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여행이 아닌 사업상 한번 들렸다가 하와이의 환경에 홀딱 반해서
나는 그후에 다시 내리 두번을 더 하와이를 찾아가서 Big Island 와 Maui 를
경험하고 온 후에 하와이는 내가 살고 싶은곳 영순위에 늘 자리하게되었다.
물위에 떠 있는 이상한 느낌을 갖는다는 집사람의 불평만 없었다면
아마도 나는 거기서 이십년 이상을 이미 살았을 것이다.
여행중에 들었던 하와이 한 거주민이 내게 들려준 잊을 수 없는 말이 있다.
"하와이는 모든 나무에서 꽃이 피는 곳이다"
"꽃이 피지 않는 나무는 하와이에 없다"
"그래서 낙원이다"
나무마다 꽃이 핀다고 낙원인가
아님
낙원이니까 모든 나무에 꽃이 피는가.
컴 앞에만 앉아서 자신과 잘 놀아주지 않는 영감때문에 우울하다는 집사람이
두 아들을 다시 만나서 순식간에 변한 모습은 마치 고목에 꽃이 피고 향기나고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리는 하와이의 한 나무를 바라보는 느낌이다.
요즘 내게는 약간은 거칠었던 목소리가 두 아들을 향하여 어찌 그리 나긋나긋하게
백팔십도 변하여 흘러 나오는지
유행성 감기에 걸려서 몸 상태가 그리 좋지도 않은데 하루종일 부억에서
끓이고 지지고 볶으면서 전혀 피곤해 하지도 않고 오래전 신혼시절에 내게 보여주던
그 조건없던 봉사의 화사했던 얼굴을 나는 다시 훔쳐볼 수 있었다.
자식을 바라보면서 흐뭇해 하는 아내를 보고 또 흐뭇해지는 내 마음에도
꽃이 핀다.
한놈은 이제 막 졸업을 하고 직장도 잡았지만 도로 퍼 주어야 하는데
퍼 주면서도 기쁨 가득한 기름기가 어미의 얼굴에 줄줄이 흘러내리고
한놈은 올해 좀 벌었다고 이것저것 부모에게 선물을 척척 사서 안겨 주는데
그때 마다 흐뭇하다 못해 분에 겨워하는 눈빛은 눈물겹도록 촉촉하기 까지 하다.
집을 나간 아들이 돌아 오는 날
맨발로 뛰어나가 목을 끌어안고
온갖 맛있는것 다 장만해서 내어놓은
그 아버지의 심정이 어찌 수긍이 가지 않겠는가.
나는 집사람의 가슴에 피는 저 화사한 꽃을 바라보며
나를 위해서 기다리는 하늘 아버지의 기다림이 상세하게 적힌
꽃편지를 실감 나도록 읽고있다.
죽은 나무에 살구꽃 피는 기적의 이야기
당신도 그 편지 받았겠지?
가을바람은 이 잔치상에 앉아 싱글벙글 하고 있는데
너도 속히 돌아와 같은상에 앉으라고 꼬드기는 편지 받은일 없는가?
지독한 고뿔에 걸려서 매 삼십분마다 잠이 깨는데
정말 미치고 팔짝이다.
아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