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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20 12:58

1000원 짜리 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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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민복 시인이 쓴 ‘눈물은 왜 짠가’는 가난했던 시절의 슬픈 회고담이다.

살기가 어려워 고향 이모 집으로 떠나는 홀어머니가 아들을 데리고 식당에 들어가 설렁탕을 시킨다.

어머니는 소금을 너무 많이 쳐 짜서 그러니 국물을 더 달라고 하고는 아들 투가리에 자꾸 부어준다.

주인은 그 ‘서툰 속임수’를 모르는 체하고 깍두기 한 접시를 더 가져다준다.

궁핍했던 시대의 시장통이나 역전 국밥집에서 늘 보았던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이다.

얻어먹는 사람들에게도 ‘눈칫밥’ 주지 않는 건 아주 오래된 미덕이다.

전남 구례 운조루 곳간채의 쌀뒤주에는 ‘타인능해(他人能解)’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누구라도 와서 쌀을 마음대로 퍼가라는 뜻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자존심 상하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다.

 인천에서 노숙인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민들레국수집’을 운영하는 서영남씨는 식당에 오는 이들을 ‘VIP’라고 부른다. “

하느님이 보낸 최고로 중요한 손님”이라는 것이다.

광주 대인시장에서 ‘1000원 백반’으로 어려운 이들에게 따뜻한 밥을 대접해온 김선자 할머니가 투병 끝에 그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김 할머니는 젊어서 사업 부도로 밥을 굶으면서도 자존심 때문에 쌀이 떨어졌다는 말을 못했단다.

 이웃의 도움으로 재기해 자녀들을 다 키운 뒤 어렵던 시절 마음의 빚을 갚으려고

 시장통에 자그마한 가게를 얻어 ‘해뜨는 식당’을 열었다. 끼니를 거르는 노점상 할머니나 홀로 사는 노인, 장애인들이 단골이었다.

그는 “1000원은 밥값이 아니라 떳떳하라고, 부끄럽지 말라고 내는 돈”이라고 했다.

이제 시장 상인들이 할머니의 뜻을 이어 식당을 계속 운영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생각만 해도 참 훈훈하고 배부른 밥상이다.

그런데 경남도지사는 거꾸로 학생들이 스스로 ‘가난한 아이’라는 걸 증명해야 공짜로 밥을 주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기어이 ‘얻어먹는 아이’들을 따로 줄 세워서 모욕감과 상처를 주고 싶은 모양이다.

그가 “학교는 밥 먹으러 가는 데가 아니라 공부하러 가는 곳”이라고 했다는데, ‘밥상머리 교육’도 모르는 것 같아 참 안타깝다.

가난한 사람을 귀하게 여길 때 세상이 따뜻해진다는 걸 해뜨는 식당 김선자 할머니에게 배웠으면 싶다


                                                    (경향 에세이- 김석종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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