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혼 난 이후로
한 달 전
백두대간 길에서 길을 잃고 죽을 뻔한 이후로
길을 걷다가 길이 안 보이면 가슴이 쏴 해집니다
그 이후 포천 관음산에서 택시기사가 잘못 내려주는 바람에
계곡을 끼고 올라가다가 70도 정도의 비탈길을 두어시간 걸었습니다
가도 가도 산등성이만 나오고 이동면으로 넘어가는 길만 보이는데
시간을 보니 거기까지 해지기 전에 도착할 수가 없고
눈까지 내려서 한 두 개 보이던 발자국까지 덮는 겁니다
그래서 돌아서서 왔던 길의 내 발자국을 더듬으며 내려 왔습니다
겨울 산이 무섭다더니 이젠 무서운 게 아니라 두렵습니다
그저께는 정릉의 국민대학교 앞에서 형제봉을 올라 대성문 대남문을 거쳐
비봉을 통하는 하산코스에서 은평경찰서 앞까지 약 5시간을 걸었습니다
눈이 내리고 경치는 죽여주게 예뻤습니다.
내 인생의 힘 인내의 한계는 어딜까?
다음 주에 다시 대간길 도전하는데 일기예보는 비가 온답니다
비야 오지 마라 겨울 산에 비 맞고는 못 걷겠더라
구룡령에서 조침령 가는 길에서 하루종일 비와 싸락눈과 바람과 추위와 씨름했던
그날이 기억나서 겨울 산 비오는 광경은 상상도 하기 싫습니다
눈이 내리면 운치라도 있으련면
이번 코스는 진고개에서 대관령까지인데 시작이 비법정길입니다
눈도 내리면 곤란한 코스입니다
괜히 대간길 걷는다고 큰 소리하고서 지금 죽을 맛입니다
빨리 봄이 오면 좋겠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자가 내게 말하여 이르기를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
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의 노래할 때가 이르렀는데 반구의 소리가 우리 땅에 들리는구나“
(아2:10-12)
동행하시는 동료들이 전혀 없이 혼자서
겨울 산들을 걸으시는지요 ?
여름에도 산에서는 항상
전혀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 함니다
안전에 특별히 대비 하시고
일찍 하산 하시는 계획을 세우시기 바람니다
동행하고 싶은 마음 간절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