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천

by 로산 posted Nov 19, 2010 Likes 0 Replie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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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천

 

 

아침잠을 깨자 죽고 싶은 생각이 났다

높은 하늘로 날고 싶었는데

무거운 하늘은 천근처럼 다가왔다

삶은 그렇게 쉽게 호락거리지도 않고

구천(九天)을 나르거나

구천(九泉)에 파묻히나

그게 그거라 생각했는데

나는 쉽게 하늘 날 날개 준비도 안 되었고

쉽게 묻힐 한 평의 땅도 준비하지 못했다

 

 

월륜천(越輪川)에서 시작한 공기놀이는

수상천(宿象天), 종동천(宗動天)에 계속되고

3층천 하늘도 구경 못하고

나잇살이나 먹으면서 구천(九泉)의 객 될 준비부터 한다.

 

 

천식으로 숨차서 헐떡일 때

나는 구천(久喘)을 헤맨다

피를 토하듯 섞여 나오는 바튼 기침 소리에

잠도 깨고 꿈도 깬다

여러 겹이라 생각했던 세상이

단순한 감으로 마감하려 할 때

아직 할 일이 남아있음을 인해

오늘도 나는 날 수 있는 날개를 다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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