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님이 윤동주의 시집이 든 가방속에서
동동주 보다 향기로운 술을 담궜다.
개고기는 입에도 대지 않던 내가
그 술에 안주삼아
처음으로 강아지 고기를 먹고
강아지 오줌도 마셨다.
구두에 감히 오줌을 싼
고 괘씸한 놈의 통통한 뒷다리를
뜯어 먹다가
그만 그놈의 오줌을 마신다
그 강아지가 나를 먼저 용서할까봐
강아지 보다 못한 내 자신이 들어날까봐
야생화는 어쩌자고
민초에
저런 향기로운 술한잔 가지고 와서
날더러 취해 보자고 하는가.
내일이면 불려갈 말잔치에 신경 쓰여서
한치의 여유도 없는
지금이지만
강아지 고기한점 그리고
강아지 오줌 한잔 마시고 가지 않으면
민초에 어떤 낮짝으로 다시 돌아올까 싶어
고것 읽고는
나도 강아지 똥보다 더 냄새나는 한무데기
여기에 싸고 간다.
윤동주 시집이 든 가방을 들고. 정호승
이 계절 매서운 칼 바람에
콧등 베일까바
민초마당 못 나오는줄 알았더니
칼바람 보다 날카롭고
번개보다 더 두려운
사람들 눈빛 모임에
가기도 전에 포로가 되셨구려
강아지 술은 나중에 마셔도
그만인 것을
참새.. 방아간 지나쳤음 그냥가지
기어이 돌아와서
흠쳐간 발자욱은 왜 이리도 크게
남기셨오.
강아지를 소리치고
욕하고 발로찬 놈이
야생화 가면쓴
바로
이놈 이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