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막 봄기운이 시작하는 시카고의 새벽에 눈을 뜨고
민초의 커텐을 열어젖히니 바로 거기
한번쯤 불러보고 싶었던 반가운
'이름이 있었읍니다
그 이름 아래로 노오란 봄의 생명같은 색갈이 피아노 건반위에서
월광곡처럼 쏟아지고
도무지 그나이 노인네의 손가락으로 찍어낸 색갈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색갈과 음율이 흐드러지게 흐르는데
바로 그위에 또 하나의 커텐이 벗겨지면서
갑자기 암울했던 겨울이야기가 들렸습니다
어둠이 내리는 밤마다
산을 오르며 걷는 길마다
수면제 알약으로 지새던 순간들의 아픈 이야기는
아직도 잠이 덜깬 내 의식의 새벽을 흔들어
그만큼 아팠던 나의 기억속의 고통 한조각 데불고
와서 함께 딩굴자고 합니다
말할 수 없이 죄송합니다
말할 수 없이 미안합니다
말할 수 없이 걱정 스럽습니다
말할 수 없이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말할 수 없이 반갑습니다
내속의 온갖 기원들의 기운을 모아
캘리포니아의 산불처럼
아직도 타고있는듯한
영감님의 불면의 불길속으로
돌진하고 싶어집니다
아!