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도 산을 탔는데
초저녁에 퍼 부은 잠을 물리첬더니
잠이 들지 않아
늦게까지 공상속에서 고생하다가
겨우 잠을 잤네요
이게 인간인데
어떤 이는 밤되면 자야하고
못 자면 인간의 바이오리듬을 깬 책임도 져야하고
내가 온다고 예언했으면 와야하고
아무리 말려도 우이독경(내가 어제 도봉산 우이암에서
무수골로 내려와서 마이동풍보다 좋은단어라
생각되어 사용)이니
삶의 지평에서 자기 지평만 소중하다 여긴다
이 말입니다
등산다녀오면서 복권방 앞을 지나치는데
팔십에 다가가는 영감님 세분이 허탈한 모습으로 나옵니다
아마 의기투합해서 폐지줍느라 고생하며 모은 돈 2천원씩 투자해서
산 복권이 꽝이 된듯한 모습
재림을 기다리다 지친 모습보다 더한 허탈함을
나는 그 노인네들 얼굴에서 읽었습니다
이번에는 꼭 당첨이 되어야 이 지긋지긋한 고통에서
해방되는데
또 무슨 수로 기다려야 한단 말인가 한 표정에서
그래도 앞으로 16년을 더 기다릴 분의 사기가
복권방 앞의 노인들처럼 될까 심히 걱정됩니다
그들은 그래도 약 9백만분의 1이란 확율
거기다가 매 주일 서너명의 당첨자라도 있지만
인류역사상 한 명의 당첨자도 없는 일에
조무라기 성경연구로 몇 백억만분의 일의 당첨확율을 연구한
그 분이 혹시 그 3명의 노인네들처럼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 말입니다
내게 주어진 날이 다 가기 전에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과 행복하게 살라는 전도서의 말씀이 아니라도
요즘 사람들은 지 마누라 지 새끼밖에 모르는데
무슨 새로운 선지자의 탄생을 바라며
제2 제3의 요한이나 밀러를 자처하는 모습에서
다시금 복권방 앞의 노인들이 생각나는 아침입니다
제발 구원을 내 희망의 종착역이라 포장하지 맙시다
우주의 대 사건은 우리가 생각하는 사소한 것으로 절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우리는 밀러 하나로 창피하지만 만족해야할
운명적인 교단에 속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