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민망한 이야기를 들었다.
2013년 11월13일 박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박 대통령이 (유라시아 대륙을 단일 경제권으로 발전시키자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길게 설명한다.
푸틴 대통령은 무반응.
다른 얘기가 오가는데 박 대통령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거듭 강조한다.
박 대통령을 멀뚱히 바라보던 푸틴이 입을 뗀다.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그걸 어떻게 실현하실 계획이지요?”
그런데 “박 대통령은 순간 멈칫하더니 주위를 돌아보더라”는 게
한 회담 참석자의 전언이다.
박 대통령은 왜 바로 답변하지 못했을까?
이제훈 사회정책부장 nomad@hani.co.kr
1. 수첩에 적힌 게 없어서
2. 근본적으로 아는 게 없어서
3. 혼자서 떠들다가 멋 적어서
4. 대책 안 서는 줄 본인도 알았기에
어떤 게 정답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