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 하나님이 사시는 곳과 이스라엘의 갑질 (Exodus 스포일러 포함)

by 아기자기 posted Jan 18, 2015 Likes 0 Replie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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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Ridley Scott 감독의 <EXODUS : Gods and Kings>를 보았다.

어렸을 때 본 Charlton Heston 주연의 <EXODUS>하고는 많은 차이가 있다.


우선 주인공인 모세부터가 Charlton Heston에 비하면 좀 왜소해 보이고

그리 위대한 영웅으로 묘사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이 위엄과 영광에 둘러싸여

신비스럽고 권위에 찬 명령을 내리는 할아버지 모습이 아니라,

평범한 작은 어린아이로 나와서 사사건건 모세와 논쟁을 벌인다.


아마도 감독이 일부러 종교의 권위주의의 탈을 벗기고

일상의 보통 인간의 삶과 친근한 신과 종교로 표현하려 했나보다.


자세한 내용은 직접보시거나 평들을 보면 아실 거고,

내가 느낀 특별한 점 두 가지는 성경에 없는 색다른 장면들인데


하나는 모세가 마지막에 여호수와에게 하는 말이다.

모세 자신은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할 것을 예견하고 하는 말이

이스라엘 백성들이 피지배자로 지배자인 이집트의 억압을 피해 탈출했지만,

이제 가나안에 들어가면 반대로 이스라엘이

지배자로서 피지배자인 가나안인들을 핍박할 것을 예견하는 말이다.


약자로 갑들의 갑질에 핍박을 당하며 아우성치며 살다가

형편이 좀 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약자에게 갑질을 해대는 현대인에게 하는 말 같았다.

그런 면에서 보면 모세의 가나안 입성전의 죽음은 차라리 그에게는 다행일 수도...


다른 하나는 가장 인상적인 마지막 장면이다.

십계명이 새겨진 돌비를 우차에 모시고 모세가 같이 타고 가는데

밖에서 아린아이로 변장한 하나님은 우차 옆에서 따라서 걷다가

서서히 뒤의 백성들 사이로 사라져가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이것은 하나님이 계신 곳은 돌비가 있는 우차 안이나 하늘이 아니라

바로 백성들과 항상 같이 동행하며 걸어가고 계신다는 의미일 것이다.


아마 감독은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지성소는 딱딱한 돌비나 돌상자 안이 아니라

오늘의 삶을 힘들게 걸어가며 살아가야하는

민초들 중에 살고 계신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을 것이다.


오늘의 하나님도 시멘트의 교회당 안이나 

하늘의 지성소에 갇혀 계시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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