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15.01.30 14:52

건강이라는 질병

조회 수 466 추천 수 0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등록 : 2015.01.30 18:35

문강형준 문화평론가

최근 몇 년 사이에 더욱 영향력이 커진 주제가 바로 ‘건강’이다. 한국 사회의 미디어는 신문 방송을 가리지 않고 건강에 대한 정보들을 끝없이 양산해내는 중이다. 텔레비전 채널을 돌릴 때마다 의사들을 부쩍 많이 보게 된다. 거의 모든 방송사에서 의사와 연예인을 함께 불러다 건강과 질병에 대한 ‘토크’를 한다. 의학과 엔터테인먼트가 결합한 이런 프로그램들이 가지는 영향력은 특정 과일 값의 폭등과 품귀현상이 잘 보여준다. 방송을 보며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된 시청자는 방송 후에 이어지는 암보험, 생명보험 광고의 행렬을 맞이해야 한다. 불안해진 시청자들은 자신의 ‘건강하지 않은 삶’을 걱정하며 보험 가입을 고려한다.

‘건강한 삶’에 대한 미디어의 강조는 이처럼 지식(의학)과 쾌락(연예인)과 비즈니스(보험)가 결합한 종합적인 담론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 건강담론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거의 유일한 정언명령이다. 이는 다시 한국의 언론을 장악한 다른 프로그램 형식들과도 기꺼이 조응하는데, 이들이 궁극적으로 말하는 주제는 ‘성공’이다. 건강토크쇼는 ‘신체적 성공’, 힐링토크쇼는 ‘정신적 성공’, 막장드라마는 ‘경제적 성공’, 서바이벌 오디션 쇼는 ‘사회적 성공’을 이야기한다. 그중에서도 건강토크쇼는 자본주의 사회에 사는 이들의 가장 근본적인 불안을 건드리는데, 이는 ‘아프면 돈이 무슨 소용이냐’는 말로 표현된다. 하지만 돈이 없으면 아파서도 안 되는 게 현실이다. 건강 아니면 돈, 서로를 요구하며 서로를 갈구하는 이 두 요소는 우리 삶을 규정하는 절대적인 지표이며, 대중문화는 이를 서사화하는 지배적 형식이다.

건강에 대한 집착은 건강하지 않아 보이는 것에 대한 배제를 동반한다. 예민해진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을 침범하는 것들을 미세하게 분류하기 시작하고 이 범위는 확장된다. 더러운 것, 표준에서 벗어난 것, 뚱뚱한 것, 약한 것, 위험한 것은 무차별적으로 공격당한다. 종이컵과 전자레인지와 담배 연기의 신체적 독성을 걱정하는 이들과 장애인, 성소수자, 비만 여성, 동남아 노동자, 전라도 출신, 진보좌파, 인문학 전공자들이 끼치는 정신적 독성을 걱정하는 이들 사이의 거리는 가깝다. 신체적·정신적·사회적·경제적 ‘건강’을 위협하는 것은 제거해야만 한다. ‘독소’, ‘암 덩어리’, ‘바이러스’, ‘수술’ 등의 용어는 의학을 넘어 박근혜 시대 들어 정치용어로 사랑받는다. 건강에 대한 집착은 배제와 혐오를 수반함으로써 공존을 중시하는 민주주의와는 멀어진다. 이것의 극단화된 정치적 형식이 파시즘이라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무슬림 청년들의 테러를 보며 우리는 쉽게 ‘이슬람 근본주의’를 비판하곤 하지만, 우리 자신의 ‘건강 근본주의’를 비판하지는 않는다. 근본주의가 가진 문제는 자신의 도그마 이외의 모든 것을 악으로 규정한다는 데 있다. 신체적 건강에 대한 한국인들의 집착은 거의 하나의 도그마, 하나의 근본주의가 되었다. 건강, 힐링, 웰빙에 대한 강조가 넘쳐나지만, ‘무엇을 위해, 왜’ 건강해야 하고, 잘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사유는 정지되어 있다. 건강, 그것은 누구도 의문을 제기할 수 없는 가장 근본적인 삶의 조건이기에 그렇다. 이런 식으로, 우리 삶은 점점 일차원적으로, 평면적으로, 사유가 필요치 않은 것으로 변해간다. 내 건강을 위협하는 모든 것을 제거하면서, 그렇게 우리는 황폐해진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에게 죽음이 구원인 것처럼, 건강 근본주의자들에게는 이 황폐함이 곧 건강함의 표상이다. 건강담론의 역설이 바로 이것이다. 아도르노가 간파했듯, “넘치는 건강은 그 자체로 이미 항상 병”이라는 것.

문강형준 문화평론가


출처: 한겨레신문 논단

  • ?
    암병동 2015.01.30 15:58
    무슨 말을 하려는 지는 알겠는데

    삶의 실체는 외면한 체,

    머리 속에서 떠오르는 그럴듯한 이념 범벅이로 사유의 쾌락을 즐기는 전형적인 글쓰기 이군요.

    논리의 헛점들을 생경한 주장으로 메우고 치장하는 헛된 글.....

    스스로 자기 모순에 빠져 있습니다.

    근본주의라는 말로 자신과 다른 이를 핍박하는

    생각의 교만과 폭력성을 느끼게 됩니다.
  • ?
    왜? 2015.01.30 16:46


    ......... 신체적 건강에 대한 한국인들의 집착은 거의 하나의 도그마, 하나의 근본주의가 되었다. 건강, 힐링, 웰빙에 대한 강조가 넘쳐나지만, ‘무엇을 위해, 왜’ 건강해야 하고, 잘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사유는 정지되어 있다. 건강, 그것은 누구도 의문을 제기할 수 없는 가장 근본적인 삶의 조건이기에 그렇다. 이런 식으로, 우리 삶은 점점 일차원적으로, 평면적으로, 사유가 필요치 않은 것으로 변해간다.


    문강형준 문화평론가





  • ?
    헛소리 2015.01.30 17:21
    정신나간자의 헛소리일 뿐이네요
    읽어볼 아무런 가치도 없는 글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29 김원일 2014.11.30 11979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6 38297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6 55211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87098
10975 교단을 만드는 것이 옳다 10 김균 2015.01.30 491
10974 <하늘>안에 <하늘성소>가 있는가?...아니면 <하늘>과 <하늘성소>가 같은가? 4 예언 2015.01.30 446
» 건강이라는 질병 3 김원일 2015.01.30 466
10972 지구 창조사건으로 토요일 안식일이 폐해졌는가? 6 김운혁 2015.01.30 322
10971 7살 소녀가 경찰서를 찾아간 이유.jpg 2 ... 2015.01.30 373
10970 훌륭하신 ㅈ목사님께서 탱고를 추신다면 교인들이 다 따를테니 교회가 댄스홀이 되지 않겠습니까? - 조재경 (kasda.com) 2015.01.30 447
10969 나도 가끔은 탱고를 추고 싶은 때가 있다. - 전정권 (kasda.com) 1 2015.01.30 1279
10968 운혁씨에게 18 우수 2015.01.30 443
10967 s보건대 사태 왜 쉬쉬할까? 아도나이 2015.01.30 527
10966 국회의원들이 <일요일법을 제정하라는 요구>에 굴복하는 이유 예언 2015.01.29 287
10965 제1부 38평화 (제13회) : "미군정시대(美軍政時代)"(김영미 집사 신촌영어학원교회)/ 제2부 평화의 연찬 (제151회) : "하나님께서 오늘의 작은 모세인 우리들에게 하시는 말씀 - 신명기 1~4장까지의 말씀을 오늘의 기별로 바꾸어 이해하기” (최창규 장로 (사)평화교류협의회 상생공동대표) file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5.01.29 362
10964 미국이라는 나라 2 세계질서 2015.01.29 428
10963 예수님의 humanity ( 11 ) 그 여자가 거의 절망하게 되었을 때에 예수께서는 무리들 사이로 가시면서 그 여자가 있는 곳에 가까이 오셨다. 잠 수 2015.01.29 328
10962 버려야 할 교리들 2. 예신의 성경적 근거 없다 12 안교리 2015.01.29 505
10961 아버지 형 어머니 1 file 태태양이 2015.01.29 338
10960 돌아오지못한 돈도 사정이있겠지요 file ... 2015.01.29 299
10959 미국 이후의 세계 2 file 김주영 2015.01.29 544
10958 성당의 은밀하고 깊은 곳에서 벌어질 일 예언 2015.01.28 321
10957 제가 아는 분이 <2300주야, 성소정결>에 대해 어려운 질문을 해와서,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2 예언 2015.01.28 402
10956 즐거운 소통 영원한행복 2015.01.28 306
10955 의사에게 똥칠하기 김균 2015.01.28 486
10954 김운혁님이 교파 하나 세우면 거기 갈란다 11 김균 2015.01.28 638
10953 프리메이슨 기독교 근본주의에 대해 말하다- "제가 종교학을 전공했는데 동기 중 하나가 메이슨 이었어요" 3 산울림 2015.01.28 507
10952 각하의 옷장에는 아직 수백벌의 옷이 남아 있습니다. 1 수첩 2015.01.28 432
10951 재무제표도 모르는 우리가 왜 책임져야 하는가?.....카스다 박성술. 4 평신도의질문 2015.01.28 661
10950 신이 죽었다. 나의 신이. Tears 2015.01.28 430
10949 외계인, 세월호를 구하다! 2 마음 2015.01.28 366
10948 이 시대에 의사가 되는 것은 위험합니다 1 예언 2015.01.28 316
10947 [속보] 서울 한복판에서 중학생 10명과 30대 남성 5명이 집단 난투극.txt 2 서울뉴스 2015.01.28 520
10946 우리나라 청소년 행복지수가 높아졌다고?… 그런데 왜 이리 찜찜하지? 크낙새 2015.01.27 347
10945 "세월호 참사 통해 생명과 공동체 가치에 새롭게 눈 떠" 단계 2015.01.27 351
10944 난 예신 골백번 읽어도 아무런 감동이 없으니 어찌된일인가? 10 알쏭이 2015.01.27 533
10943 <성소정결>에 대한 질문이 다시 와서,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4 예언 2015.01.27 423
10942 최 근 보 도 2 최근 보도 2015.01.27 5746
10941 그날의 슬픈 약속 잉글랜드 2015.01.27 383
10940 사진 2 file 슈퍼맨 2015.01.26 417
10939 어떤 귀로 2 야생화 2015.01.26 472
10938 원초적 살인의 추억 - 짭쪼름(4) 4 아기자기 2015.01.26 541
10937 신은미 토크콘서트 조직한 이재봉 원광대 교수 “종북 아닌 친북주의자 되어달라” 친북 2015.01.26 409
10936 부서진 것들의 가치 1 성숙 2015.01.26 377
10935 숫자3과 황제 성실 2015.01.26 345
10934 이런 사람에게 의사가 되라고 권해서는 안됩니다 4 예언 2015.01.26 372
10933 @@ [내 조 의 여 왕] @@ 1 밤하늘 2015.01.26 374
10932 생각해야될 교리와 신조들 1(버려야 할 교리 레11장) 1 참개혁 2015.01.26 397
10931 < 충격속보 >일본의 경제평론가가 본 한국의 경제구조 빛좋은개살구 2015.01.26 374
10930 의사는 다른 직업에 종사하는 교인보다 영적흑암 속으로 더 깊이 빠져갈 위험이 있습니다 예언 2015.01.26 342
10929 <성소정결>에 대해 새롭게 해석해봤으니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 주세요 21 예언 2015.01.26 555
10928 세월호 인양 ‘거짓말’, 가족들 또다시 거리로 ... 세월호 피해가족 안산에서 팽목항까지 19박 20일 도보행진… "유가족과 희생자 분리 시도 반대" 6 국가 2015.01.25 401
10927 나는 안식교에서 그리스도인을 만나본 일이 없다 4 아담 2015.01.25 580
10926 너무 늦은 사과를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2 아침이슬 2015.01.25 527
10925 용이란 미국이 아닌 위대한 미국 우리 대통령과는 생각이 다르다 걱정원 2015.01.25 394
10924 [단독]네이버 밴드 했다는 이유로 ‘독방 대기발령’ 받은 우체국 노조원 2015.01.25 492
10923 글은 이 정도 써야 한다 걱정원 2015.01.25 496
10922 천국 간다고? 짬뽕들 2 김균 2015.01.25 528
10921 뚝따 뗀뚝 모모 김균 2015.01.25 502
10920 북조선 가기 북조선 다시 가기 5 김균 2015.01.25 520
10919 어느 남매의 통한(痛恨) 하주민 2015.01.25 317
10918 예수님의 humanity ( 10 ) - 친구가 없는 사람은 다른 좋은 것을 다 가졌다 하더라도 생명이 없는 것이다. 잠 수 2015.01.25 434
10917 나에게 기대어 너에게 기대어 조영호 2015.01.25 436
10916 딱 한번은 가도 되는지? 5 아침이슬 2015.01.25 462
10915 소공동 순두부-국제시장 종편 2 fallbaram 2015.01.25 531
10914 신앙심 없는 의사를 믿지 않는 것은 당연합니다 2 예언 2015.01.25 354
10913 [토요에세이] 대한민국 검사들께 저울 2015.01.25 351
10912 다시 반복될 핍박의 역사 2 김운혁 2015.01.25 349
10911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 <2015년 1월 24일 토요일> 세돌이 2015.01.24 342
10910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 <2015년 1월 23일 금요일> 세돌이 2015.01.24 325
10909 소망없다고 생각하는 자에게 소망이 되시는 하나님 파수꾼과 평신도 2015.01.24 253
10908 엘렌 화잇 세상 떠난지 100년 - 우리에게 그녀는 무엇인가? 12 file 김주영 2015.01.24 766
10907 할수 없는 이 의인 5 justbecause 2015.01.24 465
10906 하나님께서 가장 불쾌히 여기시는 일 예언 2015.01.24 317
Board Pagination Prev 1 ...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 225 Next
/ 225

Copyright @ 2010 - 2016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