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보았네

by fallbaram posted Dec 22, 2014 Likes 0 Replies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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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더러 나의 자화상을 한번 그리라 하면
아마도 이렇게 말 할 수 있다 .
 
현실주의자면서  이상주의자
합리주의자면서도 자연주의자
문학적이며 창조적이다가 동시에
수학적인.                
 
게다가
다혈질이면서도  담즙질인
다소 복잡한 사람이다 .
더러는 말하기를
어떤땐 매우 거칠다가 어떤때엔 매우 섬세한 면도 보인다고
그래서 헷갈리는 사람으로 결론짓기도 한다.
 
 
내 전반기 삶속에는 신비주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짙었다 .
그래서 신학이란것을 신비주의의 영역으로
몰아넣고는 신학도 좋아하지 않았다 .
 
짧게 이야기 하자면
눈으로 보는것
그리고 마음으로 그릴 수 있는것
이상의 세계를 그리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
사실 지금도 썬다싱의 신비적 신앙경험을
전부 다 받아 들이지 못하고 있다. 
 
유치원부터 승선했던 삼육이라는 배안에서도
나는 찬미하는것 기도하는것 그리고 성경을
읽는것이 얼마나 낯이 설었는지 모른다 .

 
지독히 공부를 하지 않으면서
공부를 아주 잘하는 우등생들을  눈아래로 내려다 보고
신앙이란 손톱만큼도 발달되지 않은 정신으로
모범적 신앙인들을 경시하던 내 모습은
눈이 비뚤어져 있고 얼굴도 비뚤어져 있다는 훈련병시절의
그 점쟁이의 말이 참 적절할 표현이었다.

좌충우돌 부댖기며 살아 온 내 삶속의 근저에는 이런 비판적인
사고방식이 선천적이고 또 후천적인 근육으로 잘 발달이 되어
있었다고 해야 할까.

그러나 내가 어린시절부터 타고온 배는 여전히 신앙이 중심이 된
배였으며 천국을 향하여 방향을 잡기위해 몸부림치는 배였으며
다만 선장이 예수님이 아닌것만 빼고는 많은것을 갖춘 배이기도 했다.

의사의 처방전을 손에 쥐고 차도를 건너서 다시 공터로 몸을 돌리는
순간에 내 눈에 비친 광경이 있었다.

내가 선 곳에서 오십미터쯤 떨어진 곳
그위로 오십미터쯤 높이에서 기차 건널목으로 만들어진 십자가가
대낮에 텅빈 하늘에 바로 눈 가까이서 내 시선을 끌어 댕기고 있었다.


" 내가 3 층천에 갔으니 그때에 몸안에 있었는지 몸밖에 있었는지 나는 모르거니와
하나님은 아시나니라." 고 말하던 사도바울의 증언처럼 그것이 실제로 공중에 달려있던
십자가인지 아니면 내 눈에 착시적으로 보여지는 십자가인지는 지금도 잘 모른다.

그 단순한 십자가가 내 시선에 나타나자 마자 내 몸속에 있는 온갖 수분들이 다 눈물이 되어
흐르는 기이한 현상이 동시에 일어난다. 그 십자가에서 나오는 어떤 말씀은 없었으나 내
생각속에서 어떤 말들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 말이란 이런것들이다.
"니가 곤고하게 된것은 내가 너를 위해서 죽은 이 사실을 몰랐다는 것 때문이요"
"앞으로 니가 살 수있는 희망이 있다면 오직 십자가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며"
"내가 너에게 줄 수 있는 사명이 있댜면 너는 십자가를 전하라"

그런 식의  말씀들이었고
나는 곧바로 담임목사님에게 전화를 걸어서 예배를 드려 달라고 부탁을 했다.

평소에 내가 결코 느낄 수 없는 곳에서 터지는 그 감격
그 감동
주체할 수 없는 눈물샘과 함께 터지던 그 시간의 기억이 지금도 너무나 생생하다.

이런 신비적인 이야기 자주 하고 싶지는 않다만 나는 내 인생의 긴 이야기가
다 하나님의 손안에 있었음을 고백할때에
 이 이야기를 뺄 수가 없다.

여기에서도 지금껏 십자가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님을 말할 수 밖에 없는 근거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장애자 이지만
스물두살의 나이에
군 복무를 결심하고 국립 의료원의 진단서를 갈갈이 찢어버리고 삼년의 봉사를
나라를 위해 바친것처럼
서른 다섯에 다시 의사의 진단서를 갈갈이 찢어버리며 나는 또 삼년의 봉사
이제는 그 십자가를 알기위해 세미나리행을  마음속에 꿈꾸게 된다.

세미나리로 가는길도
쉽지 않았다는 말 그것도  나는 해야 한다
 
 
나에게 주신 이적이라고 지금도 믿어지는 이유
1) 오후 네시쯤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가는 시간에 내가 선 곳에서 동쪽으로 내 시각의 사십오도 쯤에서 거의 눈앞이라고
할 수 있는 오십미터에 나타난 건널목으로 만들어진 십자가는 서쪽에서 비추이는 햇살을 받으나 햇빛에
반사되지 않고 오히려 젖어있는듯한 상태로 뒷배경엔 하얀 천 조각이 마후라처럼 건늘목을 두르고 있는 광경.       
짧은 시간에 보였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감격과 감동에 젖어 내 사무실로 뛰어들어 갈 때까지 거기 있었다고
기억이 된다.
 
2)평소의 나답지 않게 그 수수한  광경을 바라보며 온몸에서 빠져나오는 물끼들이 전부 눈물이 되어 흘러 나온것이다.
내 아내는 지금도 나를 눈물 한방울 비추지 않는 냉혈한이라고 별명붙이는데...
 
3)성경이라면 17년의 삼육교육을 받으면서도 한번도 정독하지 않았던 그 성경이 너무 좋아서 오히려 잠을 자려고
하지 않고 읽었던 대전환.
 
4) 지금도 눈 깜짝할 사이에 세속의 흉한 모습으로 돌아가서 정신을 못차리는 나에게   조용히 손짓하는 그 십자가는
일흔번씩 일곱번이라도 팔벌리며 닥아오는 용서하는 아버지의 품이 되는 것이요 나를붙들어 매는 사슬이요
 어느새 내 삶의 방향의 중심이 되어있는 목적지이기도 하다.
 
의사의 처방과 십자가의 처방 비교
  
의사의 처방 
1. 사업을 정리하고 쉬어야 한다.
2. 처방한 약을 정기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3. 당분간은 여행을 다니던가 레조트 같은데 머물면서 삶을 즐겨야 한다.
4. 하루 한두시간 지속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회복 예상기간 : 육개월
 
   
  십자가의 처방 
1)약 대신에 성경을 읽고 짬이 나는대로 찬미하고
2)오늘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도를 깨닫게 하셨으니 무엇에나 감사하고
3)읽은 성경을 명상하며 아파트 주변을 한시간 정도 걷거나 뛴다.
  회복기간: 12일
 
서른 다섯에 나의 운명을 바꾸시는 하나님의 일을 점쟁이가 어찌 알고 죄인인 내가
어찌 알았으랴.
 
나도 이제는 십자가 외에 모든것을 배설물로 여기는 자로 
내가 원하지도 않았던
 
그 용서
그 사랑
그 은혜
그 빛
 
받은자 되어 도무지 장도경이가 왜 신학을 하고 목회도 하고
성경을 이야기 하는지를 의아해 하는 내 젊은 시절의 지기들에게
"나는 보았네 그 십자가"
이 말 전해주고 싶었다.

꼴난 지금의 모양이지만 서른 다섯에 생각지도 않게 빼앗긴 나의 나된것은
나의 것이 아니다는 말
 전하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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