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은 왕이다' 고객에 대한 친절을 강조한 말이죠. 그런데 이 말을 손님은 서비스업 종사자에게 반말이나 욕설 같은 것을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작은 불편을 못 참고 왕처럼 군림하는 손님들 때문에 사회적 약자인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평생 남을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 이들을 위한 배려는 불가능한 것일까요?
김종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올해 초 백화점 한 여성복 매장에 VIP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1년에 수천만 원씩 옷을 사 가는 단골손님으로, 한 교회의 목사였습니다.
그날도 여성복 4상자 분량을 구매한 목사는 교회 직원들을 시켜 물건을 받아오게 했는데, 이 과정에 착오가 생겼습니다.
교회 직원들이 다른 매장 옷까지 잘못 가져온 겁니다.
목사는 뒤늦게 잘못 가져온 옷 상자를 반납했지만, 옷을 잃어버린 매장이 이미 도난 신고를 해 목사는 경찰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경찰 관계자 : 우리는 일단 피해·혐의 사실이 있으니까 (목사님을) 불렀을 거 아닙니까. 목사님은 상당히 기분이 나쁘죠. 성직자가 오해도 있고 하니까.]
이 목사는 VIP 고객인 자신을 망신시켰다며 거칠게 항의했습니다.
백화점도, 의류점 본사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책임은 온전히 처음 옷을 판매했던 직원에게만 돌아갔습니다.
이 직원은 영문도 모른 채 손님목사에게 1시간 넘게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해야 했습니다.
[손석한/신경정신과 전문의 : 잘못에 비해 너무 가혹한 대가를 받았기 때문에 거기에 느껴지는 어떤 수치심 또는 분노, 그런 것 때문에 본인이 너무너무 힘든 거죠.]
서비스업 종사자의 이런 상처는 시간이 간다고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지난해 SBS 8뉴스 보도 中/2014년 2월 26일 : 자신의 블로그에 '직원이 곧바로 사과하지 않았다' (중략) 내용의 글을 사진과 함께 올렸고 마트는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해당 직원이) 계속 울고 있으니까. 울고 있으니까 주변에서는 왜 그러냐고 물어보고….]
한 고객이 마트 점원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던 이른바 '마트 파워블로거 횡포' 사건, 이 일로 당시 심한 시달림을 당했던 점원을 1년 만에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