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포영감님

by fallbaram posted Mar 31, 2015 Likes 0 Replie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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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막 봄기운이 시작하는 시카고의 새벽에 눈을 뜨고

민초의 커텐을 열어젖히니 바로 거기

한번쯤 불러보고 싶었던 반가운

'이름이 있었읍니다

그 이름 아래로 노오란 봄의 생명같은 색갈이 피아노 건반위에서

월광곡처럼 쏟아지고

도무지 그나이 노인네의 손가락으로 찍어낸 색갈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색갈과 음율이 흐드러지게 흐르는데

바로 그위에 또 하나의 커텐이 벗겨지면서

갑자기 암울했던 겨울이야기가 들렸습니다


어둠이 내리는 밤마다

산을 오르며 걷는 길마다

수면제 알약으로 지새던 순간들의 아픈 이야기는

아직도 잠이 덜깬 내 의식의 새벽을 흔들어

그만큼 아팠던 나의 기억속의 고통 한조각 데불고

와서 함께 딩굴자고 합니다


말할 수 없이 죄송합니다

말할 수 없이 미안합니다

말할 수 없이 걱정 스럽습니다

말할 수 없이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말할 수 없이 반갑습니다


내속의 온갖 기원들의 기운을 모아

캘리포니아의 산불처럼

아직도 타고있는듯한

영감님의 불면의 불길속으로

돌진하고 싶어집니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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