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해진 새누리, 노무현 때리고 종북 마녀사냥 - 청와대 권력암투 본질 회피한 채 진흙탕 공방으로 논점 흐리기

by 여의도 posted Dec 15, 2014 Likes 0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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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해진 새누리, 노무현 때리고 종북 마녀사냥

청와대 권력암투 본질 회피한 채 진흙탕 공방으로 논점 흐리기

곽재훈 기자 2014.12.15 18:15:41

  
정윤회 씨의 비선 실세 의혹 등 규명을 위한 국회의 긴급현안질문에서 새누리당과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해당 의혹을 '찌라시에서 나온 얘기'로 규정하면서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의 비선 실세 의혹을 거론하는가 하면 때아닌 '종북' 논란 불지피기에 나섰다. 청와대의 '사인'(☞박근혜, 종북몰이로 정윤회 파동 물타기) 이후 조직적인 물 타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비판이 예상된다. 

새누리 김진태·이장우·김태흠, 질문 내용 판박이…'작전'일까?

15일 긴급현안질문에 나선 새누리당 의원들은 야당에 대한 비난에 화력을 집중했다. 청와대의 권력암투로 불거진 문제를 여야 간의 진흙탕 정치공방전으로 전환하려는 의도적 공세로 해석된다. 

이장우 의원은 "이번 사태는 정치의 저급한 일면을 드러낸다"며 발단이 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문건을 "시중의 근거 없는 소문을 모은 전단지 수준"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어떤 게 국정 농단이냐"며 "2001년 김대중 대통령의 세 아들이 비리로 구속되는 진기록이 있었는데, 당시 비서실장이 누구냐"며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을 겨냥했다. 그는 "그 분이 한낱 소문을 모아 놓은 문건을 휘두르며 목청을 높이는 분들"이라고 박 의원을 원색 비난했다. 이 의원은 또 노무현 정부 당시의 이광재 국정상황실장, 최도술 총무비서관을 언급하며 "국정 농단이라면 이 실장, 최 비서관처럼 대선자금 수수로 사법 처리되는 상황이 국정농단"이라고 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 의원의 말에 대해 "공감한다"고 했다. 이 의원이 "이번 사건은 모두 풍설일 뿐이다. 제 말이 맞지 않나?"라고 했을 때도 정 총리는 "네. 검찰에 의해 밝혀지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정 총리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면서도 "과거 정부(의 비선 실세)는 다 근거가 있어서 나온 것인데 지금 나오고 있는 것은…(그렇지 않다)"고 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박 의원의 방북 계획에 대해서도 "(정부가) 방북을 왜 허락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북이 야당 거물인사에게 조화를 가져오라면 가고 받아가라면 가는 게 정상적인 것이냐"고 했다. 또 이 의원은 황선·신은미 씨의 토크콘서트 관련 수사에 대해 황교안 법무장관에게 질의하며 "법무장관 뭐하고 있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새정치연합은 황선·신은미를 옹호하는 정당인가"라고 새정치연합에 대한 색깔론도 폈다. 

오후 질문자로 나선 김태흠 의원 역시(☞관련기사 보기 : 새누리 "떳떳한데 왜 자살?…억울하면 특검 하나") 이번 비선 실세 논란에 대해 "청와대 내에서 소외됐거나 반감을 가진 세력이 '찌라시' 내용을 짜깁기해 만든 보고서가 단순 유출(된) 사건"으로 규정하고, "노무현 정부의 이광재·노건평처럼 돈을 받고 인사에 개입한 것이 국정 농단"이라고 노무현 정부를 공격했다. 앞서 오전 순서에서는 김진태 의원 역시 이와 비슷한 내용의 야당 비난, '종북' 공세로 질의 내용을 채운 바 있다. (☞관련기사 보기 : 김진태 "종북녀들이 전국 민심 어지럽혀") 심지어 김 의원은 황 씨, 신 씨의 토크콘서트를 비난하는 과정에서 사제 폭발물을 던진 용의자를 "우국 청년"이라고 치켜세우는 황당한 발언을 하기도 했었다.  

즉 새누리당 의원들 3명의 질의 내용이 거의 동일한 셈이다. 공통되는 내용을 정리하면 △비선 실세 의혹은 '찌라시'에서 나온 허위사실이라는 단정, △이를 근거로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은 '무책임한 정쟁'을 하고 있다는 주장, △과거의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대한 공격,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오전 언급한 '종북 토크콘서트'에 대한 맹비난, △박지원 의원의 방북이나 홍익표 의원의 토크콘서트 개최 계획 등을 고리로 '야당 역시 종북세력과 모종의 연관이 있거나 비호하고 있다'는 주장 등이다.  

새누리당이 '물타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또 정 총리나 황 장관의 답변은 정부 역시 여당의 주장에 장단을 맞추고 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면이 있다. 이날 국회 긴급현안질문의 정식 명칭은 '청와대 문건 유출과 비선의 인사개입 의혹, 4대강사업·자원외교·방산비리 관련 의혹 및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이다. 질의 에서 '종북 토크콘서트'가 언급될 직접적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김경협 의원은 자신의 질의 순서에서 여당에 대해 "(대정부질의가 아닌) 대'야당'질의, 대'야당'규탄대회 같은 질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홍원 "朴대통령, 경질된 문화부 국·과장 '의지 부족하다' 보고 받아"

한편 이날 정홍원 국무총리는 정윤회 씨의 '국정 개입'의 사례로 의심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국장·과장 경질 인사(☞관련기사 : "朴대통령, 과장급 실명 거론 '나쁜 사람'이라고 했다")와 관련, 박 대통령이 경질 대상자들에 대해 '비리 척결 의지가 부족하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 김종덕 문화부 장관이 국회에 출석해 "당시에 비리 척결 의지 등이 너무 부족해 (박 대통령이 유진룡 전 장관에게) 그런 말씀을 하신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한 바는 있지만, 박 대통령이 경질된 문화부 국·과장에 대해 어떤 내용의 보고를 받았는지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총리는 새정치연합 박범계 의원의 질의에 답하면서 해당 인사 문제에 대해 "(국·과장이) 의지가 부족하다는 보고가 있어 대통령이 유 장관에게 직접 '철저히 하라. 의지가 부족한 게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안다"면서 "그래서 유 장관이 인사를 한 것이고 달리 의혹을 제기할 게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정 총리는 김태흠 의원의 질의에 답하면서도 "대통령은 '(국·과장이) 의지가 부족하다'고 말했고 시정을 요구했다"고 같은 취지의 말을 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이 해당 국·과장에 대해 누구에게 언제 어떤 보고를 받았는지 추가 규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에게 해당 사안을 보고할 공식 통로는 주무 장관이지만, 당시 유 장관은 오히려 대통령에게 불려가 지시를 듣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정 총리는 김경협 의원이 '십상시와 7인회 중 누가 실세냐'고 물은 데 대해서는 "실세는 없다"고 단언했고, 정의당 김제남 의원의 질의에 답하면서는 "대통령은 주변 사람으로 인해 과거 정부에서 문제 많았다는 것에 유의하고 신경을 많이 쓴다. 지금 정윤회니 박지만이니 하는 사람들을 근접도 못 하게 하는 마당에 실세나 비선이 될 수 없다"며 "그런 상황인 것을 제일 잘 아는 분(박 대통령)이 그런 얘기(실세 논란)를 듣고 '찌라시'라는 소리가 나오게 된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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