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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문집 153>

 

나는

사탄이

한때는 존경받는 행복한 천사였음을 보았다.

 

그리고 사탄의 현재모습도 보았다.

 

사탄은 아직도

위엄 있는 모습을 지니고 있다.

 

 

사탄은 

타락했긴 했으나 

‘천사’였기 때문에

아직도 고상한 용모를 하고 있다.

 

그러나 사탄의 얼굴 표정은

근심과 걱정, 불행, 사악함, 증오, 재난, 기만 등

온갖 죄악으로 가득 차 있다.

 

 

나는

한때 고상했던 사탄의 이마를

특히 주의하여 보았다.

 

사탄의 이마는

눈에서부터 움푹 들어가 있었다.

 

나는

사탄이 너무 오랫동안 악한 일에만 종사하여 왔기 때문에

모든 좋은 요소는 다 사라지고

갖가지 악한 계략이 계발된 것을 보았다.

 

 

사탄의 두 눈은

간교하고 날카로웠으며

뚫어보는 듯이 번득이었다.

 

사탄의 형체는 컸으나

과 얼굴의 겉모양은

쭈굴쭈굴하게 힘없이 붙어 있는 모양이었다.

 

 

내가 사탄을 본 것은

사탄이 왼손으로 턱을 괴고 있을 때였다.

 

사탄은 

깊은 생각에 잠겨있는 것처럼 보였다.

 

 

사탄이 얼굴에 미소를 띄었을 때

나는 떨었다.

 

그 이유는 

사탄의 미소가

악마적인 간교함사악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미소는

사탄이 그의 먹이를 꾀이기 바로 직전에 짓는 것인데

그가 먹이를 완전히 손아귀에 넣었을 때의 미소는 훨씬 더 무시무시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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