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천
아침잠을 깨자 죽고 싶은 생각이 났다
높은 하늘로 날고 싶었는데
무거운 하늘은 천근처럼 다가왔다
삶은 그렇게 쉽게 호락거리지도 않고
구천(九天)을 나르거나
구천(九泉)에 파묻히나
그게 그거라 생각했는데
나는 쉽게 하늘 날 날개 준비도 안 되었고
쉽게 묻힐 한 평의 땅도 준비하지 못했다
월륜천(越輪川)에서 시작한 공기놀이는
수상천(宿象天), 종동천(宗動天)에 계속되고
3층천 하늘도 구경 못하고
나잇살이나 먹으면서 구천(九泉)의 객 될 준비부터 한다.
천식으로 숨차서 헐떡일 때
나는 구천(久喘)을 헤맨다
피를 토하듯 섞여 나오는 바튼 기침 소리에
잠도 깨고 꿈도 깬다
여러 겹이라 생각했던 세상이
단순한 감으로 마감하려 할 때
아직 할 일이 남아있음을 인해
오늘도 나는 날 수 있는 날개를 다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