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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25 01:29

두마리 토끼-간증 4

조회 수 571 추천 수 0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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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에 모처럼 서울운동장 야구장에서 벌어진 야구경기를 보러 간 일이 있었다.

지정석이 아니고 일반석을 구입한 친구와 나는 야구장 동쪽 변두리의 높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한참을 경기에 몰두하고 있는데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축구장에서 이따금씩 함성이 들려온다.

 꽤나 가까이서 들리는듯한 소리에 좀더 높이 올라가서 소리나는 쪽으로 바라보니 거기서 축구경기가

벌어지고 있었고 조금 멀기는 하지만 제법 선명하게 축구 경기를 볼 수 있는 자리였기에 거기서

두개의 경기를 다 관람하겠다는 마음으로 축구장을 바라본다.


바로그때

와! 하는 함성이 야구장에서 들린다.

뒤돌아보니 벌써 홈런은 아치를 그리고 땅에 떨어진 다음이다.

그래서 이제는 야구장에 눈을 돌리고 한참을 기다리는데


와! 하고  축구장에서 함성이 들린다.

뒤돌아 보니 이미 공은 골대안으로 들어간 후였다.


애꿎은 고개만 이리저리 여러차례 돌렸지만 정작 야구의 백미인 홈런의 짜릿함도 보지 못하고

또 축구의 골인하는 순간도 한번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채 주머니에 양손을 찔러넣고

야구장을 나오던 날의 허탈함은 평생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경험이 되었다.


서른 다섯에 뒤집힌 내 운명이 세미나리 강의실에서 한과목 한과목씩

 또 다시 감동과 감격으로 뜨거워 지기 까지는 사오년이 걸린 갓 마흔의 일이다.

비록 아내가 풀타임으로 돈을 벌었어도 칠팔개월이 흐른후에 가져간돈은

바닥이 나고 마지막으로 VAN 을 팔아서 다시 서너달을 견뎠지만 점점 쪼달려가는

가정형편과 아내의 고생탓에 새로운 도전과 수학의 기쁨을 넘어서서 어떤 방도로던지

인내하지  못하고 나는 마침내 그 시골에서 다시 치공사업을 해야하는 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집을 하나 마련하고는 지하실에 기공소를 차렸다.

아내가 영업 (MARKETING)을 주로 하고 나는 학업과 사업을 병행하게 된다.

새로운 사업은 마치 하나님이 축복을 주기 위해 기다렸다는듯 단숨에 일어서는

대 성공이었다. 

그러나 일을 하지않고 공부만 했던 첫일년은 도서실을 한번도 가서 앉아 보지 않고도 집에서

아이들을 보며 만점에 가까운 성적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그 기록은 열두시간 이상을

사업에 따로 바쳐야 하는 노동일색의 새로운 프레임안에서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다.


학교에 가서 교실에 앉아 있으면 하다가 두고온 치공일들이 생각이 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일자리에 앉으면 학교에 제출해야 할 숙제가 생각이 나는 극심한 엇박자 속에서 세월은 흐르고

순수히 성경을 파 헤치기 위해 목숨을 걸듯이 결의에 가득찼던 그 목적도 조금씩 희석이 되고

열두시간 이상의 기공일과 여전히 병행하던 풀타임의 공부는 마음과 육체속에서 언제나 충돌하고

부댖기면서 말씀에 갈급하던 본래의 순수한 열정이 조금씩 식어가게 된다.


누가 보아도 두마리 또끼를 다  잡은듯이 보이도록 사업도 공부도 잘 마무리 되어서 그곳으로 이사를 간지

칠년만에 다시 오하이오의 클리블랜드로 이사를 가게 된다.


그 이사의 목적도 자급으로 일하면서 교회 개척을 하겠다는 두마리 토끼를 쫓는 제법 그럴듯한

목적을 앞세우고...


그렇게 또 다시 이십년이 지난 지금 이천십오년이라는 미지의 시간앞에 서서 나는

"두마리 토끼" 라는 제목으로 지난날을 뒤돌아보는 엄숙한 시간을 갖어본다.


목회에서

교단에서

와!

와!

누군가의 신선한 가르침에 터지는 소리없는 함성들이 들릴 때 마다 무상불 그쪽으로

고개가  돌아가던 순간들이 참 많았다.


사업에서

사람들 웅성거리는 저잣길에서

와!

와!

하는 함성들이 들리는 순간에는 또 나는 무심결에 그쪽으로도

고개가 돌아가는 나 자신을 자주 본다.


내년에도 나는 두개의 함성 소리에 마음과 가슴이 쪼개지는 이율배반의 병을

얼마나 더 앓게 될 것인가?


그렇지 나보다 더 곤고한 분들이 있지.


율법과 은혜

그 두마리 토끼를 잡고자 평생을 헤메는 사람들 보단 내가 좀 더 나은가?

예언의신과 성경도 한마리가 아니고 두마리 토끼인가?


민초의 숲에 숨어있는 저 두마리 토끼를 놓고 내년엔 모두들 무슨 결심들을 할까?

정치 이야기 섞어면 세마리 토끼도 되는가?


주여!

주여!


내년에도 많이

도와주소서.

  • ?
    김종식 2014.12.25 04:47
    이세상에는 한마리 토끼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고민을 한 흔적들이 아름답습니다
  • ?
    fallbaram. 2014.12.25 04:55
    수백마리 닭은 잡을 수 있어도?
    ㅋㅋㅋ
    사실 한마리도 잡지 못한 셈이지만요.
    오늘은 토끼같은 짜식 두놈이 지금 오고 있습니다.
    장노님 좋은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 ?
    김종식 2014.12.25 05:18
    요즈음에는
    "가축(병아리들)과 자식들의 걸음"이 너무 빨라서
    따라 갈수도 없지 않나요??
    그냥 "슬로우 모드"에 맞추어 천천히 가게되더군요...

    오랫만에 모든 가족들이 즐거운 시간 가지세요.
  • ?
    fallbaram. 2014.12.25 06:03
    장노님
    무쟈게 빠른 특종 닭 한마리에 얽힌 유모아가 하나
    있는데 좀 거시기 해서 여기다 올리기 뭣하네요.
    쨋거나
    감사합니다
  • ?
    돌베개 2014.12.26 01:02
    토끼가 두 마리나?.
    엄청 힘 드시겠네요.

    편히 구도자,
    전도자가 되시려면

    둘 다,
    아낌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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