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강아지가 죽으면......

by 아침이슬 posted Mar 21, 2015 Likes 0 Replies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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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3월 21일

안식일 아침

        3월에는 우리가족에 생일이 많이 있다, 몇일 후면 큰딸의 생일이 다가온다. 이세상에 태어나면서 처음으로 엄마라는 훈장을 달아준딸이다. 따사한 봄날이였던 안식일 아침에 배가 아파오기 시작하였다. 지금도 가끔 그병원을 지나다닐때, 딸이 태어난 병동쪽으로 시선이 가고 하루종일 진통한후 출산했던 안식일 저녁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날밤을 생각하면 늘 눈동자에 이슬이 맺힌다.

     딸은 어려서 부터 의사가 되기를 희망하였다. 초등학교 3학년까지는 수의사였고 4학년때 일반의사로 자진해서 바꾼후에 단한번도 흔들리지 않았었다. 그를 가까이 지켜본 엄마로써 딸에게 알맞는 직업선택이라고 믿었다. 우리집에 강아지가 몇년동안 있었다. 딸이 그 강아지를 무척이나 사랑하고 잘 데리고 놀았었다. 그런데 하루는 문득 나에게 묻는다. 이 강아지 죽으면 시체를 나에게 줄수 있어? 내가 직접 해부해서 왜 죽었는지 확인하고 십어서 그래, 라고. 딸이 6 -7 살 쯔음 되었을때 한말이다.

     나는 한시간 가르킬 준비를 최소 3시간 정도 한다, 아직 경험이 없어서 그럴것이다. 요즈음 공부도 마쳤고 아직 정식 직장은 없지만 1주일에 하루 대학에 나가서 3시간 발런티어로 가르킨다. 학생들하고 연결의식 될때 그들이 하나둘 배워나가는 모습을 볼때 얼마나 흥분되게 행복한지 모른다. 늘 다시 학교로 돌아가 그들을 만나고 싶다.

     어제, 320, 도서관에서 다음주일에 가르킬 준비작업을 한창하고 있는데 딸에게 전화가 왔다. 그날은 의대 4학년들에게 의미있는 날이였다. 졸업하고 어디에서 레지덴트 하게 될것인지 알게 되는 날이다. 딸이 최우선으로 선택한 곳으로 가게 되었다고 좋아하면서 들뜬 목소리로 소식을 전해왔다.    

     이제 곧 다가올 딸의 생일날을 생각하면서, 그가 초등학교다닐때의 기록중 하나를 올립니다. 즐감하시를 바랍니다.


Happy Sabbath Everyone!






사랑하는 딸 에게


      이번 겨울은 살갗을 찌르듯이 몹시 추운데 여름은 습기지고 무덥구나.  여름방학이라 엄마와 동생들하고 집에서 지내는 맛이 어떠하니?  즐겁고 유익하며 건전한 시간들을 같이 보내려고 몇 달 전부터 여러 곳에서 자료를 받아 계획해 놓았단다.  엄마는 너가 방학 중이라 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어 매우 기쁘다.     

     오늘 아빠가 시간을 내 온가족 같이  시내에 있는 박물관 구경 갔었는데 너무나 더웠어.  엄마는 너희들을 많이 사랑하는데 조금 쉽게 피곤해하여 미안할 때가 있구나.  더욱 적극적으로 운동하고 건강음식 섭취하도록 할게.  박물관에 갔다 오니까 엄마는 벌써 몸이 노곤해지고 활동하기가 힘들어졌어.  그래도 힘을 내어 너희들 모두 피아노 연습, 공부 시키고 저녁 준비했단다.

     너는 피아노도 열심히 연습하고 방 청소도 깔끔히 잘 했어.  또 엄마에게 활짝 웃으면서 다가 와서 어떤 도움이 필요하냐고 물었을 때 얼마나 고맙고 예뻤는지 몰라.  엄마가 빨래하려고 준비하는 것을 보고 빨래 바구니를 들고 지하실에 내려가 빨래해서 접어 치우는 것까지 말끔하게 해주었지. 

     여섯 식구가 식사하고 나면 설거지 할 것이 산더미 같은데도 식사 후 금방 일어나 설거지 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엄마는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재확인 했단다.  그렇게 더운 날씨에 어린 네가 더 피곤한 텐데 엄마를 위해 예쁜 두 손으로 베푼 사랑은 내 가슴속 깊은 곳을 움직이는 구나.

     네가 어렸을 때 일들이 기억난다.  네가 네 살, 엄마가 동생 셋째를 임신 하고 있을 때였지.  엄마는 너와 두 살 된 아기 동생을  돌보면서 무척 많이 아팠어.  어느 하루 너무 아파서 침대에 누워 일어나지도 못하면서 빨리 일어나 너희들을 돌봐 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단다.

     그런데 몸이 너무 불편하여 너희들이 응접실에서 노는 소리 들으며 잠이 들었단다.  문득 깨어나 보니 너와 동생 둘이서 점심 차려 먹고 있던 모습에 얼마나 놀랐던지!! 네 살 된 네가 의자를 끌고 가서 밥통에서 밥을 푸고 냉장고 속에서 반찬을 꺼내 동생을 먹이면서 같이 먹고 있었단다.  엄마를 깨우지도 않고 말이야.

     어느 날 집안일 하면서 피곤하다고 투덜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조그마한 손이 엄마 목을 마사지하기에 돌아보니 바로 너였단다. 엄마는 너를 꼭껴안고 투덜거린 데 대해 미안했고 또 피곤함도 잊을 수가 있었지.  그때 고마웠던 생각 아직 조금도 잊지 않았단다.

     어린이 성경학교에서 과자를 주면 꼭 남겨 와서 엄마 먹으라고 주던 예쁜 마음과 손... 이렇게 곱고 여린 마음씨를 가진 내 귀한 딸에게 참기 힘든 어떤 일 때문에 잘못 폭발한 적은 없었는지, 네가 어떤 고민할 때 무관심이나 지나친 비난으로 네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 일은 없었는지, 한창 희망에 부풀어 마음을 펴고 성장해야하는데 내 욕심, 자존심 때문에 너를 비판적으로 대해 마음에 상처 준일은 없는지....

     사랑하는 딸아 엄마는 이 모두에 결백하지 못하다는 대답을 할 수밖에 없구나.  죄책감에 흐르는 눈물 막을 길이 없구나. 그러나 용기를 내 너에게 미안함을 전한다.  그리로 이제부터는 새로운 각오로 더 좋은 엄마가 되도록 노력할것이다.

      엄마는 너를 내 목숨 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  너를 위해서라면 내 생명까지 바칠 수 있다.  네가 장성해서 성공하여 떳떳하게 살아갈 때 엄마는 더욱 기쁘고 자랑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혹 네가 어떤 이유로 떳떳하지 못한 삶을 살아야만 하더라도 엄마는 너를 변함없이 사랑하고 너와 가까운 곳에서 친근하게 있어줄 것을 약속한다.

     내 두 손으로 네 눈물을 닦아주고 모든 말을 귀담아 들어주고 사랑에 말로 네 상처를 어루어 만져 줄 것이다.  평생을 엄마가 너를 정말로 사랑하고 귀한 딸로 여겼음을 마음속 깊이 알기를 간절히 원한다.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가장 크고 값진 선물이었고 오늘까지 너와 같이 살 수 있었던 모든 날들이 너무나 행복하고 즐거웠어.  바로 10분 전에 갓 난 아기였던 너를 안고 신비스럽고 마냥 귀여워서 어쩔 줄 몰랐던 것 같은데 어느 세 믿음직하게 엄마를 돕는 너를 보면서 가장 큰 감사와 찬양을 하나님께 드린다.


 엄마는 너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그리고 많이많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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