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주여! 오 주여! 오 주여!

by fallbaram posted Dec 07, 2014 Likes 0 Replies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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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삼육의 동쪽으로 한 오리쯤 가면 소위 안부자 집 (옛 선교사 집)을 지나서

한개의 작은 호수가 나온다. 여름철 논에다 물을 공급해야하는 때는 물이바싹 말라서

호수의 비닥이 쩍쩍 갈라지기도 한다.

바닥의 색갈은 붉은끼가 도는 황토색인데 물이 넘치는 계절에도 물색갈이 황토 색갈로 비친다.

그리고 물이 넘치면 바닥은 황토색의 뻘이 되기도 한다.

내 학창시절엔 여름날 오후 학교가 끝이 나면 집으로 바로 가지않고 우선 그 못으로 가서

멱을 감는 일이 자주 있었다.


그날은 전날에 비가 많이 와서 호수에 제법 수심이 깊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빤쓰 바람으로 물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다들 한번 들어갔다가 나와서 다시 들어갈려는 참인데

한쪽 어디에서 두개의 발바닥이 수면위로 닿을까 말까 하게

물개비를 돌리고 있는것이 아닌가.


누구의 발바닥인지 알길이 없지만 나는 우선 소리지르면서

물속으로 뛰어들었고 한두명이 더 가세해서 그 물개비 치는

다리를 하나씩 잡고 뽑아 올린다.


뽑아 올렸지만 당장에 그가 누군지를 알길이 없다.

황톳빛 뻘에 머리가 박혀 있다가 나온것이라

눈만 살짝 보이고 얼굴은 확실치가 않은데

그때

"오! 주여!" "오! 주여!" "오! 주여" 그 뻘속에서 나오는

오 주여 삼창을 들어면서 드디어 그놈이 오늘의 요

시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시촌은 키가 약 173 센치 정도의 키에다 통뼈처럼 몸이 단단하지만

머리 부분이 여간 크지가 않아서 짱구 (우리는 그를

곰배라 불렀다)고  머리 최정상의 부분이 석기시대의 돌도끼 같이

뾰족했다.


그 돌도끼를 가지고 여름철 흐릿한 물속의 수심을 잘 알지도 못하고 다이빙을

하다가 뻘속에 박힌 것이다.


삼분만 늦었으면 그는 지금 시촌도 시골촌놈도 아닌 "없음" 이다.

아마 그때 머리가 망가졌는지 대학입학이 나보다 좀 늦었다.

그러나 그의 그같은 오주여 간증과 기도때문에 그는 목사가 되고

이곳에 평화의 사도로 살아가는 것이리라.


쳐어칠과 페니실린의 관계처럼

나는 그에게 생명의 은인이고

고놈은 나에게 요로콤 입만 열면 칭찬 일색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이제는 아시겠는가?


오 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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