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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가 아닌 아버지가 먼저 되라
[서평] 박혜란의 <목사의 딸>을 읽고
데스크 승인 2015.03.02  14:19:14한성훈 (youthpower)   기자에게 메일보내기 

목회자들 사이에서는 '목사가 주를 위해서 충성하면 그 가족들은 하나님이 다 알아서 돌봐 주신다'는 신화가 있다. 그래서 그간 목사들은 가정을 소홀히 하면서도 교회 일에만 매달려도 하나님이 가정을 지켜 주실 것이라 믿으며 목회에만 매진해 왔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 그것이 얼마나 허구적인 이야기인지 단번에 알 수 있다. 박윤선 목사, 그는 조국 교회 목회자들 사이에서는 독보적인 존재이다. 신학에 대한 학문적 기반이 일천하던 일제시대 때 미국 유학을 통해 조국 교회에 개혁파 신학을 보급한 인물이며, 20세기에 박형룡과 더불어 한국 장로교에 쌍벽을 이루는 신학자로 남아 있다. 뿐만 아니라 그가 남긴 평생의 역작 <박윤선 주석>은 지금까지도 조국 교회 목회자들에게 사랑받는 주석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여전히 그의 후학들은 박윤선 목사의 생애와 업적을 칭송해 마지않는다. 물론 그가 남긴 신학적 유산은 조국 교회에 큰 기여를 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외적으로 나타난 그의 업적은 찬란하기 그지없지만 이 책을 통해 나타난 그의 가정사는 너무나 처참하다. 그간 우리가 알고 있던 신앙적 상식이라면 일생 동안 신학교에서, 교회에서 열정을 다 바친 목사이기에 하나님이 그의 가정쯤은 챙겨 주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불행하게도 그의 자식들 중 대부분 아버지에 대한 깊은 원망과 아픔을 간직한 채 신앙을 떠나 살았다(말년에 돌아오기는 했지만 말이다). 누구보다 주를 위해 열심히 충성했건만 어째서 그의 자식들은 그 아버지 못지않은 신앙은커녕 교회를 떠나게 되었을까? 아무리 주를 위해 충성을 다해도 목사가 자기 가정을 잘 돌보지 않으면 하나님이라고 해서 대신 그 가정의 아버지 역할을 담당해 주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 부분은 가정은 뒷전인 채 주의 일을 한다고 목회에만 전념하는 목사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여전히 조국 교회 안에서는 목회를 위해서는 목사의 가정이 희생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가정보다 교회를 우선시해야 좋은 목사라고 생각한다. 밤이라도 교인이 전화하면 달려가야 하고, 언제라도 목사의 집은 열려 있어야 한다. 언젠가 교회를 개척하면서 교회 바로 옆에 살림집을 얻었던 목사가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교인들 때문에 엄청나게 스트레스 받는다며 푸념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런데 목사들조차 가정보다 교회를 먼저 생각해야 좋은 목사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이런 형편이니 과거의 조국 교회는 오죽했으랴.


교회 내의 인식이 그러하니 목사는 자기 가정을 돌보고 싶어도 그럴 환경이 주어지지 않고, 가정을 챙기려면 다른 교인들 눈치를 보아야 한다. 그러는 사이 점점 가정은 뒷전이 되어 가고, 목사 사모들과 자녀들은 가장의 부재 속에 불만이 쌓여 간다. 특히 자녀들의 경우에는 아버지의 부재를 느끼며 정서적으로 큰 상처를 받을 수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박윤선 목사의 경우는 좀 더 특별하다. 그는 자기 가정을 돌보고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하고 살았던 것 같다. 책을 쓴 박혜란 목사는 책을 통해 내내 박윤선 목사에 대해서 아버지로서의 무책임함을 지적한다. 아버지는 늘 신학교 일로 바빴고, 집에 오면 책을 읽거나 글만 쓰고 어린 자녀들과 놀아 주기는커녕 떠들거나 소란스러우면 크게 화를 냈다고 한다. 그가 아내와 사별한 이후 자식들을 고아원으로 보낼 생각까지 했다는 지점에서는 아연실색케 한다. 가정보다 교회를 우선시하는 교회 분위기와 맞물려 '주의 일이 방해받으면 안 된다'는 논리로 그런 행동을 스스로 정당화했을지도 모르겠다.


어릴 적 겪었던 가정 내에서의 정신적 내상은 평생을 따라다닌다. 어머니를 일찍이 여의고 아버지의 사랑조차 받지 못한 박 목사 가정의 아이들은 이후 성인이 되어서도 그 트라우마를 벗어나지 못한 채 고통 속에서 살아갔다. 온전한 가정을 경험하지 못했던 자녀들은 온전한 가정을 꾸리지 못했다. 저자의 오빠들은 이혼을 경험했고, 큰 오빠의 경우 두 번이나 이혼을 했다. 책을 쓴 저자조차도 이혼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결혼 생활이 평탄치 않았음을 고백한다. 어린 시절에 겪은 정신적 상처가 일평생 따라다니며 괴롭힌 것이다.


나이 칠십의 백발이 되어서도 어릴 적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 때문에 우는 걸 본 적이 있다. 책을 보니까 왠지 가수 임 모 씨와 배우 최 모 씨가 생각난다. 임 모 씨와 최 모 씨는 비슷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둘 다 상처 입은 맹수처럼 보인다. 때로는 사람 좋은 웃음을 보이다가도 어떤 상황이 닥치면 무섭게 돌변하기도 한다. 심리 상태가 어딘가 모르게 불안정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타입이다. 공교롭게도 이 두 사람의 아버지는 당대 유명한 사람들이었다. 임 모 씨의 아버지는 최고의 아나운서였고, 최 모 씨의 아버지는 최고의 영화배우였다. 그런데 이 두 아버지들은 어린 시절 자식들을 버렸다. 아버지의 부재 속에 자란 두 사람은 세상에서 주목받는 가수와 연기자가 되었지만 여전히 그들의 행보를 보면 그 어린 시절 상처가 그대로 묻어나는 것 같다. 그러니 어릴 적 부모의 보살핌과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가.


한국 신학계의 거장으로 모두가 존경하는 박윤선 목사조차 알고 보면 가정사 속에 인간적인 결함이 있었다는 사실에 큰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그러나 저자가 가정에서 발견한 몇 가지 사실로 박윤선 목사의 신학과 신앙 전체를 평가하려고 드는 데서는 흔쾌히 동의하기 어렵다. 책에 따르면 그는 기도와 말씀 읽기, 신학교 일 등은 영적인 것으로, 가정에서 가사를 돕고, 자녀들과 놀아 주는 것은 육적인 것으로 이해하였다고 말한다. 알다시피 개혁 신앙에서는 영적인 것과 육적인 것을 구분하는 것을 크게 경계한다. 그런데 개혁 신앙을 누구보다 강력하게 주창한 인물로서 과연 박윤선 목사가 이렇게 이원론적 신앙에 빠져 있었다고 할 수 있을까?


저자의 주장이 맞다면 개혁 신앙을 한국교회에 보급했던 박윤선 목사가 일상에서는 전혀 개혁 신앙적이지 않고 성과 속으로 구분 짓는 이원론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가정사에 소홀했던 것만 가지고 그의 삶 전체를 이원론에 빠져 있었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어쨌든 그도 허물 많은 한 인간일 뿐이요, 아직 남존여비 사상이 심하던 시대였기 때문에 그 역시 그 시대의 아들이었다고 치자. 문제는 장성한 자녀들이 냉랭한 아버지와의 관계를 풀기 위해 모임을 마련했지만 아버지는 자식들을 정죄하고 과거 일들에 대해 변명하기 급급했다는 사실이다. 자녀들이 바란 것은 '미안하다'는 그 한마디였다. 그러나 한 평생 목사로 살아온 그는 아버지를 원했던 자식들에게도 그저 가르치기만 하는 목사일 뿐이었다. 결국 그는 떠날 때까지 자식들과 온전한 화해를 하지 못한 채 세상을 등졌다. 그것은 자식들에게도 영원히 풀지 못한 숙제를 안겨 준 셈이다.


박혜란 목사는 책 후반부에 아버지가 남긴 신앙은 율법주의에 매몰된 것이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이 부분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주일에 버스도 못 타게 하는 등 당시의 신앙생활은 율법주의적인 면이 없지는 않았으나 그의 신앙 전체를 율법주의 틀 안에 가두어 버리는 것은 온당치 못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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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사의 딸> / 박혜란 지음 / 아가페북스 펴냄 / 288쪽 / 1만 3,000원
 

저자는 아버지처럼 조국 교회가 여전히 하나님 앞에 지사충성하여 죽기 살기로 하나님께 매달리는 신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안타까워한다. 마치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만족하지 못하는 주인을 모시고 있듯이 말이다. 그러나 진정한 신앙은 하나님 안에서 자유를 누리며 그분을 기뻐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사실 이 부분은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웨스트민스터소요리문답 1문은 '사람의 제일 되는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과 영원토록 그를 즐거워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론적으로는 우리의 신앙이 어떠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하나님을 즐거워하며 사는 사람은 보기 어렵다. 사실 죽기까지 충성하라는 지사충성은 많이 강조해 왔지만 하나님 안에서 참 자유를 누리고 기뻐하며 살라는 것은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예수를 믿으면 믿을수록 내가 지는 십자가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지고 구원의 기쁨은 사라지는 것이다.


그리 두꺼운 책이 아니고, 한 사람의 인생사를 써 내려간 내용이라 쉽고 흥미롭게 읽히지만 곱씹어 볼 부분은 한두 군데가 아니다. 작게는 우리의 가정을 돌아보게 되며, 크게는 조국 교회의 현실을 생각하게 한다. 글쓴이가 박윤선 목사의 딸이었기 때문에 박윤선 목사에 대한 그의 비판이 호소력 있게 들리고, 인생의 황혼기에 썼기 때문에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살아온 자기 인생길을 좀 더 담담하게 반추해 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가정에서 보았던 아버지를 가지고 그의 신학 전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지나쳐 보인다. 이 부분은 더욱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목회자라면 누구나 일독을 해야 할 책이고, 목회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일독할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한성훈 / 살림교회 목사

[관련기사]
'목사 아들'이 읽은 박윤선 목사 딸의 <목사의 딸>
<목사의 딸>, 한국교회에 득일까 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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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회섭
  • 2015-03-04 11: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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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 프로토타입 = 성공과 부와 명예에 탐닉할 줄은 알아도, 즐거워하고 기뻐할줄 모르는 세대.
우리세대 한국기독교인은 혹시 탕자의 형님같은 신학과 태도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되돌아 볼 일이다.
그렇지 않은가?
하나님의 이름에 먹칠을 하더라도, 교회가 분열되더라도, 교회의 권력과 재정은 양보못한다!
자녀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자녀의 학교성적과 명문대학진학을 위해서라면, 교회와 신앙은 잠깐(!) 양보하자, 성공해서 하나님영광을 돌리면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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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의 딸>, 한국교회에 득일까 독일까
알려지지 않았던 고 박윤선 목사의 가정사…교계 인사들 엇갈린 평가
데스크 승인 2015.02.26  12:21:06장성현 (bansug5)   기자에게 메일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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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윤선 목사의 자녀인 박혜란 씨가 쓴 <목사의 딸>이 출간됐다. 교계는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박혜란 씨는 박윤선 목사(사진 왼쪽)와 첫 번째 부인 김애련 사모(오른쪽에서 두 번째) 사이에 3남 3녀 중 둘째 딸이다. 사진 중앙에 선 이가 박혜란 씨다. (사진 제공 아가페북스)


딸이 본 아버지의 모습, 사뭇 낭만적인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은데 논란이 일 정도로 적나라하다. 한국교회의 지도자로 칭송받던 목사의 자녀가 쓴 <목사의 딸>(아가페북스)이 교계에서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반응은 뜨겁다. 2014년 12월 5일 첫 판매를 시작한 이 책은 2월 25일 현재 누적 판매 부수 1만 부를 돌파했다. 출판사는 6쇄 인쇄를 준비 중이다. 2쇄 재판이 어려운 기독교 출판 환경을 감안한다면, 교계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 준다.  



저자는 박윤선 목사와 첫째 부인 김애련 씨의 3남 3녀 중 둘째 딸로 태어났다. 서울대 공대 건축과를 졸업하고 1970년 미국으로 이민 갔다. 45세 늦은 나이에 덴버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해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기도 성남시 할렐루야교회에서 성경대학 강사로 활동하다 2008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한국교회에서 박윤선 목사는 20세기 한국 보수 신학의 거목으로 평가받는다. 고신대와 총신대 그리고 합신대에서 교수로 활동하며 수많은 후학을 양성했고, 1979년에는 세계 최초로 신·구약 성경 전권을 주석했다. 1980년 교권주의자들의 횡포를 피해 설립한 합신대학교의 초대 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런 그이기에 <목사의 딸>이 한국교회에 던진 파장은 적지 않다.


매정한 아버지 박윤선…"믿을 수 없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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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사의 딸>의 부제는 "하나님의 종이라는 이름 뒤에 감춰진 슬픈 가족사"다. 박혜란 목사는 프롤로그에서 책을 쓴 동기를 언급한다. 아버지와 가족의 이야기를 사실대로 기록해, 아버지를 우상처럼 떠받드는 사람들이 아버지를 올바르게 판단하도록 하자는 생각에 책을 쓰게 됐다고 한다.

"매우 충격적인 책 가운데 하나다. 무척이나 가슴이 아픕니다. 잘 믿어지지도 않습니다." 추천사를 쓴 김상복 목사(할렐루야교회 원로)의 말처럼, 저자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아버지로서의 박윤선 목사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 준다. 딸에게 있어 박윤선 목사는 좋은 아버지가 아니었다. 가족의 생계를 어머니께 맡긴 채 공부와 교회에만 매달린 분이었고, 유교적 권위에 사로잡혀 권위와 명예만 앞세웠던 사람이었다. 


박윤선 목사는 가족들이 보기에 너무나 매정한 아버지였다. 저자는 아버지가 '하나님의 은혜', '하나님의 사랑'을 말하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이웃은커녕 가족과 사랑을 나누는 데도 무감각했다고 고발한다. 


"아버지의 독선적인 성품으로 제일 많이 고통당한 건 가장 가까이 있던 가족이었다. 아버지는 어린 자녀들이 보는 데서 거의 상습적으로 어머니를 구타했다. 이는 자녀들에게 무관심한 것보다 더 치명적인 상처가 되었다. 그런 아버지가 밖에서 '하나님의 종'으로 그야말로 함부로 대할 수도 없는 거룩한 어른으로 숭상받던 상황은 오빠들과 언니를 혼돈으로 몰아넣었고, 결국 그들의 인생을 비틀거리며 살아가게 만들었다." <목사의 딸>, 246쪽


"1954년 어머니의 소천 소식을 듣고 유학하던 네덜란드에서 귀국하신 아버지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어머니를 비롯해 네 사람의 목숨을 무참하게 앗아 간 미군 운전병이 관대한 처분을 받도록 청원하는 일이었다. 남겨진 어린 자녀들에게는 그 어떤 위로의 말도 없으셨다. 또 도착한 다음 날 신학교에서 경건회 설교를 하고 강의를 시작하셨다. 사람들은 이런 아버지의 모습을 극히 존경스러워하며 경건하다 평가했다. 가정과 가족에게는 철저히 무관심한 채 피의자 청년을 생각하여 사면 청원서를 냈는데, 하나님의 종이라는 신분에 걸맞은 행동이라 여기고 과시하기 위함은 아니었을까?" 같은 책, 280쪽


저자는 박윤선 목사의 신학적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한국교회에 팽배한 영육이원론, 샤머니즘적 기복주의와 율법주의는 박윤선 목사가 그 뿌리를 놓았다고 말한다. 1979년 박 목사가 세계 최초로 성경 전권을 주석한 주석집 역시 한글 번역 성경을 토대로 한 주석이기에, 주경 신학자로서 커다란 결함을 지닌다고 비판한다. 아버지의 품을 벗어난, 미국에서의 생활을 통해 참복음과 참하나님을 경험했다고 서술한다.


"왜곡된 시선으로 쓰인 책", "한국교회에 도움 안 돼"


책을 접한 독자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교회에 꼭 필요한 책이다", "박 목사 역시 시대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아무리 딸이라지만 이건 너무 과하다" 등 책을 접한 독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독자들뿐만이 아니다. 박 목사의 신학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교계 인사들 역시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는다.


합신대학교 석좌 교수인 박영선 목사(남포교회)는 칼럼을 통해 박윤선 목사를 적극 옹호했다. 박윤선 목사는 기독교 신앙과 신학에 지대한 공헌을 남겼다고 했다. 그는 "가정 차원에서의 희생과 실패로 박 목사의 가치를 깎아내릴 수 없다. 개인적으로 어떤 불명예와 부족함이 있은들 그를 통한 하나님의 역사와 은혜에 무슨 하등의 문제가 있겠느냐"며 박 목사를 변호했다.


박혜란 목사를 강하게 비판한 이도 있다. 안만수 목사(화평교회 원로)는 예장합신 전 총회장이자 박윤선 목사의 주석과 책을 출판하는 정암문서선교회 대표다. 안 목사는 박윤선 목사에 대한 박혜란 목사의 평가가 왜곡됐다고 말했다. 딸로서 입은 상처는 부인할 수 없지만, 교파를 초월해 한국교회에 지대한 공헌을 남긴 박 목사를 비판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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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구 교수는 박윤선 목사가 생전에 항상 죄인임을 고백했고, 누구보다도 권위주의와 기복주의를 배격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안 목사는 "70세가 넘어서도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하고, 철천지한이 맺힌 것처럼 이런 책을 쓰는 건 한국교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이라고 했다. 안 목사는 "박윤선 목사는 유교적 권위에 메인 분이 아니다.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채 박 목사의 신학을 평가 절하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박윤선과의 만남>(영음사)을 집필하기 위해 손봉호 교수, 방지일 목사 등 100여 명의 교계 지도자들을 만났고, 그들이 말하는 박 목사는 남을 위해 자신을 철저히 희생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아무리 딸이라고 하더라도 아버지의 모든 부분을 알 순 없다고 했다. 


합신대학교 이승구 교수는 한국교회와 박윤선 목사에게 유익이 되지 않는 책이라고 말했다. 박 목사가 생전에 가장 강조한 것이 인간의 죄성이며, 어딜 가나 죄인임을 고백했다고 말했다. 책의 내용이 새로울 게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또 박윤선 목사는 권위주의와 기복주의를 철저히 배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혜란 목사가 편향된 시각으로 아버지를 평가하다 보니 내용이 왜곡됐다. 박혜란 목사가 박윤선 목사의 신학에서 이탈한 모습이 책에서 드러나 안타깝다"고 했다. 


"시대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인물" 


<목사의 딸>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들은, 한국교회에 꼭 필요한 메시지라고 평했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목사의 부족한 모습을 보고, 후배 목사들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선한목자교회 유기성 목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딸이 공개한 아버지 박윤선의 삶과 신앙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율법주의 전통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논란의 여지가 있음에도, 저자가 아픈 가정사를 털어놓았다고 평했다. 한국교회 안에 율법주의가 뿌리박혀 있고, 그 뿌리가 목회자들의 스승이라 존경받는 박윤선 목사에게 발견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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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혜란 씨는 2년 정도 향상교회에 출석했다. 저자를 아는 정주채 목사는 책에 대해 박윤선 목사의 한계를 비난하는 것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연약함을 깨닫고 반성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장성현

고신대학교 전 총장인 황창기 목사는, 성경을 바르게 해석하려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볼 수 있는 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려파는 개혁주의보다 근본주의에 가깝다. 성경을 규범주의 틀로만 해석한다. 그 배후에는 변형된 유교주의가 있다. 기독교가 유교주의로 변질됐다"고 했다. 역사적, 문화적 한계가 있는 건 분명하지만 한국교회가 규범주의와 유교주의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혜란 목사는 2년가량 향상교회에 출석한 적이 있다. 정주채 목사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박혜란 목사를 만나 보면 상처가 많은 분이란 걸 알 수 있다"고 했다. 계모와의 마찰, 어머니가 아버지께 폭행당하는 모습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책 집필을 주변에서 만류했지만, 묻어 놨던 이야기를 꺼내 놔야 한다는 생각에 집필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딸이 아버지를 비판하는 책을 쓴 것은 마음이 아프다. 훌륭한 분이 그런 연약함이 있었다는 것을 우리가 참고하고, 우리 자신을 반성하는 반면교사로 삼으면 된다. 한 면만 가지고 박 목사의 모든 업적을 가릴 수는 없다. 예전에는 철저한 가부장 사회였다. 박 목사 역시 시대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했다.

[관련기사]
'목사 아들'이 읽은 박윤선 목사 딸의 <목사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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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er ID 2015.03.03 15:47
    흔히, 소문에, 한국 사회에,

    "심사모" (심청이를 사랑하는 모임) 라는 단체가 있는데
    그 단체의 회장격에 있는 분이,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부모에게 효도하는 덕목을 가르치며
    그런 효부 효자들을 찿아 표창하고, 세상에 알리는 일에
    동분서주 하다보니,

    매일 매일 활동하는 일과가 
    너무너무 바빠서 

    정작, 자기 집에 돌봐야 하는 노 모(어머니)는
    제때 식사조차 먹지도 못하고
    늘 혼자 남아 방에서만 빙빙돌다가,
    결국 외롭게 눈을 감았다는 얘기가 있지요.

    신앙도 그와 마찬가지,

    교리,교리,
    숫자놀이에 갇혀서
    정작 ㅇㅖ수가 그 속에 없고,
    인간적 사랑이 없는 교리신앙,
    교과서만 있고, 실습시간이 없는 공부,

    저 유명한 목사의 모습 속에 
    우리는 답을 찿아야 합니다.

    사모를 때리는 목사?

    일반 시장통 저잣거리에서 볼 수 있는 문화가

    저 성직자의 위장된 거룩한 얼굴 속에
    감춰져 있는 걸 
    일반 신도들이 알 수가 없지요.
    우리 주변에 
    간간히 들려오는 얘기들 속에

    위의 비화들이 있었지요.

    오직 목사님 자식들만 알고있는.........
  • ?
    김주영 2015.03.04 08:16
    만시지탄

    많은 '주의 종' 들이
    하나님의 일에 열심이다가
    가정을 등한히 했습니다. 
    그것도 미덕, 희생, 내지는 헌신의 증거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가족을 돌보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종교계율이라는 이름으로 정서적인 억압과 학대가 있었고
    인격적으로 정서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주의 종' 이
    가족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박혜란 목사의 이야기를 비롯해
    이런 일들이 밝은 곳에서 이야기되고
    스스로 돌아보며 서로 발전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제목과 책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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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95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 <2015년 3월 5일 목요일> 세순이 2015.03.04 201
4394 우리는 - 송창식 serendipity 2015.03.05 213
4393 한계령 - 양희은 serendipity 2015.03.05 237
4392 하나님은 지상에 한교회를 가지고 계심. 7 file 루터 2015.03.05 205
4391 제1부 38평화 (제18회) (3:30-4:30): 평화의 의미. 명지원(삼육대학교 교수) / 제2부 평화의 연찬 (제156회) (4:30-6:00): '평화의 연찬' 3년을 돌아보며. 참석자들 file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5.03.05 328
4390 <천사>가 도와주니 일이 잘 풀리네요...ㅎ 예언 2015.03.05 134
4389 모든 목사들이 항상 가지고 다녀야 하는 것...목사님들 잊지마세요...ㅋ 1 예언 2015.03.05 232
4388 재림직전 <사탄이 예수님처럼 변장하여 나타나 하게 될 놀라운 일>을 말씀드릴께요 1 예언 2015.03.06 206
4387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 <2015년 3월 6일 금요일> 1 세순이 2015.03.07 176
4386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 <2015년 3월 7일 토요일> 4 세순이 2015.03.07 182
4385 springs come with trumpet solo 9 fm 2015.03.07 169
4384 [사설] 언제까지 從北 폭력배들 활개치게 놔둘 건가 (조선일보) 4 조제경 2015.03.07 210
4383 경계선 성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Dr 2015.03.07 202
4382 이시형 박사가 말하는 경계선 인격장애 6 Dr 2015.03.07 658
4381 결혼의 비유에서 하주민 2015.03.07 207
4380 정신이 혼란하게 된 교인...이유를 알고 보니... 예언 2015.03.07 125
4379 미국이 리프터피습을 '테러'라 하지 않는 이유 허 와 실 2015.03.07 247
4378 <짐승의 표 받은 악인>이 <짐승의 표 안받은 의인>을 죽이려는 위기일발의 순간...기상천외한 이변이 생깁니다 3 예언 2015.03.07 176
» 목사가 아닌 아버지가 먼저 되라 - [서평] 박혜란의 <목사의 딸>을 읽고 현미 2015.03.08 610
4376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 <2015년 3월 9일(월)> 세순이 2015.03.08 223
4375 <손님접대준비를 너무 잘하는 것>은 <예수님을 부인하고 하나님의 것을 도둑질하는 것>입니다 예언 2015.03.09 257
4374 어두운 삼성의 미래...한국 경제 후폭풍은 거라사 2015.03.09 167
4373 재림직전...천연계의 놀라운 현상...악인들이 기절초풍 1 예언 2015.03.09 176
4372 . “법은 하나입니다. 나한테도, 당신한테도.” 허 와 실 2015.03.09 183
4371 ‘2천억 수출 계약’ 상대 사우디 제약사 ‘실체 모호’ 허 와 실 2015.03.09 169
4370 시진핑, 朴대통령에게 "사드 배치하면 문제 될 것" 허 와 실 2015.03.09 233
4369 중국은 결코 사드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2 허 와 실 2015.03.09 197
4368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 <2015년 3월 10일 화요일> 세순이 2015.03.10 264
4367 우간다 심장병 구도자 3명을 위한 Daum '희망해' 서명 요청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5.03.10 131
4366 <짐승의 표>와 반대되는 <하나님의 표>를 받으세요 예언 2015.03.10 88
4365 재림직전에 <특별부활>이 먼저 있는 이유 예언 2015.03.10 150
4364 강간당했다고 몰살해? - 짭조름(8) 3 아기자기 2015.03.10 207
4363 봄은 왔는데 대문 그림은 추운 겨울이네여 3 바다 2015.03.10 278
4362 억울한 아이 1 우스개 2015.03.11 191
4361 전 세계가 참여할 <최후의 투쟁> 예언 2015.03.11 65
4360 재림때 <예수님보다 먼저 하늘에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예언 2015.03.11 152
4359 신문을 통하여 알게 된 이야기들 <2015년 3월 11일 수요일> 세순이 2015.03.11 164
4358 미국 기독교계, "마음껏 차별할 수 있는 자유를 달라" 논란 기독교 2015.03.12 131
4357 시카고의 봄은 2 fallbaram 2015.03.12 278
4356 유창종 목사의 정 반대 분위기의 두 설교 file 최종오 2015.03.12 241
4355 한국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은 누구인가 ? 1 여론 2015.03.12 293
4354 남은교회란 무엇인가? 1 파수꾼 2015.03.12 204
4353 암을 이기자 자연인 2015.03.12 495
4352 핏줄 2 fallbaram. 2015.03.13 260
4351 예수님께서 재림하실 날짜와 시간이 선포됩니다 1 예언 2015.03.13 179
4350 안식일을 <가장 즐거운 날>로 만드는 방법 예언 2015.03.13 195
4349 제1부 38평화 (제19회) (3:30-4:30): 이것인가 저것인가 그것인가: 서만진 목사 명상집 4-1 / 제2부 평화의 연찬 (제157회) (4:30-6:00): 통일을 위한 길 II - 귀감이 되는 생애. 박문수(은퇴목사, 마라토너) file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5.03.13 197
4348 제 17회 미주 재림 연수회 새벽별 2015.03.13 103
4347 사드가 북핵 막는 '신의 방패' 인가 ? 배달원 2015.03.13 137
4346 예수님이 메시야인 것을 알고 <실망의 통곡>을 하는 사람들 1 예언 2015.03.13 143
4345 10분간 휴식 코믹 2015.03.13 77
4344 도를 닦는 듯한 씨뿌리기 전도 1 임용 2015.03.13 219
4343 An Abandoned Faith 2 아침이슬 2015.03.14 123
4342 정직한 양심을 갖고 있는 재림 성도들에게 드리는 질문 7 운혁 2015.03.14 240
4341 현대진리-살아계신 하나님의 인침(144000인) 파수꾼 2015.03.14 153
4340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 <2015년 3월 12일 목요일> 세순이 2015.03.14 190
4339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 <2015년 3월 13일 금요일> 세순이 2015.03.14 241
4338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 <2015년 3월 14일 토요일> 세순이 2015.03.14 215
4337 나는 광부에 딸로 태어났습니다. 8 야생화 2015.03.14 294
4336 하나님께서 <많은 사람이 재림교인이 되지않도록> 하시는 이유 5 예언 2015.03.15 158
4335 <육감적이며 저열한 쾌락>을 즐기며 지하실에 사는 교인 2 예언 2015.03.15 235
4334 나는 선, 너는 악, 박근혜의 선악 세계관 8 해람 2015.03.15 274
4333 Hayley Westenra - Pie Jesu (live) serendipity 2015.03.15 43
4332 박근혜 대통령, "양떼 돌보는 목자의 심정으로" 1 기도 2015.03.15 242
4331 민초님들 본전은 하고 가야 하지 않겠소? 4 fallbaram 2015.03.15 368
4330 “목사들은 전도나” “군인들은 국방을” 재림이 2015.03.15 247
4329 사드 '전략적 모호성' 이면에 中 협박 있었다 배달원 2015.03.15 101
4328 재림하신 예수님과 함께 하늘로 가는 신나는 우주여행 3 예언 2015.03.16 210
4327 난 민초 가 좋다 2 민초 사랑 2015.03.16 185
4326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충격적 실태…“완전 다른 사람이 된 딸, 엄마한테 아줌마라고 불러” 충격 신천지 2015.03.16 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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