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 예수
교회에 가면
너도 나도 기도 제목은
내가 잘되어 남이 잘 사는 기도만 한다
내가 잘되면 남을 잘 살게 할까?
난 아니라고 본다
내 욕심의 언저리에 누구의 그림자만 보여도 난리 칠 사람들이
남을 위해 산다고?
그건 성자들이나 하는 짓이라네
우린 하늘과 땅의 주인이 하나님이란 것 안다
그래서 기도하면 이 산도 저리로 옮겨주시고
내 기도의 언저리에 놓인 더러운 것 지쳐버린 것들 치워주실 것 믿는다
아브라함의 하나님
다윗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내 자식의 하나님
내 손자의 하나님
끝없는 욕심의 언저리에
나를 위해 복을 빌어주지 않으면 하나님 아니란 생각이 가득 찼는데
그런 하나님 어디 계시든가?
창녀와 세리와 지질이도 못 사는 자들의 친구였던 그분
가난한 소년의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가 필요하셨던 그분
부풀지도 않은 빵과 식초가 다 되어 가는 포도주만 즐기셨던 그분
그러면서 부자 부럽지 않고 먹고 마셨던 그분
은도 없고 금도 없는 그분에게서 뭘 기대하는지
매일 달라고만 거머리처럼 달라붙는 인간에게
그래도 내 새끼 하시는 그분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그분이 내게서 떠나 봐야 그분이 중요한 분인 줄 안다
우린 그런 습성적 순간들을 매일 반복하면서
미문에 앉은 가난뱅이에게 다가가던 베드로가 된다
난 은도 없고 난 금도 없어
내게는 오직 나사렛 가난했던 그 남자 밖에는 없어
그가 네게 명하노니
일어나 걸으라
돈은 걸은 후에 벌어라
한 푼 두 푼 벌적마다 고마움을 느껴라
왕창 벌면 절대로 그런 것 못 느끼느니라
오늘도 그 말 되새기면서 두리번거리는데
한 푼도 보이지 않는다
젠장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것으로 네게 주노니
곧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걸으라“
?
가지고 있는 것이 은과 금밖에 없는 거뜨리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는 예수의 이름만 외쳐보았자
걷기는 커녕
약올려 죽게 만들뿐입니다.^^
“걷게 하는 능력도 믿음도 없으면서
베드로나 예수의 어설픈 흉내 내려 하지 마라!
가지고 있는 동전 몇 푼도 못 내놓으면
‘예수 빙자 사기죄’로 고소할까보다! 된장!!“ -미문의 앉은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