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또 한번 퇴학의 기로에 선

by fallbaram posted Dec 04, 2014 Likes 0 Replie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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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일학년이 끝나가는 2월의 어느 추운날이다.

싸레기 눈이 내린 교정엔 그 눈들이 바람에 밀려서 여기 저기 산발적으로 쌓여있는 다소

어수선한 날 우연히 수업시간에 교정을 창문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한해 위의 이학년 선배들이

어제 말한 그 선배가 앞정서서 교무실로 들어 가고 있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들은 김 홍량 교장 선생이 삼육대학 총무부장으로 올라간 뒤에 오신 새 교장선생님이 하시는

교육사업이나 교육철학에 불만을 품고 마치 궁에서 상소를 올리기 위해 한발 한발 궁으로 들어가는 충신들처럼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던 것이다.


1967년엔

삼육대학에서 아마도 영남삼육의 신앙적이며 교육적인 분위기를 알고 그곳의 트로이카라고 믿어지는

김 홍량 교장 선생님과 유 정식 목사님과 이 해창 장노님을 그리고 모셔갔고 내 아버지는 새로오신 교장선생님과

분위기가 맞지 않는다고 우선 임시직으로 계시던 아버지의 포지션을 더 이상 학교가 받아들이지 않음으로

아버지는 보따리를 싸고 경남 하동쪽으로 과수원을 하러 가시면서 학교는 다시 완연하게

다른 분위기에 젖어들고 있었다.


그러나 새 교장의 편에 서서 그의 모든것을 옹호하고 그를 보호하려는 선생들과 소수 학생들의 배신으로

정중하게 시작된 소위 데모형식의 개혁은 수포로 돌아가고 그 주동자 두명은 한국삼육으로 전학 발령이

나면서 일단락이 되었다.


그리고 정확하게 일년이 지난 어느날

나와 내 친구 하나가 주동으로 보여지는

데모가 시작이 되는데 전해의 선배들이 하는 데모와는 그 형식이 전혀 다른 모양의 데모였다.


일단은 교무실에다 우리는 이러이러한 개혁이 이루어질때 까지 수업을 거부한다는 통보를 보내고

각자 기숙사로 가서 각자의 방에서 공부를 하거나 잠을 자거나 소일을 하는 형태로 밀고 나갔다.

담임 선생님이 기숙사로 올라 오셔서 이따위 형식의 데모가 어디 있냐고 야단을 치고 나는

"앉아서 하는 데모는 연좌 데모이고" " 돌을 던지며 하는 것은 투석 대모일 뿐"

우리의 데모는 이런 형식의 데모라고 우기면서 어떤 압력에도 단체의 최종적인 결정을

존중하라는 압력을 시시각각 전해 주었다.


그리고 그 통보를 교무실에 보내기 일주일 전에 앞으로 데모가 있을 것이고

왜 데모 하는지에 대한 대략의 설명서를 학부형 모두에게 보내고 협조를 부탁했었다.


그 소식을 접한 극성 학부형 몇이서 학교를 찾아오고 이런 학교가 어딨냐고 소리지르는 덕분에

데모는 전방위로 진행이 되었고 학교 당국에서 섣불리 어떤 결정으로 끌고 가지 못하는 장애가

또렷이 나타나게 되었다.


또 한가지 전 해에는 여학생들이 끼어 있었는데 그 마음 약한 여학생들이 배신을 때리고

포기하고 설득도 쉬게 당하면서 구멍이 생겼다는 내 나름의 판단으로 여학생들을 과감하게

제외 시켜버렸다. 그로 인해 나중에 학생회장 선거에서 나는 여기숙사의 반감으로 보기좋게 떨어지는

낙방도 감수해야 있다고 할까.


한국 연합회 교육 부장 그리고 현 교장의 절친이시던 또 다른 교육자들이 며칠씩 와서 나와 친구들을 만나며

"하나님이 기름 부으신 자를" 이라고 어지간히 설득하셨다.

주동인 너와 네 친구는 한국삼육으로 전학을 보내 줄 터이니 조용히 끝내라는 호소에도 불복하고

백일 이상을 투쟁한 결과로 교장선생님이 전근을 가시도록 결론이 나고 데모 주동자들에겐 여기숙사

인분을 퍼 날르라는 것으로 일단락이 되었다.


그 당시에 다른 여러 삼육고등학교의 교장님들이 초미의 관심을 가졌던 일이었고 지금도 그분들 중에는

삼육의 영어선생이던 내 이름 보다는 데모시절의 학생인 장 도경을 더 잘 기억한다는 후문도

듣게된다.


그리고 나서 세월이 오래 지난 어느날 나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세상엔 나이나 성별 그리고 피부의 색갈에서 그리고 출신에 의해서 형성되는 진실이 따로 있다는 생각 말이다.

젊음의 진실

중년의 진실

노년의 진실

남자의 진실

여자의 진실

영남의 진실

호남의 진실

진보의 진실

보수의 진실

백인의 진실

흑인의 진실 같은...


나는 그당시에 피끓는 청년의 진실에만 충실했던것 같다.

떠나는 교장에게 내민 내 손을 뿌리치며 그가 한 말은 이것이다.

"내 삶중에서 너같은 철면피를 본일이 없다" 고


야생마에

철면피에

참 나는 어디가나

문제속에 들어가는 꼴통인가 라고 자문할때가 참 많았다.


그런 학생들의 거친 항거에 은근히 지원을 하거나 방관을 한

선생님들이 계셨고 그분들의 따뜻한 인간성에 연결되면서

세상은 혼자 사는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제 그분들의 사랑과 보살핌을 말할 것이다.

여러분이 익히 아시는 이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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