이웃을 위해 쌀 한 포대 사주는 데는 인색해도 당회장 목사를 위해서는 선뜻 대형 자동차를 사주는 성도를 본 적이 있다. 목회자를 섬기는 것이 복 받는 지름길이라는 미신적인 신앙의 토대 위에서. 그럴 때 목회자는 새 자동차를 거절했어야 했다. 그 돈을 진정한 불우 이웃을 돕는데 쓰도록 권면하는 것이 참된 목회자의 자세다. 그러나 이 땅에는 그런 목회자가 별로 없다. 거절하는 것이 사 주려는 성도에 대한 실례라는 이상한 논리를 내세우며.

요즘 목회자는 그저 직업인에 불과한 것 같다. 그래선지 목회자 자신조차도 사명감이라는 말조차도 쓰는 걸 꺼린다. (못 쓰는 거겠지) 신학교가 늘어가면서 해마다 배출되는 목사 지망생은 많기에 부목사로 부임하는 것 또한 하늘의 별 따기다. 당연히 당회장의 위세가 높아지고, 목사 지망생들은 오직 당회장 눈에만 잘 보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런 절차를 통해 목회의 길에 들어섰으니 오죽하랴.

난 어린 시절, 시골의 언덕 위에 있는 작은 교회를 다녔다. 그 교회 당회장 목사님은 사십 대 초반 쯤 되는 분이셨다. 신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시골에 내려 와 목회를 한 지 십년이 넘었지만 교인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나마도 농사철이면 일손이 모자라 식구들만 앉혀 놓고 예배를 드려야 했다. 목사님은 변변한 외출복 한 벌 없었다. 어느 날, 목사님이 서울에 무슨 일인가 올라 가셨다가 기분이 좋아서 내려오신 걸 본 적이 있다.

“일부러 의류수거함을 뒤지고 돌아다녔어요. 그런데 기대 했던 것보다 훨씬 더 괜찮은 옷들이 많더라고요. 마침 나에게 딱 맞을 것 같은 양복 한 벌이 눈에 띄기에 얼른 건졌지요. 횡재했다 싶었어요.”

그 후로 줄곧 목사님은 설교 할 때마다 수거함에서 가져 온 양복을 입으셨다. 목사님의 모습은 초라하기는커녕 오히려 빛나 보였다. 어린 나였지만 왠지 그 목사님이 무척이나 존경스러웠다.이렇듯 아직도 오지 깊은 곳에서 제대로 된 사례금조차 받지 못하지만 성심껏 성도들을 섬기며 목회의 길을 걸어가는 분들도 분명히 있다. 이제부터라도 배부른 돼지처럼 부와 권세를 쫓는 목회자들은 진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더는 ‘개독교’라는 지탄을 받지 않도록 무릎 꿇어 기도하고 반성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망 교회 같은 대형 교회에서부터 회개의 물결이 일어야 한다. 제2의 종교개혁을 불러 올 만큼의 뜨거운 열망으로. 회개의 제단 앞에 맨 먼저 무릎 끓어야 할 사람은 당연히 대통령이다. 물론 나 또한 기독교인으로서 회개의 제단을 쌓을 때라는 자성으로 이 글을 마친다.(2011. 02.07, 박경희/작가)

박경희 작가님은
2006년 한국프로듀서연합회 한국방송 라디오부문 작가상을 수상했다. 전에는 극동방송에서 "김혜자와 차 한잔을" 프로의 구성 작가로 18년 간 일하다 지금은 탈북대안학교 '하늘꿈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의 필진이다.

작품으로는 《분홍벽돌집》(다른, 2009), 《이대로 감사합니다》(두란노, 2008), 《여자 나이 마흔으로 산다는 것은》(고려문화사, 2006), 《천국을 수놓은 작은 손수건》(평단문화사, 2004) 등이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 ?
    바다 2011.02.12 03:14

    저도 회개합니다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살지 못한 것을

  • ?
    무실 2011.02.13 02:14

     

    지금은 모두에게 참회와 자성이 필요한 시간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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