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한길씨가 정치에 입문하기전에 쓴 수필집
"아침은 얻어먹고 사십니까?" 에서 읽었던 이야기다.
88 올림픽이 열리기전에 한국정부가 경찰견을 대거 수입하고 마침 경찰견 조련사로
소문이난 한국계 미국인 아무개를 불러서 경찰견 조련을 한국인 조련사들에게 가르치게
했다.
그가 데리고 간 경찰견의 이름이 라이파이다.
라이파이는 독일산 순종 세퍼드는 아니고 약간의 다른피가 섞인
잡종이지만 아주 훈련이 잘된 경찰견이다.
그가 한국을 가자마자 한국에서 훈련된 경찰견을 시험해 보았다.
조련사로 하여금 자신을 공격하는 명령을 내리게 하고 무섭게 달려드는
개에게 더 무서운 기세로 대응하였더니 경찰견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상대를 물지를 못하고 일정한 거리에서 짖기만 한다.
이번엔 자신이 데려온 라이파이에게 한국인 조련사를 향해 달려들게 하고
그 조련사더러 온갖 겁을 주는 행동을 하게 했다.
그러나 라이파이는 그에게 달려가서 그를 끝내 물어뜯고 말릴때 까지 떨어지지않는
용맹을 보여주었다.
비록 개지만 때려서 훈련한 개하고
개하고 한마음 내지는 친구가 되어서 가르친 것의 차이는
참으로 엄청난것이라는 것을 가르친 것이다.
한번만 맞아도 개는 개가 지닌 용맹성이나 주인을 따르는 순종에서
흠집이 나고 만다는 것이 그 조련사의 지론이다.
개가 자기몸을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핥아먹게 하고
자신도 그 개를 그렇게 핥아주면 더 빨리 친해질 수 있다 했다.
그가 한국을 떠나면서 라이파이도 선물로 주고 떠났는데 몇년이 흐른후에
가서보니 주인도 알아보지 못하고 멍청해진 라이파이가 침만 질질 흘리는 꼴을 보고 돌아왔다는
마지막 구절이 내 가슴을 멍들게 한다.
십자가 그리고 요단강에 흐르는 사랑과 희생으로 길러낸 제자들이
십자가에 거꾸로 메어달리는 용맹함으로 다시 피를 흘려서 흐르는 시냇물이
지금의 교회일 것이다.
고인물에는 없던 그 사랑
광야에도 없던 그 사랑
그것이 없어서 서로 물고 물리던 불뱀들의 광야
내 발끝에서 부터 머리끝까지 묻어있던 죄를
일일이 씼어주시던 분
장대에 메어 달리던 그분 아래에서 나는
기꺼이 한마리 라이파이가 되고 싶어라
내 평생에 딱 한가지 잘한 일이라고 지금도 생각하는것이 하나 있다
아이들에게 한번도 매를 들지 않았다. 내 성질에 이것 참느라 죽을 고생 했다.
그래서 그런지 그 아이들이 집에 오면 오히려 아버지의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하고
고쳐줄것을 요청한다. 나는 그 자식들에게 배우며 산다.
선지자는 지금도
"Spare the rod, spoil the child!"
"매를 아끼면 아이를 버린다"
라고 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