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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아프면서 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은 아프면서 온다.
와서 마음 어린 사람들의 설렘으로,
그래 그것은 늘 그렇게 몸을 뜨겁게 하여 세상에 저토록 무수한
얇은 꽃 피워 고운 옷 입게 하지만 누가 그것을 누가 모를까보냐.
저도 모르게 가당찮은 영원을 꿈꾸면서부터인 것을....
아프면서도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하면서 온다.
여리디여린 그 마음, 그것은 두 조금 채 지나지 못할 여름의 발 앞
사나흘 첫 장마에 볼썽사납게 물러터지고,
그 대신 아무리 기약했어도 기약되지 않는 최소한의 영원을,
씨알 하나에 될 수 있는 한 단단하게 새길 마음 간직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